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인 동시에 경영진' 후크 이선희의 아이러니 [이슈&톡]

이선희는 왜 '이승기 0원 사태'에 책임이 있는가

2022. 12.04(일)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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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가히 국민 가수들의 만남이다. 가수 이선희가 '불후의 명곡'에 출연, 패티김을 자신의 스승이자 롤모델이라며 존경심을 표했다. 이른바 '이승기 0원 사태'가 제기되기 전 진행된 녹화지만 이날 전파를 탄 이선희의 발언이 아이러니하게 다가오는 건 왜 일까.

이선희는 3일 방송된 KB2 ‘불후의 명곡’ 패티김 특집에 출연했다. 패티김은 은퇴 후 10년 만에 무대를 꾸몄고, 이선희는 꽃다발을 들고 깜짝 등장했다. 패티김은 이선희의 출연을 사전에 알지 못했는지 반가워하며 "노래를 제일 잘하는 가수"라고 덕담을 건넸다.

이선희도 화답했다. 패티김과의 인연은 데뷔인 1984년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이선희는 "그때부터 선배님을 쭉 존경해왔다. 가수로서 선배님들과 무대를 서는 자리가 많았는데 가장 많이 무대를 한 선배님"이라며 "선배님이 무대에 부르시면 언제든 같이 갔고 제가 따라서 한 게 정말 많았다. 제 롤모델이셨으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선배님의 존재 자체가 늘 고마웠다. 많은 선배님이 있고 각기 다른 길을 보여주시는데 제 성향에 선배님의 길이 잘 맞았다. 정말 저렇게 하고 싶다고 생각이 들게 한 멋진 선배님이다. 그리고 정말 저를 많이 아껴주셨다. 대기실에 오셔서 조언을 해주셨다. 언제나 감사했다”라고 존경을 표했다.

이선희의 발언은 '불후의 명곡' 출연이 단순히 선배를 위한 예우 차원을 넘어 진심임을 느끼게 했다. 가요계에서 40년 가까이 유지한 인연의 소중함이 남다르게 다가왔을 터. 이를 본 시청자들이라면 누구나 이선희와 이승기의 관계를 떠올렸을 것이다.

두 사람은 이승기가 10대인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승기를 처음 본 날 그에게 후광이 보였다'는 이선희는 이례적으로 직접 후배를 발굴했다. 그러나 세간에 알려진 것 처럼 이승기는 현재 이선희와 함께 몸 담고 있는 후크엔터테인먼트(후크)와 전쟁을 벌이는 중이다.

이들에게 후크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이승기는 데뷔 시절부터 현재까지 후크와 함께 했고 이선희는 후크가 초록뱀 미디어로 인수되기 전까지 후크의 아티스트로, 경영진으로 활동했다. 특히 이선희는 후크의 전신인 회사에서 대표직을 역임했고, 후크에서는 오랜 시간 사내 이사를 지냈다. 구체적인 경영 업무는 실무진이 진행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이선희가 핵심 경영진이었다는 사실은 현 사태에 대한 이선희의 책임이 분명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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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이선희가 아티스트 활동 정산 외에도 경영진으로서 후크의 수익을 챙겼다면 책임의 크기는 더욱 커진다. 앞서 후크의 권 대표는 초록뱀에 후크의 지분 100%를 440 억원에 양도하는 과정에서 167억 원에 달하는 지분을 전 직원에게 무상 증여한 바 있다. 이는 엔터계 경영진의 대표적 모범 사례로 회자되곤 했지만, 정작 뚜껑이 열린 후크의 민낯은 알려진 것과 달랐다.

이선희는 소속 아티스트 가운데 가장 많은 26억 원을, 이승기와 이서진은 각각 15억 원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이승기가 이선희 다음으로 가장 오래 후크에 소속된 스타임에도 불구 이서진과 같은 지분을 받은 것에 대한 불만이 컸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스톡 옵션 등 호재로 인한 혜택의 경우 사내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는 이들, 공헌도가 우선시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초록뱀이 후크를 자회사로 인수한 배경에는 이승기의 높은 매출액에 기인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서진 역시 만만치 않은 매출액을 올리지만 이승기의 소속 아티스트 중 가장 높은 편이다. 방송부터 광고, 가요계까지 다방면에서 자리를 잡은 덕이다. 이선희는 "(이사직은) 서류상 등재일 뿐"이라는 소속사의 해명 뉘앙스와 달리, 후크와 초록뱀의 경영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이선희는 지난 7월 초록뱀 미디어의 주식을 8만 3440주를 늘리며 초록뱀의 주요 주주가 됐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 이선희와 이승기의 '불가피한 관계 변화'다. 시간에 걸쳐 초록뱀 주식을 매수한 이선희에게 후크를 상대로 정산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한 것은 물론 전속계약 해지를 요청한 이승기는 후크의 주요 IP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변모했다. '가족 같은 스승과 제자' 관계가 일찌감치 끝났음을 의미한다는 얘기다.

패티김과 가장 많은 무대를 섰고, 늘 조언을 받았다는 이선희. 정확히 이승기에게 그가 그러한 존재가 아니었을까. 물론 자본의 논리에서 '스승과 제자의 도리를 다 해야 한다'는 주장은 현실과 이질감이 있다. 그러나 경영진으로서의 책임은 경우가 다르다. 적어도 가수 활동과 관련해서는 한 푼도 받지 못했다는 이승기의 주장엔 신빙성이 있어 보이고, 후크 경영진의 '호화 법인 카드 파티' 정황 또한 이를 뒷받침한다.

후크의 핵심 경영진으로 자리했고, 모회사 초록뱀의 주요 주주인 이선희. 침묵하는 그에게 묻는다. 정말 이 모든 사태에 어떤 책임도 없다고 단언할 수 있는가.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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