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신비로운 ‘호텔 델루나’가 첫 영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특히 괴팍하고 사치스럽지만 오랜 시간 외로움과 쓸쓸함을 품고 있는 도깨비 같은 사장 장만월이 지닌 여러 면들은 계속해서 ‘호텔 델루나’의 문을 두드리고 싶게 했다.

지난 13일 tvN 새 주말드라마 ‘호텔 델루나’(극본 홍정은·연출 오충환)가 첫 방송됐다. 작품은 엘리트 호텔리어 구찬성(여진구)이 운명적인 사건으로 호텔 델루나의 지배인을 맡게 되면서, 달처럼 고고하고 아름답지만 괴팍한 사장 장만월(이지은, 아이유)과 함께 델루나를 운영하며 생기는 이야기를 담는다.

‘호텔 델루나’는 드라마 ‘최고의 사랑’ ‘화유기’ ‘주군의 태양’을 집필한 홍자매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주목 받기도 했다. 이번 ‘호텔 델루나’는 ‘주군의 태양’의 초기 기획안으로 알려져 더욱 이목을 모았다. 이날 첫 방송에서는 장만월이 령빈(靈賓) 전용 호텔 델루나를 맡게 되는 시작과, 세월이 흘러 구찬성과 20년에 걸친 인연을 맺게 되는 과정이 그려졌다. 스피디한 스토리 전개에 베일에 싸인 매력적인 캐릭터, 홍자매 특유의 유머코드는 몰입감을 높였다.

또한 드라마 ‘닥터스’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오충환 감독의 연출 역시 작품에 더욱 빠져들게 했다. 섬세한 감정묘사와 감각적 연출로 사랑 받은 그는 이번 ‘호텔 델루나’에서는 판타지의 화려함을 더했다. 공을 들인 소품이나 화려한 색감의 영상미, 허술하지 않은 CG 등도 몰입감을 더했다. 또 높은 스카이바, 바다로 착각할 만큼 큰 파도풀을 가진 ‘호텔 델루나’만의 공간은 시각적으로도 큰 볼거리를 선사했다.

특히 매력적인 캐릭터 설정, 배우들의 호연이 ‘호텔 델루나’의 첫 영업을 성공적으로 끌었다. 장만월은 자신 때문에 목숨을 잃은 자들의 영혼을 쉬게 해주기 위해 객잔을 찾으면서도 겉으로는 날을 세웠다. 또 협박을 위해 ‘목을 딴 카나리아’를 찾는 살벌함과 능청스러움을 지니기도, 사치부리는 데 쓴 대출금을 갚고 있는 ‘허당미’를 갖고 있기도 했다. 전작인 ‘나의 아저씨’에서 삶을 버티는 차갑고 거친 여자 이지안으로 열연을 펼쳤던 이지은은 처연함만 남겨두고 장만월 그 자체가 되어 있었다. 그는 사연 많고 쓸쓸하지만 화려하고, 강렬한 장만월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표현해냈다.


연약한 남자 구찬성도 극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단정한 슈트에 자신감 넘치는 눈빛을 장착한 구찬성은 귀신만 보면 까무러치는 연약한 남자였다. 단호하게 호텔 델루나로의 영입을 제안을 거절하지만, 위기에 처한 장만월을 두고 매몰차게 제 갈 길을 가지 못하는 따뜻함도 품었다. ‘왕이 된 남자’에서 폭군 이헌과 광대 하선을 통해 완벽한 1인 2역을 선보였던 여진구는 이번 ‘호텔 델루나’에서는 한층 더 성숙한 연기로 구찬성을 완성했다. 그는 겉으로 보기엔 냉철한 ‘어른 남자’의 매력과 쉽게 겁을 집어 먹는 구찬성의 ‘연약함’으로 반전 매력을 표현하기도 했다.

또한 도망칠 마지막 기회를 줬음에도 장만월을 병원에 데려가기 위해 리어카를 끌고 오는 구찬성과 그런 구찬성의 연약함이 마음에 든 장만월의 모습은 상반된 두 인물이 앞으로 보여줄 ‘케미’를 기대케 하기도 했다.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만남과 더불어 원한을 품은 이의 송곳에 찔려도 죽지 않고, 늙지도 않는 ‘도깨비’ 같은 장만월의 사연 역시 향후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신비로운 ‘호텔 델루나’와 괴팍한 사장, 연약한 호텔리어의 이야기는 대중의 관심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델루나 최장 근무자인 스카이바 바텐더 김선비(신정근), 딱 부러지는 성격의 객실장 최서희(배해선), 예의 바르고 착한 호텔의 막내 프론트맨 지현중(피오), 특별한 사연을 가지고 델루나에 들어오는 똑똑하고 당찬 소녀 김유나(강미나) 등 호텔리어 4인방의 본격 등장과 귀신 손님들의 다양한 사연들이 더해질 ‘호텔 델루나’가 마지막까지 성공적으로 영업을 마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tvN ‘호텔델루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