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민, '리멤버'를 선택한 이유 [인터뷰]
2022. 10.21(금) 09:00
이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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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이제는 안주할 법도 한데, 배우 이성민은 끊임없이 도전했다. 이번엔 자신의 연배를 훨씬 웃도는 80대 노인이 돼 돌아왔다. 주름진 얼굴이지만 형형하게 살아있는 노인의 눈빛을 볼 때마다 전율이 일어났다. 작품 선택의 이유를 연기 하나 만으로 끝내 증명하고 마는 '믿고 보는' 이성민이다.

26일 개봉되는 영화 '리멤버'(감독 이일형·제작 영화사 월광)는 가족을 모두 죽게 만든 친일파를 찾아 60년간 계획한 복수를 감행하는 알츠하이머 환자 필주(이성민)와 의도치 않게 그의 복수에 휘말리게 된 20대 절친 인규(남주혁)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이성민은 극 중 생애 마지막 복수를 꿈꾸는 필주를 연기했다.

이성민이 '리멤버'를 선택한 이유는 이일형 감독 때문이었다. 앞서 영화 '검사외전'으로 이일형 감독과 호흡을 맞췄던 경험이 이성민을 '리멤버'에 뛰어들게 했다. 이성민은 이에 대해 "저는 개인적으로 감독님을 인간적으로 존경하고 좋아한다. 허물이 없고 친근하다. 매력적이다. '검사외전' 때보다는 많이 성숙해 있고 완성도도 좀 더 무르익은 감독님이 되어 계셨다. 무엇보다 감독님의 여러 가지 생각들을 어렵지 않게 쉽게 설명해주셔서 너무 좋았다"고 이일형 감독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또한 이성민은 80대 노인 필주가 20대 청년 인규와 복수의 길에 동행한다는 설정에 매료됐다고 했다. 이성민은 "일제 강점기를 겪지 않은 아이가 필주와 동행해주는 게 너무 멋졌다"라고 했다.

하지만 의문은 있었다. 왜 자신의 나이와 맞지 않는 80대 노인 역할을 제게 맡겼는지 궁금했단다. 이성민은 "감독님에게 실제 그 나이대 분이 아닌 왜 나를 캐스팅했는지 물어봤다. 젊은 사람이 그 역할을 하면 다른 에너지가 나올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해주시면서 저를 캐스팅하셨다"라고 말했다. 또한 "노인의 연기를 해보는게 잘 하면 배우로서는 매력적인 작업일 것 같았다"라고 '리멤버'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렇지만 80대 노인을 연기한다는 건 여간 부담되는 일이 아니었다. 이성민은 "부담 많이 됐다. 주름을 분장으로 커버한다 해도 실제 그 연세되는 선생님들과 함께 섰을 때 이질감이 들지 않아야 하지 않나. 그 지점을 극복하려고 많이 노력했다"라고 했다. 외형뿐만 아니라 필주의 말투, 움직임을 나이에 맞게 연기하려 집중했단다. 이성민은 "준비를 딱히 적어가면서 한 것은 아니지만 그 텐션을 평소에도 유지를 하다 보니 조금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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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민은 필주가 아르바이트를 할 때와 복수를 할 때의 모습에 구분점을 주려 했단다. 이성민은 "아르바이트 할 때 필주는 유쾌한 '인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이후에는 필주의 사연이 나오지 않나. 필주는 일제 강점기 때부터 군인을 했었고, 베트남전에도 참전을 했다. 그런 것들을 베이스에 깔고 연기를 하다 보니 눈빛이 달라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필주의 복수 이유에 대한 깊은 이해가 이성민의 연기에 방점을 찍었다. 이성민은 "역사적인 책임감 때문이 아니라 가족에 대한 복수이지 않나. 아버지와 어머니, 형, 누나를 그렇게 만든 사람들이 60년 동안 살아있음이 그에게는 너무나도 고통스러웠을 거다. 복수를 가슴에 품고 살아왔지만, 가족들 때문에 실행하지 못한 거다. 그러다가 아내가 죽고 자신의 기억이 다 돼 가기 때문에 복수의 길을 실행하기로 결심한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성민은 "만약 필주처럼 그렇게 가족을 잃었고, 복수를 60년 동안 담고 있었다면 저도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기 때문에 필주 캐릭터에 공감을 했다"라고 했다.

이성민은 80대 노인의 모습을 하고 액션까지 소화해야 했다. 나이에 맞게 액션의 속도를 변경하다 보니 꽤 어려움이 있었다고. 이성민은 "우리는 액션 하면 빠르게 하는 거에 익숙해져 있지 않나.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는 속도를 절반 이상 줄여서 해야 하다 보니 생각보다 힘들었다"라고 했다. 이어 이성민은 "무술팀 친구는 자기가 이때까지 했던 것 중에 제일 힘들었다고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이성민은 인규를 연기한 남주혁의 노고를 높이 샀다. 이성민은 "필주 이야기에 몰입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게 인규 캐릭터인 것 같다"면서 "인규가 필주의 복수에 발을 담고 끌려가고 동참하는 과정에 대한 설득력을 남주혁이 만들어낸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이성민은 "남주혁이 젊은 세대의 평범하고 보편적인 면을 잘 소화한 것 같다. 그가 보여주는 리액션이 저는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묘한 게 큰 기의 잘생긴 애가 평범함을 연기하는 게 신기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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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민은 '리멤버' 개봉을 앞두고 "영화를 준비할 때도 개봉할 때 되면 '또 이 이야기야?'라는 말이 나올까 봐 걱정했다"라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걱정되기는 하지만, 영화를 통해 이성민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분명했다.

그는 '리멤버'의 메시지를 "그 시대의 겪은 할아버지의 기억과 그걸 공감하는 젊은 아이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시대를 겪은 어른들에 공감하고 존중하면서 살아가는 게 우리의 방향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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