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도박을 건 김노은 PD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방송인 유재석을 향한 믿음은 곧장 유의미한 성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구성으로 매주 화제를 모았던 실시간 라이브는 물론, 본편까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인터랙티브 예능에 한 획을 그었다.

카카오TV 오리지널 '플레이유'는 시청자들이 실시간 라이브를 통해 유재석을 '플레이'하는 신개념 예능프로그램이다. 시청자와 유재석이 쌍방향으로 소통하며 미션을 수행하는 새로운 콘셉트로, 유재석은 매주 다양한 테마의 미션을 받아 현실 속의 '맵' 안에서 시청자 '플레이어'들의 전략과 제안을 바탕으로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주어진 시간 내 미션을 완수해야 한다.

김노은 PD는 프로그램 기획 전에 유재석을 먼저 섭외했다며 "새로운 플랫폼에서 신박한 걸 해보고 싶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이를 듣고 유재석의 역량이 가장 잘 드러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고민한 끝에 '플레이유'를 만들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유재석은 듣자마자 '재밌을 것 같다'라고 하더라. 2시간 동안 라이브로 진행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있었지만, 새로운 시도이기 때문에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자신의 리얼한 감정을 보여드리고자 제작진에게 모든 걸 믿고 맡겼다"라며 돈독한 모습으로 훈훈함을 안겼다.

김노은 PD는 유재석과 함께하게 된 이유에 대해 "포맷을 보면 아시겠지만 2시간 동안 스튜디오가 아닌 미션을 하면서 오디오를 다 채워야 했다. 사실 이 부분을 소화할 수 있는 연예인이 많지 않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유재석만 가능하다. '플레이유'에 최적화된 출연자인 것 같다"라고 칭찬했다.

그는 "매 회차마다 유재석이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당황하는 순간들이 나올 때마다 시청자 '유(you)님'들과 소통을 자연스럽게 하더라. 자신이 고민되는 부분이 있으면 항상 투표를 한다. 예능적으로 잘 살리는 걸 보면서 감탄하는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김노은 PD는 제작 과정에서 큰 부담감을 느꼈지만, 유재석의 믿음 하에 자신감을 되찾았다. 그는 "라이브로 녹화 현장이 공개되는 게 처음이라 잠이 오지 않을 정도였다. 그때마다 유재석이 있었기 때문에 큰 의지가 됐다. 지금도 믿으면서 제작에 나서고 있다"라고 말했다.

플레이유

'플레이유'의 중점 포인트는 '집단지성의 힘'으로 미션을 해결하는 것. 라이브에 참여한 플레이어들은 실시간 채팅과 투표로 다채로운 의견들을 쏟아내며 유재석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포인트들을 척척 찾아낸다. 미션과 소통 모두에 익숙해진 유재석 역시 도움이 필요한 순간, 적절한 타이밍마다 아이디어를 요청해 찰떡 호흡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노은 PD는 "제작진으로서는 생방송이라는 게 긴장이 된다. 그럼에도 이를 선택한 것은 리스크가 있지만 날것의 맛이 있기 때문이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사고를 내시지 않다는 100%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악플 같은 경우는 후반 작업으로 관리하고 리스크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만들어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시간 댓글 모니터 같은 경우에는 모니터 요원이 붙는다.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악플은 블라인드 처리를 해서 다른 유저들에게 보이지 않도록 하는 중이다"라며 "리스크가 있지만 시청자 분들이 '나도 참여한다'라고 느끼는 게 가장 큰 메리트 같다. 그래서 일부러 이 방식을 고집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매 방송마다 유재석의 소속사 대표 유희열이 실시간 채팅에 등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노은 PD는 "예상을 못했는데 실제로 들어오셨다. 댓글을 꽤 남겨주셔서 본방에 사용을 많이 했다. 앞으로도 계속 참여하시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김노은 PD는 타 예능프로그램과의 차별점으로 '시청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방송'을 언급했다. 그는 "'플레이유'는 채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콘텐츠다. 미션의 성공·실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시청자분들이 더 큰 몰입감과 성취감을 느끼시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비슷한 포맷의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과 다르다며 "'마리텔'은 출연자가 준비한 콘텐츠가 중점이다. 반면 '플레이유'는 제작진이 마련한 맵에서 유재석과 시청자가 같이 미션을 해결한다. 시청자의 능동성이 좀 더 커졌다"라고 이야기했다.

플레이유

2007년 MBC 공채 출신인 김노은 PD는 '황금어장', '일밤' 등의 조연출을 거쳐 2011년 JTBC로 이적했다. 이후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비정상회담', '투유 프로젝트 - 슈가맨2', '아는 형님' 등 다수의 예능프로그램을 연출했다.

지난해 10년 간 몸담았던 JTBC를 떠나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에서 새 출발 하게 된 김노은 PD는 온라인 플랫폼의 장점에 대해 "소재와 형식이 자유롭다. 기존 방송은 시간에 맞춰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데 온라인 플랫폼은 아이템 따라 분량을 조절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라이브에 이어 미션 결과, 그리고 수행 소감까지 재미만 쏙쏙 고른 본편 역시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김노은 PD는 "라이브가 일단 평일 낮에 진행돼서 챙겨볼 수 없는 분들이 많으시다. 그런 분들이 본방을 즐겨주시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채팅창의 아이디도 다 달려서 나간다. 라이브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각도 카메라, 전후 상황을 보게 돼 라이브와 다른 재미가 있다"라며 "방송 공개 시점 일부러 텀을 많이 둔 건 아니다. 준비 과정이 많이 필요했다. 그러다 보니 텀이 길어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김노은 PD는 이번 시즌을 잘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며 "일단 유저분들의 참여 수는 제한이 없을 거다. 너무 많이 들어오셔서 댓글을 읽지 못하는 경우 '슬로우 모드'로 진행된다. 일단 프로그램은 12부작으로 방송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노은 PD는 "아무래도 대중성을 갖기 위해 유재석과 함께 시도했다. 저희도 쌍방향 소통에 대한 고민을 꾸준히 하는 중이다. 시즌1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다른 시도를 내부적으로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플레이유

[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카카오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