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2’ 최승현, 불쾌할 수밖에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2023. 07.06(목)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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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지난 29일 국회에서 흥미로운 법안이 하나 의결되었다. 마약 김밥, 마약 떡볶이, 마약 치킨 등 식품이나 음식점 명칭에 ‘마약’ 용어 사용을 자제하도록 권고하는 법안으로, ‘중독될 만큼 맛있거나 좋다’는 의미가 있는 표현이긴 하나 일상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됨으로써 청소년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등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본질적인 대처방안과는 거리가 멀어 헛웃음이 나오긴 하지만, 최근 마약 사범의 연령대가 청소년까지 확대될 정도로 마약류 관련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현실을 새삼 자각하게 만드는 법안임은 분명하다. 요 몇 년간 만들어진 영상매체에서 마약이 범죄 소재로 등장하는 빈도수 또한 상당히 높다. 심지어 2022년 방영한 웹드라마 ‘소년비행’은 10대 청소년들이 대마밭에서 대마를 키운다는 충격적인 설정을 지니고 있다.

즉, 대중의 심리와 밀착하여 움직이는 대중문화의 특성을 상기하면 단순히 드라마적 상상력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그만큼 마약이 우리의 현실 깊숙이 침투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기에 연이어 터진 유명 스타들의 마약 투약 사건까지 더해지니 사회적 경각심이 커질 대로 커지는 건 당연지사.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와 상관없이, 자기만의 행보를 보인 곳이 있다. ‘오징어 게임 시즌2’(이하 ‘오징어 게임2’)다.

아이러니하게도 국회에서 ‘마약’ 용어 사용을 자제하자는 법안이 결의된 29일, ‘오징어 게임2’가 추가로 공개한 캐스팅 라인업에 하필, 그룹 ‘빅뱅’ 출신의 ‘탑’이자 배우 ‘최승현’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 그는 지난 2016년 자택에서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기소되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물론 영원히 자숙하라는 건 아니며, 주지훈이나 하정우 등과 같이 유사한 전력을 가졌음에도 활동을 재개한 이들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최승현이 여전히 대중의 공분을 사고, 그의 복귀가 여전한 반감을 일으키는 데에는 다른 맥락의 이유가 있다. 청소년을 비롯하여 수많은 젊은 대중에게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아이돌 가수로서, 절대 짓지 말아야 할 죄목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도 문제인데 진짜 문제는 그 후에 보인 태도다. 마땅히 가져야 할 반성의 무게, 대중이 용인할 수 있을 만큼의 진정성이 그의 모습에서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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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오징어 게임2’로 복귀한다니.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K드라마의 힘을 보여주며 한국 콘텐츠의 저력을 다시 한번 각인시켜 준 것으로, 관련 제작진이나 출연한 배우에게뿐 아니라 한국 대중에게 더없이 각별한 작품이다. 시즌2가 제작된다는 반가운 이야기에 갑자기, 대중으로선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해 충분한 반성의 시간을 치렀다 생각되지 않는 최승현이 합류한다는 소식이 더해진 것이다. 고조된 기대감에 냉수를 끼얹은 격이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안 그래도 얼마 전 한 유명 배우의 마약 상습 투약 사건으로 몇몇 작품이 적지 않은 피해를 본 사례가 있었다. 혹여, 문화에 있어 한국의 ‘국격’을 올려준 것이나 다름없는 성과를 보여준 ‘오징어 게임’이 시즌2에서 오명을 쓰고 폭락하지나 않을까 우려마저 된다. 물론 이 모든 게 사람들의 지나친 오지랖, 기우일 수 있고 그저 과도한 불쾌감의 표현일 수 있다.

“얘, 우리가 일반인이랑 같니? 입고 먹는 게 평민이랑 다르면 스트레스 푸는 방법도 달라야지”
사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불쾌한 우려가 현실이 되느냐 마느냐가 아니다. 현재 뾰족한 시선을 보일 수밖에 없는 대중의 심정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셀러브리티’의 나오는 대사처럼, 명백한 범죄인 마약 투약이 유명세를 등에 업은 이들에겐 하나의 권리처럼 이루어지고 있는 현 사회의 실상이 한없이 불쾌하고 불안한 것이다. 이게 결국 우리 사회 곳곳에 암적인 영향을 끼칠 테니까.

사람들은 이제 마약의 ‘마’ 자만 들어도 진저리가 나며, 마약사범의 이야기는 범죄물에서 소탕되어야 할 대상으로만 등장하면 좋겠다. ‘마’자라면 ‘범죄도시3’에서 마약 관련 범죄를 시원한 타격감으로 소탕해 준 마석도 형사의 ‘마’만 기억하고 싶다. 그러니까 최승현을 향한 반감은 단순히 그가 마약사범이어서가 아니다. ‘셀럽’답게 굴지 않은 그의 태도가, ‘셀럽’이라는 이유로 그에게 주어진 힘의 흐름을 타고 일으킬 악효과 때문에 빚어진 공분인 게다. 안타깝게도, ‘오징어 게임2’ 제작진이 간과한 부분이라 하겠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넷플릭스 공식SNS,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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