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총괄 프로듀서가 벌인 ‘SM 인수 대전’이 하이브와 카카오의 협상 타결로 종결된 가운데, 과정의 승자가 이수만 전 총괄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가요계에 따르면 이 전 총괄은 SM 인수 대전 과정에서 하이브에 자신이 가진 SM 지분 14.8%를 넘기면서 현금 4228억 원을 챙겼다. 주당 12만 원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경영권 분쟁이 수면 위로 떠오른 지난해 11월까지 SM의 주가가 6만 원 선에 형성돼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큰 이득을 봤다.

잔여 지분(3.65%)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는데, 하이브는 앞서 이 지분과 관련해 이 전 총괄의 풋옵션(특정 시기에 미리 정한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 행사를 받기로 했다.

이 전 총괄은 보유하고 있던 SM의 자회사 드림메이커와 SM브랜드마케팅 지분도 하이브에 700억 원에 넘겼다. 또한 하이브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사업에 10년간 100억원 지급 등을 약속했다.

하이브가 SM 인수 절차를 중단한 만큼 해당 계약에 대한 조율이 필요해 보이지만, 이 전 총괄 개인적으로는 불리하지 않은 계약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전 총괄은 이번 SM 사태로 5000억원 가량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금전적 실익을 얻은 것은 분명하지만, K팝 시장에서 프로듀서로서의 입지는 좁아졌다. 하이브와 국내 3년간 국내 연예 매니지먼트 및 프로듀싱을 금지한다는 조항을 넣어 계약했기 때문, 해당 조항에 대한 수정 없이는 능력 발휘를 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지난 2019년 홍콩에 설립한 개인 회사 ‘CT 플래닝 리미티드’(CTP)를 통한 활동을 이어갈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또 기존 명성을 이용, 중동 지역이나 동남아 지역에서 대중음악 관련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이름을 따 만든 SM과 척을 지게 된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자신의 처조카인 이성수 SM 공동 대표가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스크래치가 났고, 이 과정에서 현 SM 고위 직군을 포함해 상당 직원들 역시 이 전 총괄과 뜻을 달리하게 됐다.

이 전 총괄이 평생을 바쳐 만든 SM이라는 로열티, SM타운이라는 패밀리쉽 모두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 엔터 관계자는 “K팝 시장에서 SM엔터가 가지는 의미와 상징성이 무너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