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그야말로 '부캐'(부 캐릭터) 전성시대다. 개그 프로그램의 폐지로 설자리를 잃어버린 코미디언들은 유튜브에 진출하며 각종 부캐에 도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연예계에서는 부캐에 도전하는 코미디언의 수가 부쩍 늘고 있다. 아무래도 개그 프로그램의 폐지가 불러온 여파라 볼 수 있다.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은 지난 2017년 5월 방송을 끝으로 종영된 상태고, 개그콘서트 역시 지난해 6월 폐지를 맞았다. 남은 건 tvN의 ‘코미디 빅리그’ 뿐이다.

설자리를 잃은 코미디언들이 오랜 헤맴 끝에 정착한 곳은 바로 유튜브였다. ‘흔한 남매’ ‘엔조이 커플’ ‘동네놈들’ ‘뜬금포’ ‘콩트박스’ ‘피식대학’ ‘빵송국’ 등이 코미디언들이 오픈한 유튜브 채널들이다.

초반만 해도 실제 혹은 가상 커플의 일상을 담은 관찰식 예능이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엔 부캐로 판도가 바뀐 상황이다. ‘빵송국’은 매드몬스터, 이호창 콘텐츠로 큰 인기를 끌고 있고 ‘피식대학’은 B대면데이트, 한사랑산악회 등의 콘텐츠로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한때 생계를 고민해야 할 처지에 놓였던 코미디언들은 부캐를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대중 역시 코미디언들의 활발한 부캐 행보에 환호하고 있는 상황. 사실 이런 부캐는 과거에도 존재했다. 많은 연예인들이 부캐로 활동하며 음원을 발매하거나 예능에 출연하곤 했다. MBC ‘무한도전’에서도 이런 콘셉트는 자주 등장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부캐는 하나의 장르가 됐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방송에서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패러다임을 바꾼 건 MBC ‘놀면 뭐하니?’의 유재석이었다. 유재석은 '놀면 뭐하니?'를 통해 지미유, 라섹, 유르페우스 등 다양한 부캐에 도전했었으며, 싹쓰리와 유산슬을 통해선 각종 가요프로그램 및 KBS1 '아침마당'에도 출연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놀면 뭐하니?'의 유재석과 김태호 PD가 초점을 맞춘 건 바로 '과몰입'이었다. 실제로 있는 듯한 캐릭터를 완성하는 데 목표를 둔 것. 실제로 '놀면 뭐하니?' 측은 매체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거나 각종 행사를 준비할 때 유재석의 이름이 아닌 부캐의 이름을 적어내기도 했다. 심지어 '놀면 뭐하니?'의 출연자 명단엔 유재석이 연기한 부캐들의 목록이 모두 올라와 있다. 이런 '과몰입'이 있었던 덕에 시청자 역시 자연스레 부캐에 몰입할 수 있게 됐고, 또 응원하게 됐다. 그리고 여전히 유재석은 새로운 부캐에 연달아 도전하며 그야말로 '무한도전' 중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코미디언들 역시 '과몰입'을 유발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특히 매드몬스터는 음원 ‘빨간코’의 뮤직비디오와 안무 영상을 제작하는가 하면, 라디오에도 곽범과 이창호가 아닌 탄과 제이호라는 이름으로 출연했다. B대면데이트의 최준(김해준) 역시 라디오를 비롯해 MBC ‘라디오스타’ 등 지상파 예능에도 출연하며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는 상황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유튜브 '피식대학' '빵송국',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