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검블유' 속 매력적인 세 여성은 때론 멋있고, 때론 귀엽게 상황을 끌어가며 자신들만의 관계성을 만들어 나갔다. 일할 때의 흥미로움보단 덜했지만, 사랑을 할 때도 각자의 개성이 묻어 나오는 사랑법으로 극을 채웠다. 다만 임수정과의 메인 러브라인을 담당한 장기용은 마지막까지도 캐릭터의 매력을 전달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tvN 수목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극본 권도은·연출 정지현, 이하 '검블유')가 지난 25일 16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검블유'는 포털사이트에서 일하는 여자들의 일과 사랑을 담은 작품이다. 프로페셔널한 여성들의 '일'하는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운 '검블유'에서는 극 중 양대 포털인 유니콘과 바로가 점유율 1위를 위해 분투하는 모습들이 흥미롭게 그려졌다. 각자의 이익, 소신, 욕망 등을 위해 대립하기도, 손을 잡기도 하는 일 잘하는 세 여자의 모습은 매회 묘한 쾌감과 짜릿함을 선사하기도 했다.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모여 주고받는 대사는 지금을 지켜보고 싶게 했고, 켜켜이 쌓이는 관계성은 다음을 궁금하게 했다. 그 중심에는 극을 이끈 세 여자 임수정, 이다희, 전혜진이 있었다.

먼저 임수정은 업계 1위 유니콘에서 경쟁사 바로로 이직, 점유율 1위를 위한 TF팀 팀장 배타미로 완벽 변신했다. 결단력 있고 소신 있게 맡은 바를 처리하는 배타미는 조금은 서툴지만 '좋은 리더'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였다. 임수정은 능숙하게 일을 하는 모습, 서툴게 주위를 챙기고, 사랑 앞에 망설이는 모습까지 배타미의 모든 면면을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

때때로 분노 조절이 필요하지만, 불의를 참지 못해 내 편이 된다면 누구보다 든든할 차현 역의 이다희도 완벽히 극에 녹아들었다. 일 잘하고, 싸움 잘하고, 가경 선배를 향한 '순정'까지 갖춘 차현으로 분한 이다희는 '으앙' 울고, '푸하하' 웃으며 차현이 겪는 감정들을 귀엽게 표현해냈다.

가세가 기운 처가와 이를 이용하는 시어머니 장희은(예수정) 앞, 자신의 소신을 꺾어야만 했던 송가경 역의 전혜진도 제 몫 이상의 연기를 해냈다. 전혜진은 소신을 모른 척 덮어두고 배타미와 대립하는 차가운 모습, 차현 앞 한없이 다정한 면모를 오갔다. 그는 우아한 카리스마에 묵직한 목소리까지 갖추며 안정감 있는 연기로 매회 몰입도를 높였다.

세 여자의 관계성도 극의 흥미 포인트였다. 고등학교 때부터 정부에 반기를 드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생 걸고' 서로를 구해주는 송가경 차현, 서로를 존경할만한 회사 선후배 사이에서 '애증 관계'가 되어버린 송가경 배타미, 처음부터 끝까지 티격태격하지만 표정만 보고도 즐거운 '척'하는 것도 알아보는 사이가 된 배타미 차현까지. 이들이 가지고 있던, 또 새롭게 쌓아간 서사들이 보는 재미를 더했다.

이들이 일하면서 만난 바로 사람들 역시 보는 즐거움을 안겼다. 대표 민홍주 역의 권해효는 '좋은 리더'의 표본을 보여줬고, 뼈가 있는 말들을 알아본 타미와 함께 유니콘 사내 카페에서 바로의 TF팀으로 합류한 조아라 역의 오아연, 타미만을 바라보고 이직한 '리액션 요정' 최봉기 역 우지현, 시크하지만 반전 매력이 있던 홍유진 역 하승리, 마케팅 능력자 최정훈 역 송지호까지 TF팀도 제 각각의 매력으로 극에 자리했다.


'검블유'의 유일한 단점은 일을 할 때에 비해서 연애할 때의 긴장감이 반감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드라마 속 악역 조연배우였던 설지환(이재욱)과 차현의 흥미로운 첫 만남부터 천연기념물 같은 남자 설지환의 매력이 조화를 이루며 점점 이 커플을 응원하는 팬들도 늘어났다. 또한 정략결혼으로 맺어졌지만, 지친 송가경에게 말없이 손을 내미는 전 남편 오진우(지승현)의 '이혼' 선언과 동시에 시작되는 로맨스 역시 드라마 팬들에게 설렘을 안겼다.

마지막까지 극의 오점으로 남은 것은 극의 메인 러브라인을 이끈 박모건(장기용)이었다. 극 초반부터 등장, 매력적인 설정들과 후광, BGM까지 남발했지만 박모건에게서는 설렘을 느끼기 어려웠다는 시청자가 대다수. 가슴 아픈 서사와 능청스러운 면모까지 갖춘 매력적인 남자와 매력적인 여자 배타미를 만났지만 '설레지 않는 로맨스'를 완성했다. 특히 박모건을 연기한 장기용은 담백하지 않은 연기 톤, 웅얼거려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대사들로 인해 몰입을 더욱 방해했다. 결국 장기용은 끝까지 박모건의 매력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지 못하며 극을 마무리했다.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검블유'는 공감을 부르는 대사와 시원한 '사이다' 장면들로 완벽한 엔딩을 선사했다. 드라마 제목인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를 외치며 진실을 밝히고, 자아를 찾아나선 송가경의 대사는 바로 시청자들의 검색을 불렀다. 작품이 끝난 뒤 실제 주요 포털사이트에 'WWW'가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할 정도. '검블유'는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작품으로 남았다.

[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tvN '검블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