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그룹 핫샷 멤버 노태현(27)은 그 어떤 데뷔 6년차 아이돌보다 신중했다.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고민 끝 뱉어냈고, 그 말 안에는 겸손과 자신감이 동시에 담겨져 있었다. 크고 작은 일들을 겪으며 단단해 진 덕이었다.

노태현은 지난 2014년 그룹 핫샷 멤버로 데뷔했다. 열여섯 살 때부터 춤을 추기 시작, 그룹 빅뱅의 댄서 등을 거쳐 아이돌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활동 자체는 말 그대로 굴곡졌다. 4년차에 접어들기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고, 결국 다시 연습생 신분이 돼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해야 했다.

이 오디션 프로그램이 그의 연예 인생을 바꿔 놨다. 지난 2017년 멤버 하성운과 함께 출연한 엠넷 ‘프로듀스101 시즌2’에서 노태현은 10년 가까이 춰 온 크럼프라는 장르의 댄스로 눈도장을 찍었다. 최종 25위로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며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으로의 데뷔에는 실패했지만, 이후 결성된 또 다른 프로젝트 그룹 제이비제이(JBJ)의 멤버로 합류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활동하는 5년 동안 굉장히 데뷔를 많이 했다”라고 운을 뗀 그는 “아직도 방송국이 낯설다”라며 웃어 보였다. 이어 그는 “핫샷으로 꾸준히 해서 5년차가 됐다면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조금 나태해 졌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늘 신인의 마음으로 임하다 보니 긴장감을 갖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그는 또 한 번 신인이 돼 방송국을 찾게 됐다. 지난달 24일 첫 솔로 앨범 ‘벌쓰데이’(biRTHday)를 발매, 타이틀곡 ‘아이 워너 노우’(I Wanna Know)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강렬한 이미지의 핫샷, 크럼프를 추던 모습의 연장선에 있던 JBJ와는 전혀 다른 색깔을 담아낸 앨범이다.

재킷부터 부드러워졌다. 분홍색 테두리에 파스텔톤 정장을 입은 그는 상큼, 발랄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귀여운 악동’ 같은 느낌을 풍긴다.

“핫샷 같은 경우는 성숙미를 보여드리는 그룹이었고, JBJ는 퍼포먼스를 많이 보여드리는 팀이라 ‘아이 워너 노우’ 같은 흥이 나는 무대는 못 보여드린 것 같아서 준비를 했다. 혼자 하는 거다 보니 내가 신나야 보시는 분들도 신나지 않을까란 생각에 신나게 무대를 즐기려고 노력 중이다.”



지난해 12월, 핫샷 활동을 마친 직후부터 솔로 앨범을 준비하기 시작한 그는 2개월여 만에 미니앨범을 만들어 냈다. 심지어 전곡의 작사에 참여했고, 안무를 만드는 데에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넣었다. 그는 “일이 잘 풀리다 보니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 같다. 혼자 하다 보니 나만 잘하면 되지 않나. 또 잘 해서 빨리 완성이 된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자신감을 담아 만든 앨범이니만큼, 무대 위 표정부터 다양해졌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물론 이는 노력을 통해 만들어 낸 반응들이다. 그는 “아무래도 귀여운 콘셉트이다 보니 내가 평소에 보여드렸던 무거운 표정과는 반대의, 액팅한 표정들을 보여드리려고 연습했다. 팬들이 좋아해주셔서 기쁘다. 딱히 거울을 보며 연습하지는 않지만, 드라이 리허설이나 카메라 리허설을 하며 감독님들이 잡아주시는 카메라를 보고 많이 연습했다”고 털어놨다.

이와 함께 무대에 함께 오르는 댄서팀에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데뷔하고부터 계속 해왔던 팀 분들이다. 좋아하는 동료들을 모았다. 댄서로 활동할 때 춤을 춰왔던 분들과 무대를 꾸미게 돼 남다른 것 같고 뜻깊은 것 같다. 그래서 멤버들이 없음에도 무대를 채울 수 있는 것 같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JBJ에 이어 솔로 활동을 시작한 노태현, 이달 말 솔로 활동을 앞둔 워너원 출신 하성운 외에도 핫샷 멤버들은 개별 활동을 통해 인지도를 쌓았다. 김티모테오와 고호정은 KBS2 ‘더 유닛’에 출연 마지막까지 조명 받았고, 고호정은 프로젝트 그룹 유앤비의 멤버로 뽑혀 활동 중이다. 자연스레 핫샷의 존재감도 달라졌다.

노태현 역시 핫샷이라는 그룹에 많은 애정을 드러냈다. 아직 “핫샷의 활동 계획이 구체적으로 잡히지 않았다”라며 말을 아끼면서도 “확실한 건 이번 년도는 최대한 팬들이 원하시는 바를 충족시키려고 노력할 예정”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세 번의 데뷔 끝 데뷔 6년차를 맞이하게 된 그는 앞으로의 연예 활동을 조금 더 다양한 그림으로 채워가고 싶다고 했다. “나의 새로운 모습을 누군가가 알아봐 줄 때, 성취감을 느낀다”라고 털어놓은 그는 “2019년이 되면서 새롭게 다짐한 것은 뭐든, 어떤 것이든 도전을 해보자는 것이었다. 주어진 기회를 가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회에는 음악활동 외 연기, 예능 활동 등이 포함됐다. 그는 “일단은 가수로서,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을 팬들이 원하시기 때문 계속 보여드릴 예정이다. 그러나 팬들이 어느 정도로 만족을 느낄 때, 연기나 뮤지컬 등 여러 방면으로 도전하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했다.



더 먼 미래에는 기획자로서의 역량을 펼치고 싶다는 욕심을 갖고 있었다. 그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도전하고 싶은 분야다. 핫샷이라는 팀 자체가, 회사에서 워낙 우리 의견을 많이 들어주시고 앨범에도 하나하나 참여를 하는 팀이다. 그러다 보니 기획 자체를 우리가 담당하는 모양새다. 그래서 핫샷도 그렇고,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다른 팀도 한 번 기획을 해보고 싶다”고 털어놨다.

“기획사 사장이 되면 어떨까”라는 미래를 그려본 그는 “힘들겠지만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노태현엔터테인먼트를 차려 기획을 해보고 싶다. 걸그룹은 힘들 것 같고 보이그룹을 만들어 보고 싶다. 내가 다 하고 나서, 더 이상 직접 현장을 뛸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때 새롭게 꿈을 꿀 수 있는 분들을 발굴해서 내가 현장에서 느끼고 배운 것들을 전수해 주고 싶다”고 했다. 또 “노센세라는 별명에 걸맞게 내가 얻은 지식들을 전하고 싶다”라며 웃어 보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안성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