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성악가 김호중(30)의 ‘도전’이 트로트 가수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고 있다. 과거 방송을 통해 노출된 개인사가 약간의 조미료가 되긴 했지만, 실력을 앞세운 정공법으로 선의의 경쟁을 이끌어내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김호중은 지난 2일 첫 방송된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이하 미스터트롯)을 통해 10여 년 만에 근황을 전했다. 그는 지난 2009년 SBS 예능 프로그램 ‘스타킹’에 출연, 성악 실력을 뽐내며 ‘고딩 파바로티’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미스터트롯’ 등장과 동시에 그의 ‘사연’이 다시 한번 조명됐다. 그는 과거 방송 출연 당시 학창시절 크게 방황했지만, 가출한 부모님을 대신해 자신을 보살펴 준 할머니의 “하늘에서 지켜볼 테니 똑바로 살아라”라는 유언에 마음을 다잡았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중학생 때, 가수 김범수의 ‘보고싶다’ 음반을 사기 위해 찾은 매장에서 우연히 들은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네순도르마’에 매료돼 성악에 눈을 떴다는 그는 할머니를 보내고 성악에 매진했고, 이는 ‘스타킹’ 출연으로 이어졌다. 후에 이 사연은 영화 ‘파파로티’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대학 진학 후 성악 공부를 위해 독일 유학길에 오른 그는 이후 세계 무대에서 테너로 활동해 왔다. 그러던 중 “성악이 싫어서가 아닌, 노래하는 사람으로 불리고 싶어” 방송 출연을 결심했다고 했다.

‘미스터트롯’에서 그는 주전공인 성악 무대를 먼저 펼쳤다. ‘스타킹’ 출연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성장한 모습으로 판정단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이어 진성의 ‘태클을 걸지마’를 선곡해 경연 무대를 펼쳤다. 성악과 트로트의 가창 스타일이 전혀 다르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각도 나타났지만, 그는 성악 창법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 군더더기 없는 가창으로 판정단의 ‘올하트’를 받았다. 심지어 그는 본선에 오른 전체 참가자 중 1위에 해당하는 예선 ‘진’을 차지하기도 했다.

방송 출연 이후 김호중은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랜 시간 이름을 올렸다. 심지어는 프로그램이 재방송을 할 때에도 시청자와 누리꾼의 관심을 받았다. 어느덧 서른이 된 그의 성장기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지만, 트로트 실력을 통해 드러난 ‘반전 매력’을 향한 관심이 주를 이뤘다.

김호중의 선전은 ‘미스터트롯’ 출연진들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특히 ‘타장르부’로 출연한 김호중에게 ‘진’을 내어준 현역 가수들에게 큰 자극이 됐다.

현역부의 맏형인 가수 진민호는 팀 미션을 마친 후 트로트 가수들이 김호중에 왕관을 내어준 것에 자존심이 상했다고 털어놓으며, 왕관을 현역부에서 찾아오기 위해 더한 노력을 했다고 했다. 이런 노력은 양질의 무대로 이어지며, 진민호가 포함된 현역부A조의 팀 미션은 판정단의 ‘올하트’와 극찬을 받았다.

실력을 갖춘 가수들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 더 나은 무대들을 만들어 내며, ‘미스터트롯’을 향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2, 3회의 시청률이 18%에 육박하며, 지상파 드라마의 2배를 웃도는 수치를 보이고 있다. 종합편성채널 예능의 새 역사를 썼다는 평도 나온다.

물론, 다양한 무대를 위한 욕심 탓 남성을 지나치게 상품화한다는 지적도 있다. 출연진들의 노래 실력을 바탕으로 충분히 승기를 잡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극적 소재를 버리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상의를 탈의한 채 노래보다는 퍼포먼스에 집중하는 출연진과 이를 노골적으로 부각시키며 환호를 보내는 일부 판정단들이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런 불편에 대한 해답은 역시 ‘음악’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김호중이 주고 있는 자극은 ‘미스터트롯’에 긍정 영향일 수밖에 없다. 건강한 경쟁을 통한 진정성 있는 무대가 이어진다면 기획 의도로 내세운 ‘불모지, 남자 트로트 시장 활성화’를 이루는 것도 멀지 않아 보인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TV조선 '미스터트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