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가수 현아와 던이 ‘선의의 경쟁’을 하게 됐다. 공개연애 후 같은 소속사에 둥지를 튼 두 사람이 같은날, 같은 시간 신곡을 냈다.

현아(HyunA)와 던(DAWN, 이던)의 새 디지털 싱글 ‘플라워 샤워’(FLOWER SHOWER)와 ‘머니’(MONEY) 발매 기념 공동 쇼케이스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의 진행은 코미디언 김신영이 맡았다.

공개 연애 중인 두 사람은 같은 날 같은 시간 신곡을 내고 경쟁하게 됐다. 연인이 공동 쇼케이스를 연다는 점에서부터 가요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지난 2017년 12월 낸 ‘립 앤 힙’(Lip & Hip) 이후 2년여 만에 새 앨범을 내게 된 현아는 오랜만에, 그것도 연인과 함께 취재진 앞에 서게 된 탓에 “잠을 조금 많이 설쳤다”라고 했다.

현아는 “나는 원래 잠을 푹 잘 자는 편인데 조금 잠을 못 잤다. 생각보다 긴 공백기라면 공백기가 있었더라. 많은 분들을 이렇게 뵙게 되는 게 오랜만이라 설레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너무 떨리고 긴장되는 것 때문에 잠을 설쳤다”고 했다.

반면 던은 “나는 너무 잘 잔 것 같다. 못 잘 줄 알았는데 막상 잠이 잘 오더라. (그런데 현아가) 아침에 잠이 안 온다고 전화로 자꾸 깨우더라. 잘 자고 있었는데 그때 잠이 좀 깨서 일어난 김에 산뜻한 마음으로 운둥을 해야겠다 싶어 운동을 했는데 여기 오니 너무 힘들다”라며 웃었다.

이날 오후 6시 공개된 현아의 신곡 ‘플라워 샤워’는 뭄바톤 리듬에 묵직한 808 베이스, 퓨처한 사운드의 합이 테마를 이루는 곡이다. 현아의 보컬이 더해져 뮤처 뭄바톤 팝댄스 뮤직이라는 새로운 스타일이 탄생했다. 삶의 화려한 한때를 피고 지는 꽃에 비유한 가사를 통해 본인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했다.

그룹 펜타곤으로 데뷔한 던은 ‘머니’를 통해 솔로로 데뷔하게 됐다. 이 곡은 청년과 어른 사이, 청춘의 시간 속에서 ‘돈’의 가치에 대한 진지한 물음들을 독백처럼 풀어낸 곡이다. 피아노 선율 위로 후렴의 묵직한 신스 베이스와 드럼 비트 등이 인상적이다.

◆ 같은 날, 같은 시간 동시 컴백한 현아&던 ◆

지난해 8월 열애설이 제기될 때부터 심상치 않은 행보를 보여 온 두 사람은 같은 날 같은 시간 각자 신곡을 내고 경쟁 아닌 경쟁을 하게 됐다. 쇼케이스도 함께 하며 듀엣곡이 아닌가 하는 착각까지 줬지만, 각자의 곡을 들고 나왔다.

동시 컴백은 피네이션에서 제안을 했다거나, 현아와 던이 바랐거나 한 상황은 아니었다. 각자 경쟁적으로 앨범을 준비하던 중, 자연스럽게 시기가 맞춰졌다고 했다.

현아는 “아까 무대를 보셔서 아실 수 있겠지만 서로 져주고 그런 게 없더라. 아무래도 무대 위에서는 서로 자기 것을 하기 바쁘다 보니 앨범을 내는 시기도 그랬던 것 같다. ‘어떤 게 먼저 나가면 좋을까’라기 보다는 ‘내 것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는 이야기를 회사와 더 많이 나누게 됐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서로가 서로의 스케줄을 잘 몰랐다. 어떤 곡을 하는지, 녹음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막판에 뮤직비디오 촬영에 가서 디테일하게 알게 됐다. 그래서 같이 나오게 됐는데 그게 시너지가 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소속사 피네이션 식구들에게 감사한 게 둘이 고집을 부렸는데 열심히, 많은 것들을 준비해 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에피소드도 전했다. 현아는 “정말 웃겼던 게 던과 나, 싸이가 눈이 마주쳤는데 다 눈을 피하지 않았다. 무언의 대답이었다. ‘내가 먼저 나가겠습니다’ ‘나도 최대한 빨리 나가고 싶습니다’ ‘그럼 둘 다 물러서지 않겠다는 건가? 둘이 같이 나가면 어떻게 해야 하나’였다. 그런 생각을 하며 천천히 준비했다”고 했다.

