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엄마' 이도현, 더 화려히 만개할 꽃 [인터뷰]
2023. 06.14(수) 07:10
나쁜엄마 이도
나쁜엄마 이도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쉼 없이 달려온 6년간 연기력과 화제성을 모두 인정받으며 더할 나위 없는 커리어를 완성해냈으나 여전히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한층 더 발전하길 갈망하고 있었다. 잠깐의 휴식 후 제대로 만개할 30대의 이도현이 지금보다 더 기대되는 이유다.

최근 종영한 JTBC 수목드라마 ‘나쁜엄마’(극본 배세영·연출 심나연)는 자식을 위해 악착같이 나쁜 엄마가 될 수밖에 없었던 영순(라미란)과 아이가 되어버린 아들 강호(이도현)가 잃어버린 행복을 찾아가는 감동의 힐링 코미디. 극 중 이도현은 뜻밖의 사고로 기억을 잃고 일곱 살 지능의 아이가 된 검사 최강호 역을 연기했다.

성인인 배우가 일곱 살 지능의 인물을 연기하는 건 쉽지 않은 일. 자칫 잘못하면 연기가 과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 이도현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었다. "연기를 하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30대의 강호와 일곱 살의 강호가 같은 사람이라는 것"이라고 운을 뗀 그는 "시청자들이 어떻게 하면 괴리감을 느끼지 않을까가 해결해야 할 첫 번째 숙제였다. 기억을 잃었을 뿐이지 다른 사람은 아니지 않냐. 일곱 살보다 더 어린 모습도 연기해 보고, 조금 나이를 먹은 초등학생처럼 행동하기도 해보면서 감독님과 차근차근 수위를 조절해 나갔다"라고 최강호를 그려나간 과정에 대해 들려줬다.

"되게 다양하게 생각하려 노력했고, 기본 테이크도 많이 갔어요. 최소 네다섯 번은 갔던 것 같아요. 감사하게도 감독님이 다양하게 도전해 보게끔 기회를 많이 주셨고 그렇게 해보다 답을 주시면 그 톤으로 맞춰 가려 했어요. "

이어 섬세한 눈빛 연기의 비결에 대해선 "감독님이 잘 잡아주신 덕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겸손히 답하면서 "욕심이 많은지라 촬영 전에 연기를 많이 해보는 편인데, 오히려 표현하지 않으려 할 때, 오롯이 그 순간에만 집중하려 할 때 더 잘 표현되는 것 같더라. 뭔가를 보여주려 의도하면 더 안 보였다. 그런 걸 경험하면서 비워내는 법을 배우게 됐고 카메라 안에 담아내려 노력했다. 사실 방송에 나가기 전까진 모든 게 감독님의 선택에 달려있지 않냐. 그런 면에서 잘 캐치해 주셔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지 않았나 싶다"라고 설명했다.

연기를 하며 어려웠던 부분은 없었을까. 이도현은 "아이들, 예진(기소유)이와 서진(박다온)이와 촬영할 때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고 농담 반 진담 반의 답변을 건네며 "순수한 아이들과 함께 촬영하니 일곱 살의 강호가 더 어려지는 것 같더라. 조카들과 놀아주다 보면 자연스럽게 어린 것처럼 꾸며서 말하지 않냐. 애들이 장난을 치는데 나도 모르게 이걸 받아치게 되다 보니 순간순간 '이래도 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다만 감독님께서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땐 진짜 친구처럼, 아이처럼 지내도 된다 하셔서 믿고 촬영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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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도현의 노력 덕분일까. '나쁜엄마'는 '무거운 드라마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공식을 깨고 당당히 국내를 넘어 해외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물론, 넷플릭스 전체 순위 7위·비영어 순위 3위에 오르기도 한 것. 특히 '더 글로리'의 대성공 이후 연달아 터진 홈런이라 더 기쁠 수밖에 없었다.

이도현은 "짧은 시간 동안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어 너무나 감사하다"라는 소감과 함께 "일단 해외에 있는 친구까지 내가 한 작품을 언급한다는 게 놀라웠다. 해외에 있는 친구가 사인 요청을 받았다는 얘길 듣는데, '이 정도로 잘 됐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신기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다만 세계적인 인기와는 별개로 여전히 매 작품이 끝날 때마다 큰 아쉬움을 느끼고 있는 중이라고. "항상 모니터링할 때마다 '왜 저렇게 했을까' 후회가 남는다"라는 그는 "이렇게 해볼걸, 저렇게 해볼 걸 하는 순간들이 많다"라며 주로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더 글로리' 때 스스로를 질책하는 게 피크를 찍었던 것 같아요. 파트1이 끝나고 파트2를 기다리고 있는 와중에 제 모습을 보는데 여태까지 제가 한 게 다 이상하다고 느껴질 정도였어요. 애매하고 색깔이 없는 느낌이었어요. 그땐 제가 뭘 잘했길래 칭찬을 받는지 이해가 안 됐어요."

다행히 이런 우려는 라미란의 조언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 이도현은 "이런 고민들을 라미란 선배님께 솔직하게 말씀드렸는데, '물이 넘칠 것 같으면서도 넘치지 않게 연기하는 게 잘하는 것이고 어려운 것'이라고 말씀하시더라. 이후 감독님께도 이런저런 얘기를 들으며 수궁하게 됐고, 그때부터 받아들이는 자세가 생겼다. 그전까진 아쉬움만으로 가득했다면, 지금은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이 있어야 배우로서 롱런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스스로를 돌보고 있는 중이다.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어, 다음부턴 같은 실수는 하지 말자'라며 스스로를 다독이는 편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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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더 글로리'와 '나쁜엄마'를 기점으로 인생의 큰 변화를 맞은 이도현은 곧 또 다른 변곡점을 만나게 될 예정이다. 30대를 앞둔 1995년생으로 조만간 입영해야 하는 의무를 지니고 있기 때문. 의도치 않게 짧지 않은 공백기를 갖게 될 그이지만, 이도현은 입대가 전혀 걱정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도현은 "물론 아쉽지만, 크게 아쉽지도 않다"면서 "옛날부터 군대에 가고 싶다는 욕심이 많았다. 군대에 가서 할 수 있는, 군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이 분명 있을 거라 생각하기에 앞으로 내 연기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거라 본다. 다양한 결의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고, 그들의 인생과 장점들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또 "시기적으로도 적절하다고 본다"는 그는 "지난 4~5년 동안 쉬지 않고 내가 출연한 작품이 계속 나왔는데, 보시는 입장에선 물릴 수도 있다 본다. 그런 면에서 군대라는 존재가 내가 쉴 수 있는 공간이자, 시청자분들이 쉴 수 있는 기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답변의 이유를 설명하면서 "전역 후 맞을 30대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예전부터 빨리 늙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남성미는 서른 중후반부터 나온다고 하지 않냐. 아직까진 소년에 가까운 이미지만 보여드려왔는데, 전역 이후엔 '이도현도 남자였네'라는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라며 웃었다.

끝으로 이도현은 '나쁜엄마'가 본인에게 어떤 의미였냐는 물음에 "나라는 나무에서 새로운 가지가 뻗힌 느낌이다. 이전엔 연기가 나에게만 갇혀있었다면, '나쁜엄마'를 통해선 연기하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큰 배움의 시간이었다. 이젠 이렇게 뻗힌 가지에 물을 잘 줘서 꽃을 피울 때가 아닌가 싶다"라고 답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위에화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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