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컨템포러리 밴드’를 외치며 유행을 선도했던 소년이 어느덧 남자가 됐다. 그룹 샤이니의 막내 태민(27) 이야기다.

지난 2008년 데뷔, 올해 데뷔 11주년을 맞은 샤이니는 컨템포러리 밴드를 표방하며 동시대 에 유행하는 음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왔다. 이에 트렌드를 앞서가는 팀으로 인정받았다.

‘누난 너무 예뻐’부터 ‘산소 같은 너’ ‘줄리엣’ ‘링딩동’ ‘루시퍼’ ‘셜록’ ‘드림걸’ ‘뷰’ ‘원 오브 원’ 등의 활동곡은 모두 실험적이면서도 완성도 있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데뷔곡 ‘누난 너무 예뻐’는 세련된 멜로디, 직설적인 가사, 화려한 퍼포먼스로 말 그대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스키니진과 발목을 덮는 운동화로 10대들의 패션까지 장악했다.

그 중심에는 열여섯에 데뷔한 팀의 막내 태민이 있었다. 중학교 재학 중 데뷔한 그는 예쁜 남자이자 사랑스러운 동생의 이미지로 ‘누나팬’들을 사로잡았다. 이 이미지는 약 10년 가까이 유지됐다.

이런 태민이 달라졌다. 솔로 활동에 있어서만큼은, ‘마성의 남자’ ‘더 원하게 되는 남자’를 꿈꾸기 시작했다. “어릴 때의 이미지는 나이가 들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없어지는 레파토리”라고 털어놓은 그는 “젊은 여성층을 타깃으로 삼아 매료시키고 싶단 생각”이라며 웃어 보였다.

지난 11일 발매된 두 번째 미니앨범 ‘원트’는 그의 의도가 제대로 담긴 앨범이다. 앨범명과 같은 타이틀곡 ‘원트’는 리드미컬한 베이스 라인과 킥 사운드가 어우러진 스페이스 디스코 장르 기반의 업템포 댄스곡으로 관능과 순수가 공존하는 남자의 치명적인 매력에 빠진 상대를 향한 유혹의 메시지를 담아냈다.



“6개월 동안 앨범을 준비했다”라고 밝힌 그는 이 앨범을 지난 2017월 낸 정규 2집 ‘무브’의 연장선에 있는 앨범으로 봤다. 그는 “연장에 있지만 ‘무브’의 단점을 보완했단 생각”이라며 “‘무브’의 단점이 정적이고 폭발력 떨어지는 퍼포먼스이다 보니, 그런 부분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봤을 때는 간지러움을 해소해주지 못하는 느낌인데 이번 곡은 퍼포먼스의 기승전결이 뚜렷한 것 같다”라고 자신했다.

그의 말처럼 그냥 추는 것 같으면서도 태민만의 느낌이 담긴 안무와 보는 이를 끌어당기는 눈빛, 표정 등이 이 곡의 무대를 감상하는 포인트다. 남자 솔로 가수로서 가장 완성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고 꼽히는 그의 장점을 제대로 살렸다.



중성적인 면과 퍼포먼스 소화력을 자신의 ‘아이덴티티’라고 밝힌 그는 “평범한 군무가 아닌, 나름대로의 음악적 느낌을 몸으로 표현하려 했다”고 했다. 또 “남들이 하지 않았던 것을 하고 싶다. 내가 한 것을 누군가가 먼저 했을 수도 있지만, 요즘 유행보다는 조금 틀어서 남들이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남들에게 보여지는 것들을 하고 싶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비주얼적으로는 블랙, 레드 등 강렬한 색상의 의상과 왼손에만 낀 장갑 등으로 포인트를 줬다. 모자나, 장갑, 슈트만 봐도 연상되는 마이클잭슨을 떠올리게 하는 장치다. 태민은 이에 동의하며 “‘괴도’ 때 허벅지 벨트가 시그니처였고, ‘무브’ 때는 민소매가 같은 역할을 했다면 조금 뚜렷하게 보여드리고 싶단 생각에 장갑을 끼고 무대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음악 스타일, 스타일링, 안무 모두 샤이니 보단 ‘태민만의 색깔’을 강조했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는 “그룹 활동을 할 때는 멤버들과 함께 시너지를 폭발시키는 게 결과물이 좋게 나오다 보니, 나나 다른 멤버들에 치우쳐지기 보다는 멤버들에 맞춰 정리를 했다. 컬러풀하고 시원하고, 청량감 있는 게 샤이니 음악의 색깔이라면 내 음악은 일차원적인 밝은 겉모습보단 내면에 있는 태민의, 남들에게 보여지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목표는 명확했다. 그는 “이번까지의 목표는 확실하게, 나만 할 수 있는 무브먼트로 태민이 소화했을 때 가장 어울리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싶다는 목표를 세웠다”라고 했다.

“반재미로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요즘 아이돌 친구들 너무 잘하는 친구들이 많다. 나는 점점 구세대 아이돌로 시대가 넘어가고 있다”라며 웃어 보인 그는 “지금 나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도 좋지만, 이제는 아이덴티티를 구축해 나라는 사람의 콘텐츠를 보여줘야 하지 않느냐란 생각에 이렇게 하는 것 같다. 태민을 보여주자. 트렌디한 모습 보다는 나다운 모습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어릴 때는 단순히 1등, 대상 이런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애정이 생기다 보니 달라졌다. 음악을 계속 하다 보면 시기가 잘 맞아 1등도 하고 대상도 받을 수 있을 거다. (그것 보다는) 사람들이 봤을 때 태민스럽다는 이야기를 해줄 때 기분이 좋다. 그런 걸 만들어야겠단 생각이다. 잘하는 가수가 많지만 비슷해 보이는 느낌도 없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더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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