또 “일단 연습실에서 다같이 회의를 하는데 굉장히 편안한 회의를 한다. 그러다 보니 이런 대화를 하는 게 어렵지 않았던 것 같다. 제안을 하고, 제안을 받는 게 회의라고 하기에도 애매하고, ‘같이 하면 어떨까?’ ‘이런 거 해볼까?’ 하며 진행이 됐다. 그러면서 티격태격하기도 했다. 서로 양보를 하지 않은 거다. 뮤직비디오 날짜도 먼저 찍어야 한다고 티격태격했다. 감독님들 쟁탈전도 있었고, 연습실 사용 쟁탈전도 조금 심하게 있었던 것 같다. 불꽃이 튀었다”며 웃었다.

◆ “선의의 경쟁? 듀엣은 안 맞아” ◆

현아는 “경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던이 나를 자꾸 경쟁자라고 생각하더라. ‘나의 경쟁자’ 이렇게”라고 말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던은 “이상하게 부담이 덜 됐다고 해야 할까. 혼자 나가는 게 처음이라 혼자 진짜 잘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을 했는데 같이 한다고 하니 의지가 됐던 것 같다. 의지가 많이 됐다”며 고마워했다.

듀엣과 관련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현아는 “앨범을 준비한다고 했을 때, 준비하고 있을 때 가까운 지인들이 그럼 같이 나오는 거냐고 물었다. ‘완전 따로’라고 했고,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음악 스타일과 장르, 좋아하는 것들이 잘 안 맞는다. 리스펙하고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하고 있다. 자극도 되고. 그런데 같이 하라고 하면 절대 못 할 것 같다. 멋질 것 같지만 ‘굳이’다. 싸이가 항상 하는 말이 있는데 ‘둘은 배틀을 한 번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한다. 생각보다 배틀이 빨리 시작될 것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던 역시 “듀엣 생각이 아직까지는 없다. 아까 말한 것처럼 음악적인 면에서 안 맞는다라기 보다는 어렵다”면서도 “좋은 노래나 상상이 되는 그림이 있다면 할 마음은 있다”고 했다.

현아는 “본인이 작곡을 하기 때문, 내가 따라가야 하는 분위기라면 조금 어려울 것 같다”며 웃었다.



◆ 신곡 준비 with 싸이 ◆

던은 “준비를 진짜 많이 했다. 오래 하기도 했고. 같은 회사에 들어온 지 1년 정도 됐는데 그 전부터 우리가 각자 어떤 곡을 해야 할지 서로 상의도 하면서 많이 물어도 보고, 조언도 받고 하며 준비를 하게 됐다. 엄청 열심히 준비했다. 그걸 다 보여드리고 싶다. 1년 동안 준비한 결과물을 대중에게 보여드리기 위해 열심히 할 것”이라고 했다.

싸이와의 작업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던은 “(부담이) 되게 많았던 것 같다. 싸이도 아티스트이다 보니 뭔가 자기 일처럼 계속 조언을 해주고 신경을 많이 써줬다. 이렇게까지 신경을 써주시나 싶을 정도로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그렇게 함으로써 부담감을 덜었다고 해야 할까. 대단하신 분이 도와주시니 부담감도 덜 수 있었고 자신감도 생기고 했다”고 했다.

