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신과의 약속' 막장 설정도 납득시킨 탄탄한 스토리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16일 밤 MBC 주말드라마 '신과의 약속'(극본 홍영희·연출 윤재문) 마지막 회가 방송됐다.

'신과의 약속'은 죽어가는 자식을 살리기 위해 세상의 윤리와 도덕을 뛰어넘는 선택을 한 두 쌍의 부부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이날 방송에서는 그간의 악연을 청산하고 각자의 행복을 찾아 나선 서지영(한채영), 우나경(오윤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서지영과 우나경은 준서(남기원) 친권을 가져오기 위해 법정 다툼을 벌였다. 우나경은 김재욱(배수빈) 서지영이 불륜 관계라 주장했고, 서지영은 현우(왕석현)를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준서를 우나경에게 넘겨줘야 했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의 법정 다툼은 첨예하게 벌어졌다. 김재욱은 서지영의 편을 들어 우나경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 아이를 돌려보내라고 서지영을 설득하기도 했다.

한편 현우는 준서에게 골수를 이식받은 부작용으로 시력을 잃었다. 건강을 회복해 무사히 퇴원하기는 했지만, 자신 때문에 동생 준서가 또 한 번 괴로워해야 한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꼈다. 준서는 할머니 이필암(강부자)에게 친어머니에 대한 진실을 들었다. 준서는 충격을 받아 집을 나섰고, 우나경을 찾으러 가던 도중 길을 잃었다. 경찰서로 준서를 찾으러 온 우나경은 아이를 안고 눈물 흘렸다.

이후 서지영은 고소를 취하했다. 준서를 키워준 우나경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아이를 포기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욱은 우나경에게 자신의 죄책감 때문에 그의 사랑을 받아주지 못했던 것을 사죄했다. 두 사람은 이혼했고, 우나경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시도했지만 어머니의 부름에 다시 한번 삶을 선택했다. 준서는 김재욱의 밑에서 자라며 서지영 가족과 왕래를 계속했다. 현우는 부작용을 이겨내고 시력을 되찾았다. 우나경은 변호사 일도 그만두고 카페를 운영하며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신과의 약속'은 방송 초반 불륜, 이혼, 시한부 등 파격적인 소재로 상식 밖의 전개를 펼친 문제작이었다. 아이를 잃을 위기에 처해 전 남편과 둘째 아이를 가지겠다는 여인,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전 남편의 아이를 받아 기르겠다는 여인의 대결은 '막장 드라마'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오로지 아이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세간의 윤리, 도덕적 잣대를 무시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설득력 있게 그려지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두 아이를 향한 한채영의 절절한 모성애 연기가 안방극장을 울렸고, 피도 눈물도 없던 악녀 오윤아는 아이를 키우며 모성애를 느끼고 변화하는 모습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몰입감을 더했다. 특히 왕석현은 스스로를 시한부 인생이라고 여기며 자신을 위해 희생한 부모와 동생에게 죄책감을 가지고 살던 소년 현우를 섬세한 연기력으로 빚어냈다.

그 결과 시청자들의 마음도 움직였다. '신과의 약속'의 시청률은 11.8%(이하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 기준)로 시작해 매회 상승을 거듭했고, 동시간대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으며 18.4%로 종영했다.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던 MBC 드라마로서는 단비 같은 성적이다.

'신과의 약속' 후속작은 지현우 박한별 류수영 왕빛나 주연의 '슬플 때 사랑한다'(극본 송정림·연출 최이섭)다. 흔하나 진짜 사랑은 힘든 시대에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남녀의 이야기를 담은 멜로드라마로 23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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