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이한 감독이 장애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으로 관객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영화 ‘증인’(감독 이한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언론 시사회가 21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렸다. 언론 시사회 이후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는 이한 감독을 비롯한 배우 정우성, 김향기가 참석했다.

‘증인’은 유력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변호사 순호(정우성)가 사건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김향기)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따뜻한 시선과 섬세한 연출로 풀어낸 이한 감독의 신작이다.

이한 감독은 이번 작품에 대해 “시나리오를 보게 되고 주제나 캐릭터에 굉장히 마음이 움직였다. 상업적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현 세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시나리오가 담은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하면서 이 영화를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우성은 그간 강인한 카리스마 이미지를 벗고 인간적인 캐릭터이자 살인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변호사 순호 역으로 섬세하고 흡입력 있는 연기를 펼쳤다. 이전 작품에서 보여준 카리스마 연기와 다른 모습을 보여준 정우성은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지우와 순호, 아버지와 순호가 나누는 감정이 너무 따뜻했다”고 말했다.

이어 “치유를 받는 느낌이었다. 몇 년 간 활동한 작품의 캐릭터와는 상반된 인간 내면 안에서 돌볼 수 있는 시나리오라서 그런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며 “시나리오를 보고 바로 촬영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고스란히 순호의 감정을 느끼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고 했다.

김향기는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 지우 역을 맡아 눈빛과 손짓 하나 놓치지 않는 세밀한 연기로 몰입감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자폐 연기에 대해서 김향기는 “지우와 같은 친구나 부모님, 지인이 영화를 보고는 안 좋은 감정이 들 때 서로에게 상처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부담이 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처음에는 어떻게 표현할지 생각이 많았는데 그럴수록 상황마다 표현을 더 잘하고 순간 감정에 충실해서 그런 상황에 있어서 행동, 표정, 말들을 잘 표현하면 그게 맞은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고 촬영 중 가졌던 부담감에 대해 털어놨다.

이한 감독은 ‘증인’을 통해서 사회적인 문제를 관객들에게 직, 간접적으로 던졌다. 영화 속에서 생리대 문제, 노인 문제 등이 등장해 이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다. 이한 감독은 “사회적인 문제 같은 경우 사회적인 문제를 무시하고 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되려 이한 감독은 “주제에 맞는 이슈를 가져오는 과정에서 더 많았던 사회적 문제를 시나리오 단계에서 덜어냈다”며 자칫 정치적인 영화로 보여질 것을 경계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한 감독은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에 이어 ‘증인’에 이르기까지 청소년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에 대해 이한 감독은 “어린 친구들이 영화를 많이 봤으면 하는 생각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영화를 만들면서 12, 13살 친구들이 이해를 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물어본다”며 “그 친구들이 볼 수 있는 영화가 그리 많지 않다. 내가 그 시기에 영화를 보면서 영향을 받은 것 같아서 자연스럽게 나이가 어린 친구들이 주인공이 되는 것 아닌지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증인’은 오는 2월 13일 개봉한다.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