현아는 “‘새’를 보면서 연예인의 꿈을 키워온 나는 부담이 더했다. 직접 봐주고 하나하나 모니터링 해주고 계속 나를 발전시켜주고 잘 못하는 부분이 있어도 잘한다고 칭찬해주고 하는 것들이 어깨가 더 무거워지면서도 책임감이 생기고 오히려 그게 더 열심히 하게 되는 작용이 됐던 것 같다”며 고마워했다.



◆ ‘플라워 샤워’ & ‘머니’ ◆

현아는 신곡에 대해 “플라워 샤워‘라는 제목만 들었을 때는 마냥 플렉스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중의적인 의미를 담으려고 노력한 곡이다. 꽃이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언젠가는 져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려면 꽃이 ’여름에 피었다가 겨울잠도 자야하고 관심도 필요한데 너무 지나친 관심과 사랑을 받으면 뿌리 채 썩을 수 있다는 생각이 나와 많이 닮았단 생각을 했다. 이 곡을 받아 어떻게 하면 내가 진심으로 노래할 수 있을까란 생각으로 점점 바꿔나갔던 것 같다. ‘지더라도 활짝 필래’가 인상적”이라고 했다.

꽃을 활용한 의상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현아는 “내가 워낙 꽃을 좋아한다. 처음에 회사 계약을 할 때도 싸이가 ‘넌 왜 항상 플라워 재킷과 치마를 입니?’라는 질문을 많이 했다. 그 질문이 나를 알아가기 위한 질문 중 하나였던 것 같다. 나는 꽃을 좋아한다. 마치 내가 꽃 간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내가 가진 것 중 꽃이 굉장히 많고, 꽃을 봤을 때 여러 감정을 느끼는 것 같다. 외롭거나 즐거울 때도 꽃 생각을 많이 한다”라고 했다.

더불어 “꽃길을 걷고 싶다는 의미와 지더라도 한 번쯤은 화려하게 펴보고 싶다는 포부가 담겼다”고 강조했다.

‘머니’에 대해 던은 “가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사실 이번에 앨범으로 내고 싶었다. 1년 동안 곡을 많이 썼다. 싸이랑 이야기를 하며 앨범 콘셉트를 청춘으로 하고 싶었다. 청춘을 보내고 있고, 상황에 맞게 노래가 나오고 있어서 청춘으로 곡 리스트를 짜서 보냈다. ‘머니’가 1번이었는데 처음 들었을 때 청춘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청춘의 방황, 방황의 시작 등 현실에 부딪혔을 때 시작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부터 어른이 돼 가는 청춘의 시간 속에서 현실, 돈에 대한 진지한 물음들을 독백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들었을 때 가사를 보지 않고도 와닿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사에 많은 신경을 썼다”고 했다.



◆ “싸이 대표님, 콘서트 하고 싶습니다” ◆

활동 계획을 묻자 현아는 영상 카메라를 찾았다. 이어 “싸이 대표님 콘서트 하고 싶습니다”라고 외쳤다. 던과 함께가 아닌 “따로”라고 강조했다. 현아는 “내가 곡이 많더라. 열심히 준비하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던은 “나는 한 곡밖에 없어서 따로는 못 할 것 같다. 만약 불러주시면 달려가겠다. 나는 여기서는 현아가 불러주면 고마울 것 같다”며 웃었다.

이에 현아는 “나한테 얼마 전 농담으로 ‘너 행사가 굉장히 많던데 나도 같이 할 수 없는 건가?’라고 묻더라. 저 질문이 저렇게 ‘진지하게 느껴지네’라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활동 계획은 특별하지 않았다. 현아는 음원과 뮤직비디오가 공개된다고 하며 “정말 많은 분들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앨범이니 한번 쯤 시간을 내 들어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고 했다. 또 “다양한 퍼포먼스를 이전처럼 보여드리고 싶기 때문, 무대를 꼭 봐주시면 좋겠다. 뼈가 부러지도록 열심히 해보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던은 “잡힌 스케줄을 잘 이행할 예정”이라며 “신인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불러주신다면 열심히 가서 열심히 하겠다. 뼈가 부러지도록”이라고 거들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조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