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권해봄 PD와 방송인 이경규가 OTT 이륙을 안정적으로 해냈다. 새로운 시작을 함께했기에 누구보다 돈독했을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는 상상 그 이상의 웃음을 안겼다. 우연적인 만남으로 완성된 '찐경규'는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카카오TV 오리지널 '찐경규'는 방송 경력 40년의 예능 대부 이경규가 TV를 넘어 최초로 도전한 뉴미디어 콘텐츠다. 이경규는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다양한 아이템에도 망설임 없이 도전하면서 시청자들에 웃음과 감동을 전했으며, 연출을 맡은 권해봄 PD와의 티키타카 케미로 콘텐츠의 재미를 더욱 배가시켰다.

권해봄 PD는 "'찐경규'는 저의 카카오TV 데뷔작으로, 이경규와 함께 에피소드를 풀어가면서 고난을 겪는 제 모습을 담아낸 콘텐츠다. 이경규의 40년 예능 인생을 돌아보는 작품이기도 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카카오TV 개국과 동시에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약 1년 4개월 동안 쉼없이 제작에 나선 것 같은데, 많이 봐주셔서 뿌듯한 마음이다. 이 모든 건 성실하게 임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재밌었던 시간이었다"라고 덧붙였다.

권해봄 PD는 이경규와의 첫 만남을 회상하며 "카카오TV 제작 총괄 오윤환 선배가 우리를 맺어줬다. 둘이 무엇이든 같이 해보라고 하더라. 연예계에서 관록있는 사람과 TV에 노출된 최약체 PD가 만나면 어떤 시너지가 나올지 궁금하다고 소개시켜줬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봄에 이경규와의 식사 자리가 떠오른다. 당시 저는 굉장히 쫄아있었다"라며 "이야기를 나눠보니 이경규는 계속해서 새로운 플랫폼 혹은 새로운 PD와 일을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더라.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찐경규

권해봄 PD는 1년 4개월여 간 곁에서 지켜본 이경규의 모습에 대해 "보통 나이스한 사람은 항상 웃는 낯으로 사람을 대하고 칭찬 같은 것도 많이 한다. 그래서 칭찬을 듣더라도 크게 다가오지 않는다. 근데 이경규는 평소 과묵해서 가끔 감동을 줄 때 확 와닿더라"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경규와 함께 하면서 많이 배운 것 같다. 인물과 콘텐츠를 바라보는 통찰력이 있더라"라며 "지상렬이 게스트로 나왔을 때 '너는 약 30년 동안 예능을 하며 히트작이 없다' '지상렬 자체가 프로그램이라 그런 거다'라는 말씀을 해줬다. 그런 부분이 너무 공감이 가더라. 지금도 짤로 돌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많이 회자되더라"라고 전했다.

또한 권해봄 PD는 '찐경규'의 에피소드를 기획할 때 '인간 이경규'에 초점을 뒀다며 "이경규 자체가 예능을 40년 이상 해 온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 이야깃거리가 무궁무진했다. 심지어 공황장애와 불면증 등 자신의 병도 예능으로 승화시켰다. 이경규를 더욱 깊숙이 파면서 아이디어를 짰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경규는 대부분의 회의를 우리와 함께 했다. 제작진이 뼈대를 만들면 이경규가 살을 붙이기도 했다. 방송에 대한 사명감이 강한 분인 것 같았다.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거리낌이 없더라. 방송의 목적을 먼저 생각하는 편인 것 같다"라고 칭찬했다.

이들의 노력에 힘입어 '찐경규'는 론칭 이후 16개월 동안 총 67개 에피소드를 공개, 카카오TV 오리지널에서 최장 기간 동안 가장 많은 에피소드를 게재한 콘텐츠로 이름을 올렸다. 무엇보다 누적 조회수 8500만 뷰를 나타내며 카카오TV 단일 프로그램 최고 조회수를 기록했다.

권해봄 PD는 유의미한 성과의 공을 모두 이경규에게 돌렸다. 그는 " 웃긴 사람은 어디 안가는 것 같다. 40년 넘게 장수할 수 있던 비결은 정말 이경규의 예능감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이 모든 시장에서 먹히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이경규

권해봄 PD는 tvN '화성인 X파일', '렛츠고 시간탐험대' 시즌 1,2의 조연출을 거쳐 2014년 MBC 예능국으로 자리를 옮겼다. 특히 그는 조연출로 합류한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남다른 예능감을 뽐내며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이후 지난 2020년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한 권해봄 PD는 "TV에서 10년 동안 근무한 뒤 OTT 플랫폼으로 이동하게 됐다. 여기는 확실히 자유로운 분위기다. 기존에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시도하려 노력 중이다"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콘텐츠 시장의 확장과 변화에 대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이 성공하면서 K-콘텐츠가 해외에서도 통하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다양한 플랫폼들을 통해 K-예능도 글로벌 시장에서 확장되길 바란다"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최근 새로운 예능프로그램을 기획 중인 권해봄 PD는 "갈피가 잡히지 않아서 말씀드리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MZ 세대가 좋아할 만한 시즌제 예능을 준비하려고 한다. 시청자들이 과몰입해서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콘텐츠를 생각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권해봄 PD는 '찐시리즈'와 '찐경규 시즌2'도 염두하고 있다며 "이효리의 제주도 생활이나 제주도에서 만나는 사람이 궁금해서 함께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 최민수 역시 궁금하더라. 이경규와 다시 만나고 싶은 생각도 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찐경규'가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기억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권해봄 PD는 "저와 이경규가 새로운 웃음을 드리고자 노력했던 프로그램이라고 기억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권해봄 PD

[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카카오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