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조장? '나혼자산다'는 억울하다 [이슈&톡]
2023. 12.06(수) 07:00
MBC 나 혼자 산다 10주년 기자간담회
MBC 나 혼자 산다 10주년 기자간담회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최근 방송 10주년을 자축한 '나 혼자 산다'가 또 다시 "저출산의 원인"이라는 정치권의 일방적인 공격을 받았다.

5일 국회 인구위기특별위원회 위원인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국내 출산율 저하 현상에 대해 이야기하며 '나 혼자 산다' 및 여러 드라마를 언급했다.

서 의원은 "합계 출산율 0.7은 1년 전보다 0.1명이 줄어든 역대 최저치로서 그야말로 벼랑 끝에 몰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혼인율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지만 출산을 기피하는 사회 풍조가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방송사 프로그램 편성에 변화가 필요하다. 온통 '나 혼자 산다', 불륜·사생아·가정 파괴 등의 드라마가 너무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제라도 좀 더 따뜻하고 훈훈한 가족 드라마를 좀 많이 개발하셔서 사회 분위기 조성에 방송사도 기여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발언했는데, 그의 발언이 기사화되면서 시청자들의 반발 여론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첫 방송을 시작한 '나 혼자 산다'는 10년의 세월 동안 수많은 스타들이 '나 혼자 산다'를 통해 각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공개해 왔다. 이제는 MBC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으면서 전국민이 사랑하는 예능으로 거듭나고 있다.

하지만 '나 혼자 산다'는 그간 혼자 사는 사람들의 삶을 미화하고 비혼을 장려한다는 정치권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당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었던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인식이 바뀌어야 된다. 제가 어떤 프로그램을 흉보는 거는 아니지만 '나 혼자 산다'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고 들었다. 혼자 사는 것이 더 행복한 걸로 너무 인식이 되는 것 같다"라고 발언했다. 결혼과 출산이 행복하다는 인식이 생길 수 있도록 모든 언론, 종교단체, 사회단체가 캠페인을 열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지난 7월에는 인구감소대책국민운동본부 강국창 회장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 혼자 산다'와 같은 TV프로그램과 언론이 젊은층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게 만든 주범"이라며 "젊은 층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혼자 사는 상황을 아름답게 꾸미는 방송과 언론 탓이 크다. 혼자 살기가 유행처럼 번져 결국 인구 소멸로 이어진다"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정작 이러한 정치권의 주장에 대한 실제 시청자들의 반응 사이에서는 괴리가 있었다. 이날 서 의원의 발언을 접한 누리꾼들은 '나 혼자 산다'에 대해 "여러 형태의 삶 중 '혼자 사는 삶'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오히려 혼자 사는 사람으로서 느끼는 외로움, 어려움 등도 가감 없이 보여주는 등 비혼을 '미화'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라는 지적을 이어갔다.

10년 전 '나 혼자 산다'는 독신 남녀와 1인 가정이 늘어나는 세태를 반영해 혼자 사는 유명인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 형태로 담겠다는 기획 의도를 가지고 출발했다. 당시에도 이미 비혼은 하나의 사회 현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던 바, 하나의 '현상'을 조명해 비추는 것에 불과한 예능에게 비혼을 '조장'한다는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오히려 시대 흐름에 발맞추지 못한 분석이 아닐까.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신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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