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남이' 박성광 "코미디언이 감독을? 편견 깨고 싶어요" [인터뷰]
2023. 03.20(월) 17:49
웅남이, 박성광
웅남이, 박성광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첫 장편 연출에 도전하게 된 박성광 감독이 자신의 목표를 들려줬다.

22일 개봉하는 '웅남이'는 인간을 초월하는 짐승 같은 능력으로 국제 범죄 조직에 맞서는 웅남(박성웅)이의 좌충우돌 코미디. '욕' '슬프지 않아서 슬픈' 등 단편 및 저예산 영화만 만들던 박성광 감독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장편 상업 영화다.

직접 만나본 박성광 감독은 자신의 입봉작 공개를 앞두고 매우 긴장한 모습이었다. "잠을 요즘 통 못 잔다. 일찍 일어나는 편이 아닌데 눈만 뜨면 영화 생각만 난다. 늘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고 운을 뗀 박성광은 "심지어 시사회 때는 도망가고 싶었을 정도로 부담됐다. '즐기자' '긴장하지 말자' 몇 번을 되뇌었는데 아쉬운 장면들이 계속 눈에 밟히더라. 봉준호 감독님도 자신의 첫 작품을 보다 중간에 나갔다고 하신 적이 있는데 같은 기분이었다. 어떻게 보셨을까 하는 마음에 자리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성광은 부담감으로 인해 탈모까지 겪었다고 고백했다. '괜찮다' '감독은 다 힘든 거다'라며 자신을 위로했지만 본인도 모르게 체력적 부담이 찾아온 것. 그는 "영화를 만들 당시 '개승자'와 '컬투쇼'에 고정 출연 중이었는데, 개그가 잘돼야 한다는 생각에 이 둘은 절대 포기할 수 없겠더라. 제작사 측에 양해를 구하고 이 두 개만 일주일에 한 번씩 출연했다. 다만 영화 촬영지는 통영이었기에 상암과 통영을 왔다 갔다 하며 작품을 촬영했다. 그 생활을 몇 개월 이어가다 보니 몸이 이상해졌다. 뒷머리에 구멍이 생긴 것은 물론 탈장까지 겪으며 촬영에 임했다"라고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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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박성광이 나아갈 수 있었던 건 든든한 배우 라인업이 만들어내는 묵직한 에너지 덕분이었다. 박성웅을 비롯해 최민수, 이이경, 염혜란, 오달수, 윤제문 등 명품 배우들이 스크린을 가득 채우며 힘을 실어준 것.

이중 가장 먼저 '웅남이' 출연을 결정지은 건 주인공인 박성웅이었다. 무려 12년 전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시나리오가 미완성인 상태임에도 함께하겠다고 약속해 줬다고.

박성광은 "제작사를 통해 박성웅 형님의 스케줄이 마침 비었다는 걸 알게 됐는데 당시 시나리오가 부족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때를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형님을 생각하며 썼다. 상업 영화다'라며 대본을 전달했다. 무척 좋아하시면서 읽어본 다음에 빠른 시일 내에 회신 주겠다고 하시더라. 그런데 며칠 동안 연락이 안 왔다. 거절인가 싶어 사무실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4일째에 연락이 왔다. '대본이 많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하셔서 올 게 왔구나 싶었다. 그래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렸는데, 수정을 함께 해보면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름 올려라라고 하시더라. 반전이었다. 그때부터 막히던 길이 확 뚫리고 오던 비도 그쳤는데 정말 환상처럼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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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향한 애정 역시 박성광이 나아갈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였다. 평생 편견과 싸워야겠지만 코미디 말고 영화로도 대중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걸 증명해 내고 싶단다.

"사람들이 '영구와 땡칠이'나 '우뢰매' 같은 작품을 만드는 거 아니냐고 했을 때 많은 상처를 받았어요. 전 그런 작품을 보며 감독의 꿈을 꿨거든요. 코미디언이 영화를 만든다 하면 '정통이 아니'라는 편견이 있는 것 같아요. 코미디언이 만든 영화라 '가볍진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어요."

"이런 편견들을 이겨내는 게 지금 나의 가장 큰 고민"이라는 박성광은 "대중에게 과연 어떻게 보일지가 가장 궁금하다. 인플루언서 분들을 데려다 간단히 시사회를 진행했는데 확실히 호불호가 갈리더라. 예상은 했다. 하지만 그렇게 부딪혀야 편견이 깨지던 없어지건 할 수 있다 생각한다. 나도 그랬다. 코미디언이라는 이유로 제작이 몇 번이나 엎어졌고 이로 인해 자격지심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직업을 숨기고 싶진 않았다. 코미디언으로서 나름 자부심이 있기에 이 직업으로 인정받고 싶다. 코미디언도 코미디 외 다른 것으로 즐거움과 웃음을 줄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 영화 감독을 꿈꾸는 다른 후배 코미디언들에게 좋은 이정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웅남이문화산업전문회사 / CJ C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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