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다양한 범죄사건 전문가들이 미제 사건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16일 저녁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그들이 알고 싶다' 특집 2탄으로 꾸며져 이수정 교수, 이진숙 경위, 황민구 소장, 프로파일러 권일용이 출연했다.

이날 이수정 교수는 해결됐으면 하는 미제 사건으로 2003년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을 꼽았다. 그는 "시신에 매니큐어 같은 게 손톱에 아주 조악하게 칠해져 있었다. 당시 매니큐어 가게를 찾아다니며 조사를 했다. 그런데 한참 후에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재조명하면서 재수사가 된 적이 있다. 일반 매니큐어가 아니고 차량용 페인트로 보인다고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어 "2004년도에 그걸 알아낼 수 있었다면 주변에 있는 페인트를 사용하는 가게를 위주로 조사할 수 있었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최근의 디지털 성착취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수정 교수는 "온라인 범죄는 끝이 없다는 게 특징이다. 가해자는 체포되더라도 영상은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계속 올라온다. 피해가 끝나지 않는다는 게 큰 문제"라고 이야기했다.

조두순 사건에 대해서는 "당시 성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없던 시절이었다. 그게 당시에는 최고형으로 나온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두순이 전자발찌를 차게 되고, 일대일 전담보호관찰까지는 적용됐지만 언제든 활보하고 다닐 수 있다. 그래서 보호수용제와 관련해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호수용제는 일종의 주택 연금"이라며 "여러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가해자의 인권이 그렇게 중시돼야 하나. 그럼 피해자의 인권은 어디서 호소해야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내 최초 여성 프로파일러 이진숙 경위는 이춘재, 고유정에 대해 이야기해 눈길을 끌었다. 이춘재가 범행을 자백한 후 그를 만났다는 이진숙 경위는 "면담을 하면 할수록 사이코패스라는 게 느껴졌다. '내가 만약에 계속 저질렀던 범죄에 대해서 생각하거나 뉘우친다면 이렇게 많이 범죄를 저질렀겠냐'고 반문하더라"며 "제3자처럼 사건을 이야기하더라"고 밝혔다. 특히 이진숙 경위는 "이춘재가 반성하는 태도를 본 적은 없다. 언론을 통해 보면 법정에서 피해자에게 미안하다고 했다던데, 나는 그게 사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고유정에 대해서는 "경제적인 환경은 나쁘지 않았지만 심리적 환경은 부담을 많이 느끼면서 성장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가 계획한 대로 반드시 일이 진행이 돼야만 만족하는 사람"이라고 분석했다.


법영상 분석 전문가 황민구 소장은 "영상에 담긴 진실이 명확히 보이지 않을 때 화질을 개선하거나 위변조 분석을 한다던지, 3차원으로 만드는 등의 과정을 통해 분석하는 것"이라고 자신의 일을 소개했다. 그는 "법보행분석 등을 통해 마스크를 써서 얼굴이 나오지 않더라도 용의자와 동일인인지 확인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가 꼽은 기억에 남는 사건은 강서구 방화동 청부 살인 사건이었다. 황민구 소장은 "범인이 CCTV에 찍혔는데 범인이 중국 동포라 특정하기 어려웠다. 그걸 화질 개선하고 영상 처리를 했더니 용의자의 특징을 몇 개 알 수 있었다"며 "인근 CCTV에서 용의자로 추정되는 사람의 모습이 담겼고, 두 영상 속 모습을 분석해 동일인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국내 최초 프로파일러 권일용은 가장 잔혹했던 사건으로 정남규 연쇄 살인 사건을 꼽았다. 권일용은 정남규에 대해 "피해자를 고통스럽게 하는 게 목표였다. 단 한 건도 뒤에서 피해자를 공격한 적이 없다. 일반적인 상식에서 벗어나는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의 고통과 아픔을 통해서 심리적 만족감을 추구하는 잔혹한 동기를 갖고 있었다. 살인을 하러 나왔다가 실패한 날은 예전에 살인한 장소에 서있었다고 했다. 행복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권일용은 "정남규는 내게 편지를 꾸준히 보냈다. '내가 더이상 살해하지 못 하니 너무 답답하다. 그러니 사형 집행을 하던지 아니면 날 내보내달라. 사람을 죽이고 싶어서 견디지 못하겠다'는 내용의 편지였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권일용은 수감 중 극단적인 선택을 한 정남규에 대해 "극단적 선택이 아니라 자기가 결국 자신을 살해한 살인의 마지막이라고 본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