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평범한 소재와 이야기지만, 배우들의 연기와 독특한 구성, 연출력이 이 영화를 비범하게 만들었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의 이야기다.

19일 개봉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감독 김용훈·제작 비에이엔터테인먼트)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이다.

돈 가방을 향한 8명의 짐승 같은 인간들의 범죄극인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줄거리만 봐서는 여타 범죄극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이 영화는 그간 우리가 숱하게 봐왔던 범죄극과는 확연히 다른 지점이 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비범하게 만드는 첫 번째 요소는 구성이다.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말하자면, 8명의 서사가 독특한 구조로 전개된다. 이 독특한 서사 구조는 관객으로 하여금 인물들의 이야기에 더욱 몰입하게 만들면서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드는 마력을 지녔다.

이 서사 구조는 전도연의 등장으로 만개한다. 전도연이 연기한 연희는 극 중 과거를 지우고 새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 남의 것을 탐하는 인물로 영화가 시작되고 1시간 가까이가 돼서야 등장한다. 전도연이라는 배우를 영화 중반부터 등장시키는 것이 무모해 보일 수도 있으나, 결과적으로는 꽤 영리한 연출 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연희의 등장으로 각자 흩어져있던 인물들의 서사가 하나의 이야기로 모아지면서 절정을 향해 달려간다. 단 하나의 복선도 지나치지 않고 하나씩 회수하는 연출은 내내 감탄을 자아낸다. 이번 영화를 통해 첫 상업 장편 영화 연출을 맡은 김용훈 감독의 연출력은 가히 눈여겨볼 만한다. 충무로 올스타전이라고 할 만큼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음에도 어느 한 인물 허투루 사용하지 않고 한 영화에 담아냈다는 것에서 김용훈 감독의 내공의 깊이를 알 수 있다.

독특한 서사 구조와 연출, 여기에 배우들의 연기가 합쳐지면서 어마어마한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특히 전도연의 존재감은 실로 강렬하다. 돈가방을 차지하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연희 캐릭터를 그 이상으로 만들어낸 전도연의 연기는 전율 그 자체다.

전도연 외에도 배성우, 정우성, 윤여정, 정만식, 신현빈, 정가람 등 배우들의 열연이 영화를 꽉 채운다. 배우들의 열연 덕분에 8명이라는 많은 인원의 서사가 따로 놀지 않고 하나의 큰 틀 안에서 유기적으로 맞물리며 전개될 수 있었다.

이처럼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평범한 소재도 비범하게 만드는 서사구조와 연출력, 배우들의 연기력이라는 장점으로 가득하다. 단언컨대 범죄극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을 좋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포스터,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