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유행이 되고 있는 방탈출 게임. 호기롭게 응한 방탈출 게임이 생사를 걸어야 하는 위험한 공간으로 바뀐다면? 영화 ‘이스케이프룸’의 시작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이스케이프룸’(감독 애덤 로비텔 배급 소니픽쳐스)은 거액의 상금이 걸린 게임에 초대된 6명 앞에 오감 공포를 자극하는 6개의 방으로 된 출구 없는 방탈출 게임이 펼쳐지고 그 곳에서 살아남기 위한 사투를 그린 영화다.

영화는 첫 시작부터 강렬하다. 한 남자가 다리를 절며 방에서 탈출하기 위해서 힌트를 찾는다. 서서히 남자를 압박해오는 벽이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빠른 시간 안에 문제를 풀어낸 남자는 문이 열리지 않자 절규를 하고 성큼성큼 다가온 벽이 어느 순간 남자의 목숨을 위협한다.

영화의 도입부터 궁금증을 안긴 영화는 관객이 영화 초반 느꼈을 긴장감을 잠시 풀어준다. 이도 잠시 6명의 남녀가 ‘미노스’의 초청장을 받아 한 방에 모두 모이고 본격적인 죽음의 방탈출 게임이 시작되면서 다시금 관객을 조여오기 시작한다.

영화는 오븐룸, 아이스룸, 업사이드다운룸, 포이즌룸, 일루전룸, 크러쉬룸 등 각기 다른 6개의 테마를 가진 탈출방에 관객을 밀어 넣는다. ‘이스케이프룸’은 ‘큐브’와 ‘쏘우’가 가진 잔혹함을 조금은 정제한 느낌을 받게 한다.

영화는 ‘쏘우’나 ‘큐브’가 기괴한 덫이 만들어내는 잔혹한 장면를 주로 보여준 것보다는 방탈출이라는 궁극의 목적에 집중을 한다. 미궁을 탈출하려는 이들의 위기를 통해 긴장감을 조성한다. 탈출이라는 목표에 집중하다 보니 각각의 인물이 가진 트라우마와 트랩의 연결성이 다소 떨어진다.

‘쏘우’의 경우 등장인물의 과오를 다시 시험하는 트랩이 세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면, ‘이스케이프룸’은 각 인물이 가진 트라우마와 트랩의 연관성이 깊지 않다. 이에 인물들의 트라우마가 이야기를 끌고 가기 보다는 단순히 소모품으로 사용된다.

마치 시리즈를 예고하는 듯 영화 말미에 너무 많은 설명을 한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다행스럽게도 속편 제작이 확정된 만큼 영화 말미의 설명이 속편을 조금은 기대하게 한다. 만약 이를 알지 못한 채 봤다면 영화가 끝나는 마당에 또다시 던져진 떡밥에 관객이 어리둥절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이스케이프룸’은 100분이라는 시간 동안 미노스가 만들어 놓은 미궁에 관객을 밀어 넣어 놓고는 이를 탈출한 관객들에게 또 다른 미궁을 예고한 셈이다.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영화 ‘이스케이프룸’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