[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방송에 출연하는 것이 때로는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 놓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악수가 되기도 한다.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미명 아래 연예인의 일상으로 깊숙이 파고 들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파고드는 과정에서 연예인뿐 만 아니라 그를 둘러싸고 있는 가족, 혹은 매니저 등이 함께 프로그램에 노출된다는 점이다.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는 연예인의 엄마를 패널로 내세웠고,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은 연예인의 매니저에 초점을 맞췄다. tvN 예능 프로그램 ‘아모르 파티’는 연예인들의 어머니를 관찰하고 그들의 자녀들이 패널이 되어 이야기를 나눈다. 스타의 자녀들이 출연하는 방송은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고 다양하다.

시작은 새로움을 찾으려는 예능 PD의 치열한 고뇌였을 터. 기존의 예능과는 다른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을 고민하던 중 탄생해 시청자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게 되고 하나의 장르처럼 자리 잡게 됐다. 허나, 관심이 집중되면서 상업적인 욕심이 더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좋은 캐릭터 한 명만 잘 잡으면 프로그램의 인기는 올라가고 해당 연예인은 가족, 혹은 매니저를 통해서 인지도가 올라가니 서로 윈윈이다. 더구나 연예인의 가족 혹은 매니저의 인지도가 올라가면 어김없이 광고에 함께 등장한다.

문제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MC나 패널 역시도 이에 무감각하다는 점이다. 출연한 이들의 인기가 올라갔다는 척도를 광고 계약을 한 것 혹은 몇 편의 광고 계약을 했다는 식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 번 주목 받은 이들은 더 이상 일반인이 아닌 일반인과 연예인 사이 애매한 경계에 서있게 된다. 그러나 주목을 받는다고 해서 영원히 왕좌에 앉아 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대중이 느낀 신선함이 익숙함으로 변하는 순간 또 다른 누군가가 새로이 왕좌에 앉게 된다.

연예인의 가족, 매니저, 혹은 주변 지인을 끌어들이는 예능 프로그램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연예인과 다르게 방송을 탄 일반인이 받게 될 여파가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면 주목을 받은 인물이 원하는, 원치 않든 현재뿐 아니라 과거의 행적까지 낱낱이 공개가 된다. 다시 말해 평화로운 일상이 산산조각 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너무 많은 예능 프로그램이, 연예인의 주변 인물들이 방송에 출연해 인기를 끌어주기를 부추기고 있다. 중요한 점은 예능 프로그램이 부추겼다고 한들 그 뒤에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일말의 책임을 져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중의 관심이라는 왕좌에 내려온 이들의 이후는 누가 책임을 지는 걸까.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공식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