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故 장자연 사건의 유일한 증언자로 나선 배우 윤지오가 ‘뉴스룸’에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11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는 윤지오가 스튜디오에 출연했다. 윤지오는 먼저 전직 언론인 강제 추행 재판 당시를 떠올리며 “당혹스러웠던 것부터 말씀드리자면 오른손으로 먼저 만졌는지, 왼손 먼저 추행이 있었는지 어느 부위를 먼저 만졌는지 변호사로부터 질문이 있었다. 저로서는 어려웠던 부분이었다. 추행이 허벅지를 언급하는데 허벅지 어느 부분이냐고 했고 저는 화가 나서 허벅지의 의미를 모르냐고 물어봤다. 피고인 변호인 측이 소리를 내며 웃으셨다. 황당해서 도대체 뭐가 웃기냐고 여쭤봤다”며 “이게 처음이 아니라 10년 전 피고인 대질 심문을 할 때도 웃으셨던 바가 있다. 솔직히 ‘그 피고인에 그 변호사’라는 생각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손석희 앵커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수사는 비슷한 분위기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윤지오는 “달라진 점은 있다. 하지만 조사 자체가 가장 중요한데 2009년에서 정체돼 있는 것 같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언론과 인터뷰를 하며 정확한 조사를 촉구하는 것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JTBC와의 전화 인터뷰 후 이상한 일들이 생겨 신변에 위협을 느꼈다는 이야기도 털어놨다. 윤지오는 “몸이 안 좋아 혼자 머리를 못 감아서 단발로 잘랐다. 교통사고가 크게 두 차례 있었다. 뼈가 부러진 건 아니지만 근육이 손상돼서 머리를 못 감는다”며 “JTBC에서 책을 쓴다는 말을 했을 때부터 제 행동을 추적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한 언론사만 주목하는데, 제가 상대해야할 분들은 30명에 가까운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다. 저는 불특정 다수에게 공격을 받을 수 있고, 그분들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면 명예훼손에 걸리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 것 같다”고 자신에게 따르는 많은 위험에 대해 털어놨다.

최근 증인 보호에 대해 호소한 바 있던 윤지오는 “증언자에 대한 시스템이 없었다는 게 더 놀라웠고 앞으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한국을 떠나게 된 계기를 밝히기도 했다. 윤지오는 과거 한 기획사 대표와의 만남을 떠올리면서 “저도 20대 중반이 넘어갔었기 때문에 마지막 회사라고 생각을 하고 좋은 취지로 얘기를 했다. 식사를 하다가 ‘강남권으로 이사를 오라’고 하셨다. 강남은 제 여건이 허락되지 않아 제가 자가가 있으니 말씀해 주시면 늦지 않겠다고 했더니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 제가 집을 한 채 마련해 드릴 테니 거기에서 제가 그쪽으로 뵈면 된다’는 제안을 했다”고 했다.

윤지오는 “저도 나이가 있으니까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알기 때문에, (당시) 너무 분노에 차서 ‘따님이 밖에서 이런 질문을 들으면 아비 된 자로서 기분이 어떠시겠냐’고 했더니 노발대발했다”며 “유명 연예인을 거론하면서 그런 친구들도 자신을 만나려하는데 너 따위가 뭐라고 나한테 그런 소리를 하냐고 했다”고 말했다.

윤지오는 “20대 초반에 언니와 같은 회사에 있을 때에는 그런 제안조차 없었고 언니 나이가 되기 시작하면서 그때 처음 그런 제안을 들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정신적으로 고통이 따랐었다. 제가 뭔가 품행이 올바르지 않게 보였다든지, 제 잘못이고 제 탓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우울증이 생겼다. 그 이후로는 생활조차 힘들어 엄마랑 거의 10시간 넘게 통화만 하니까 엄마가 이상하다고 느끼셔서 와서 제 상태를 보시더니 캐나다로 돌아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저도 연기만 생각했던 사람이라 연기를 할 수 없으면 뭘 하고 싶지도 않았고 그래서 엄마랑 같이 다시 캐나다에 돌아가게 됐다”고 한국을 떠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끝으로 윤지오는 증언자에 대한 신변보호가 철저히 되고 있지 않은 현실에 대해 꼬집으며 비영리 단체를 설립했다고 했다. 그는 “제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하다가 지상의 빛이라는 비영리 단체를 설립했다”며 “이 비영리 단체는 제 5대 강력범죄에 속하지 않는 증언자, 목격자, 제2의 피해자들이 실질적으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시설로, 24시간 경호까지 이뤄질 수 있도록 마련할 예정이다”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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