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병역 기피 논란으로 17년간 입국하지 못한 가수 유승준에게 비자발급을 거부한 행위가 잘못됐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유승준이 로스앤젤레스 총영사를 대상으로 제기한 사증발급 거부취소 소송 상고심 선고공판이 11일 오전 대법원 2호 법정에서 진행됐다. 재판부는 유승준에게 패소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했다.

이날 재판부는 “비자발급 거부 처분이 재외공관장에 대한 법무부장관의 지시에 해당하는 입국금지 결정을 그대로 따른 것이라고 해서 적법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법무부의 입국 금지가 비자발급 거부를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재판부는 “(총영사관은) 자신에게 주어진 재량권을 전혀 행사하지 않고 오로지 13년 7개월 전에 입국금지 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비자발급 거부처분을 했으므로, 이런 재량권 불행사는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비자발급에도 입국금지 결정을 그대로 따른 것에 불과해 적법하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2002년 유승준은 입대를 앞두고 돌연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공식석상에서 자진 입대 의사를 드러내왔던 터라 유승준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도 높았다.

출입국관리법 11조(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사람의 경우 입국을 금지할 수 있는 조항)에 따라 입국이 금지된 유승준은 지난 2015년 LA총영사관에 비자를 신청했다가 거절당했다.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던 유승준은 2016년 1심에서 패소 판결이 내려졌다. 또 2017년 유승준이 항소했지만 이는 기각됐다.

대법원 판단 취지에 따라 유승준이 행정소송에서 승소를 확정한다면, 정부는 유승준이 신청한 재외동포 비자의 발급여부를 다시 판단해 결정해야 한다. 이에 이번 판결로 유승준이 17년여 만에 한국 땅을 밟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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