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CJ ENM의 음악 채널 엠넷의 김용범 총괄 프로듀서(CP)와 안준영 프로듀서(PD)가 구속되며, 경찰의 관련 수사가 CJ ENM 고위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서울중앙지법(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은 5일 김용범 CP와 안준영 PD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범죄 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다는 점에서 이와 같은 판단을 내렸다.

이들은 사기·업무방해 혐의와 함께 배임수재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배임수재,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와 관련, 경찰은 이들이 강남의 유흥업소에서 수천만원 규모의 접대를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SBS 뉴스 등은 접대 관련 보도를 내보내며, 접대의 대가가 특정 연예 기획사의 연습생을 위한 투표 조작일 수 있다고 의심했다. 다만 접대 연예 기획사가 엠넷 ‘프로듀스X101’을 통해 탄생한 프로젝트 그룹 엑스원(X1) 소속 멤버의 기획사인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한편에서는 담당 PD의 구속과 접대 정황 보도가 지나치게 부정적으로만 전달되는 것에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유흥업소를 포함한 식사나 술자리 접대를 파고 들어갈 경우, 연예 기획사와 방송 관계자 대다수가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6일 티브이데일리에 “유흥업소라는 장소가 자극적으로 비치긴 하지만, 식사 자리에서 친목을 쌓고 소속 연예인 관련 대화를 나누는 것은 자연스러운 그림”이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연예 기획사와 방송 오디션 제작진의 유착은 기정사실화된 모양새다. 투표 조작을 수사해 온 경찰 역시 CJ ENM 압수수색 외 일부 연예 기획사를 압수수색해 증거를 수집한 바 있다.

이러한 접대 의혹에서는 회사 ‘윗선’도 자유로울 수 없단 시각이 지배적이다. 방송사의 일반적인 의사결정 구조로 볼 때 제작진이 회사 방송 프로그램, 그것도 주력 프로그램의 방향을 독단적으로 결정하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이를 뒷받침한다.



CJ ENM의 광범위한 사업 구조 역시 이러한 의심을 뒷받침하고 있다. 음반, 매니지먼트, 공연 사업 등을 함께 진행하고 있는 만큼, 연예 기획사와 ‘윗선’ 사이에 단순 콘텐츠 제작 이상의 연대가 있을 수 있다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이에 일부에서는 엠넷과 모회사 CJ ENM이 제작진 선에서 논란을 무마하려 ‘꼬리자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관련해 CJ ENM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안성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