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친구들도 저희한테 '해외에 있는 거 아니었어?'라고 매번 물어요. 팬분들도 저희가 매번 해외에 있는 걸로 알고 계시는데, 그렇진 않거든요." 데뷔 전부터 해외 팬들의 인기를 얻은 그룹 카드(KARD)는 'K팝신 역수입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이젠 국내 팬들의 마음도 더 많이 얻고 싶다는 그들은 더욱 강렬해진 매력으로 돌아왔다.

카드는 최근 새 미니앨범 '레드 문(RED MOON)'을 발매하고 국내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활동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혼성그룹의 장점을 살려 남녀 유닛곡을 선보였기 때문. 보이그룹, 걸그룹이 우세인 국내 가요계에서 보기 어려운 색다른 매력을 내세웠다. 카드는 "공연 무대에서는 종종 남녀 유닛 무대를 하기도 했고, 팬들이 보고 싶어했던 모습 중 하나였다"며 "남녀 유닛의 시너지가 팬분들께 선물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전부터 혼성그룹의 장점을 살려 남녀 유닛곡으로 활동해보고 싶다는 마음은 늘 있었다는 카드. '에네미(enemy)'라는 곡을 만나면서 유닛 활동이 점차 구체화됐다고 했다. 전지우는 "'에네미(enemy)'를 들었을 때 '카드랑 조금 안 어울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곡이 걸그룹한테 갔으면 좋겠다 싶었고, 여자들끼리 한 번 해보자는 의견이 나와서 여자 유닛곡이 됐다. 그러면 남자 유닛곡도 해보자 싶어 '인페르노(inferno)'도 넣게 됐다"고 설명했다.

카드는 남녀 유닛이라는 색다른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소민은 "아무래도 네 명이서 같이 부르는 곡은 팬들이 따라부르기 힘들다고 하시더라. 그런데 남녀 유닛곡은 음역대가 남녀를 오가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같으니까 많은 분들이 따라부르기 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색다른 활동 뿐만 아니라, 오랜만의 컴백이라는 점에서도 카드는 각오가 남달랐다. BM은 "1년 6개월 동안 두 가지 마음이 컸다. 앨범 판매량, 음원차트 등 수치적인 목표를 넘기고 싶으면서도 성숙한 카드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목적도 뚜렷해졌다"고 이야기했다. 덕분에 고민이 깊었다는 BM은 "어떤 곡으로 나와야 할지, 어떤 콘셉트를 선보여야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지 생각하다보니 새 앨범을 만들기까지 기간이 길어졌다"고 털어놨다.

짧지 않은 기간은 카드를 성숙하게 했다. 그동안 투어를 통해 팬들과 꾸준히 만나면서 무대 위에서 땀을 흘린 덕분이다. 전소민은 "'밤밤' 때 정말 성숙해보인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다시 보면 그렇게 성숙해보이지 않더라"며 "우리가 과정을 겪으면서 노련함, 무대 장악력 등이 더 짙어졌다"고 이야기했다. 제이셉 또한 "눈빛을 어디로 보낼까, 어떤 표정을 지을까, 조금씩 변화를 주면서 터득한 요령들이 우리를 더 성숙하게 한다"고 짚었다.

무대 위 스킬 뿐만 아니라 멤버 개개인의 속내도 많은 성장을 이뤘다. BM은 "너무 들떠있지도 않고, 너무 힘들어하지도 않고, 딱 중간 정도로 마인드 콘트롤이 수월해졌다"며 인간적인 성숙함을 보여줬다. 실제로 함께 작업을 진행한 스태프들도 한층 성장한 카드가 풍기는 여유를 칭찬하기도 했다.

멤버 개개인을 넘어 카드라는 그룹 자체도 점차 무르익고 있다. 특히 연습생 생활을 함께 한 세 멤버와 달리, 팀 결성 당시 홀로 초면이었던 전지우는 "이젠 모두가 편해졌다"며 멤버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깊어진 멤버들의 '케미'는 무대를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전지우는 "팬들은 우리를 남매처럼 봐주셔서 네 멤버가 함께 있는 모습을 더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 분 카드의 열풍도 분명 성장 중이다. 해외 팬들이 카드의 국내 콘서트를 보러 오기도 하고, 국내 팬들의 활동도 늘었다. 전지우는 "해외 팬들도 국내 콘서트에 많이 온다. 그분들은 거주를 하시는 건지, 한국에 놀러오시는 김에 오시는 건지 궁금할 때가 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또한 "SNS 등을 보면 요즘 한국인들의 댓글 비율이 조금씩 늘고 있다. 옛날에는 거의 없었는데 요즘은 많아졌다"며 뿌듯해했다.

그간 '해외에서 유명한 K팝 아이돌'이라는 인식이 한계처럼 여겨질 때도 있다는 것을 카드도 잘 알고 있다. 전지우는 "최근에 한 방송 프로그램 녹화에 참여했는데, 어떤 감독님께서 '한국 활동을 많이 안 하니까 상상 속의 그룹 같다'고 하시더라. 정말로 대중이 우리를 그렇게 느낄 수 있겠더라"며 국내 활동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그만큼 국내 팬덤의 성장이 소중하다. 카드는 "올해 안에 국내콘서트를 꼭 해야 할 것 같다. 안 하면 너무 죄송스러울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정확한 계획은 없는 상황. 제이셉은 "계획을 실행에 옮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예고했다. 특히 여러 국내 활동을 통해서 대중에게 친근한 그룹으로 다가가겠다는 각오다.

"요즘은 듣기 힘들어졌지만, '한국에서 왜 이렇게 안 될까?' 이 말을 오랫동안 들어왔어요. 이제는 '한국에서도 됐다!' 이런 말을 듣고 싶어요. 엄청나게 뜰 필요는 없지만, 국내 인지도랑 인기를 조금 더 얻고 싶다고 해야 할까요. 국내 공연 규모가 해외 공연이랑 비슷한 정도가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BM)

이번 활동을 계기로 국내에서의 입지를 더욱 탄탄히 다져보겠다는 카드. 그들은 "지금도 너무 좋고, 만족스럽고 행복하지만, 더 열심히 해서 높은 곳까지 올라가고 싶다. 신인상을 타서 기뻤지만, 이젠 본상, 최우수상, 대상까지 노려보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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