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임희정 전 MBC 아나운서의 고백이 대중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임희정 아나운서는 지난 1일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 브런치를 통해 '저는 막노동하는 아버지를 둔 아나운서 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임희정 아나운서는 글을 통해 "자신을 "개천에서 난 용"이라고 소개했다. 1948년생 아버지는 집안 형편 때문에 국민학교도 채 다니지 못하고 소위 '막노동'을 하는 노동자이며, 1952년생 어머니는 국민학교를 겨우 졸업한 8남매의 장녀로 50년 넘게 가사생활을 하고 있지만 1984년생인 자신은 "대학원 공부까지 한 10년 차 아나운서이자 방송도 하고 글도 쓰고 강의도 하고 아나운서 준비생들을 가르치기도 하며 자신의 능력치만큼 일도 하고 돈도 벌며 잘 살고 있다"고 소개했다.

임희정 아나운서는 '개천에서 난'이라는 대목에 방점을 찍으며 자신의 부모님 이야기를 이어갔다. 아나운서라는 번듯한 직업만 보고 자신을 번듯한 집안에서 부모의 지원을 잘 받아 성장한 아이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편견에서 살아왔다고 밝혔다. "'건설 쪽 일을 하신다'는 설명에 아버지가 건설사 대표나 중책을 맡은 인물로 둔갑하는 등 부모를 물어오는 질문 앞에서 거짓과 참 어느 것도 대답할 수 없었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임희정 아나운서는 "20대 아나운서 준비생 시절에는 내가 형편에 맞지 않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닐까 불안해했다. 꿈에는 형편이 없고 내 아버지가 틀린 것이 결코 아닌데 스스로 잘못된 채점을 하고 있었다"고 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으며, 매일 새벽같이 일을 나가는 부모 아래서 체득한 성실함과 노력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며 부모를 향한 존경을 드러냈다. "여유가 없던 부모의 인생에 나는 목숨을 걸고 생을 바쳐 키워낸 딸이었다"며 부모를 향한 사랑을 전하기도 했다.

세상 모든 이들의 부모가 존중받기를 원한다는 임희정 아나운서의 자전적인 글은 대중의 심금을 울리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도 각박한 세상 속 올곧은 가치관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는 정직한 이들을 응원하는 글이기에 공감 섞인 반향이 이어지고 있다.

임희정 아나운서는 광주 MBC, 제주 MBC에서 아나운서로 근무했고, 현재는 프리랜서로 경인방송 IFM '임희정의 고백 라디오'를 진행하고 있다. 프리랜서 방송인이자 작가,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2017년부터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부모의 생을 담은 글을 써왔다. 1년 반 동안 꾸준히 기록해 온 글이 뒤늦게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임희정 아나운서의 치열했던 삶의 기록이 대중들을 위로하고 사회 전반에 반향을 일으키는 이유는 글자 안에 눌러 담긴 보편적인 가치들 덕일 터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임희정 아나운서 프로필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