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방탄소년단(BTS) 등 유명 가수의 콘서트 티켓을 판다며 수백만원을 가로챈 20대 여성에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이 여성은 연예인 '덕질'(어떤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여 그와 관련된 것들을 모으거나 파고드는 일) 활동을 알리겠다며, 한 연예인의 팬에게 수천만원을 갈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 박수현 판사는 지난달 24일 사기죄·공갈 혐의로 기소된 정모(26)씨에게 징역 1년7개월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배상을 신청한, 연예인 팬인 피해자 D씨에게 4275만5000원을 지급하도록 하는 명령도 내렸다.

정씨는 지난해 3월부터 9월까지 총 19명으로부터 방탄소년단 등 유명가수의 콘서트 및 팬미팅 티켓을 판매한다며 86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지난해 7월 방탄소년단의 공연 티켓을 판매한다는 트위터 글을 보고 연락한 A씨에게 50만원, B씨에게 56만원을 송금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9월에는 그룹 B1A4 출신, 가수이자 배우인 진영의 팬미팅 티켓을 판매한다는 트위터를 보고 연락한 피해자 C씨에게 총 16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확인됐다.

정씨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콘서트 티켓을 구한다'는 글이 올라오면 게시자에 접근, 돈을 먼저 송금 받고 티켓은 보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갈 협박까지 한 D씨와는 연예인 팬미팅을 계기로 친분을 맺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씨는 D씨에게 지난해 1월부터 5일까지 총 4000여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정씨는 D씨에게 "카드 입출금이 되지 않아 돈을 잠깐 빌려주면 다음 월급날에 갚아주겠다"며 돈을 빌리기 시작, 총 28회에 걸쳐 3200여만 원을 받았다.

D씨가 더 이상 돈을 빌려주지 않자 "지인이 흥신소에서 일한다. 돈을 빌려주지 않으면 가족, 회사, 지인 등의 신상을 털고, 연예인 팬미팅에 다니는 활동 등을 SNS에 올려 회사 생활이 어렵게 할 것"이라며 D씨를 협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D씨는 추가로 총 1049만원을 정씨에게 보냈다.

여기에 정씨는 지난해 4월부터 7월까지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메이크업 샵에서 19만1000원 상당의 메이크업 서비스를 받은 후 돈을 내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2016년 사기죄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재판부는 "동종 전과가 다수 있고, 동종 범행으로 인한 누범 기간 중 임에도 수 차례에 걸쳐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해액수가 가장 큰 피해자 D씨에 대한 피해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실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피고인의 아버지가 일부 피해금을 변제했으며, 피고인의 과잉행동장애 등 충동적인 성향에 대해 열심히 치료를 받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점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안성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