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현 감독 "'파묘' 천만 돌파, 기쁨과 부담 공존" [인터뷰]
2024. 03.24(일) 14:29
파묘 장재현 감독
파묘 장재현 감독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올해 첫 천만 영화를 기록한 ‘파묘’의 장재현 감독이 흥행 소감과 영화를 사랑해준 관객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23일 ‘파묘’가 개봉 32일째인 24일 오전 8시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 누적 관객수 1000만1642명을 기록하며 올해 첫 천만 영화의 탄생을 알렸다.

‘파묘’(감독 장재현)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다. ‘파묘’는 개봉 이후 엄청난 흥행세로 올해 첫 천만 고지를 넘은 영화가 됐다. 장재현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력과 배우들의 호연, 미술, 시각 효과, 음악 등 여러 요소들이 시너지를 일으키며 천만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N차 관람 열풍을 탄 ‘파묘’는 오컬트 장르 영화로는 처음으로 천만 관객을 달성하게 됐다.

장재현 감독은 천만 소감으로 “항상 손익 분기점만 넘기자라는 마인드로 영화를 만든다. 감독 입장에서는 영화를 완성하고도 항상 아쉬운 것만 보인다”면서 “처음엔 많이 어벙벙했는데 배우, 스태프들이 모두 좋아하니까 저도 좋다. 주변에서 이런 시간이 평생 또 오지 않을 수 있다고 해서 매일매일 감사한 마음으로 즐기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렇지만 기쁜 만큼 부담감도 느끼고 있다고. 장재현 감독은 “다음 작품이 공개됐을 때 전작보다 아쉽다고 하면 어떡하나라는 걱정을 한다. 사실 영화를 관객수 생각하고 만들지 않는다. 새롭고 완성도 있는 영화를 만드려고 하는 것뿐이다. 보상 심리라던가 그런 걸 느낄 겨를이 별로 없다. 기쁨과 부담이 공존하는 타이밍이다”라면서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장재현 감독은 흥행의 이유로 배우들을 꼽았다.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 이도현뿐만 아니라 단역 한 명까지 제 역할을 해준 배우들이 있었기에 천만도 있었다는 장재현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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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장재현 감독은 ‘파묘’의 흥행으로 대중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됐다고 했다. 장재현 감독은 “‘파묘’가 대중성을 장착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제 기준으로는 앞부분은 대중적이고 뒷부분은 마니악하다고 생각했다. 마니아 분들이 뒷부분을 더 좋아해 줄 거라고 생각했다. 앞부분은 이 영화를 기대하고 왔던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라고 생각했다”면서 “절대 관객들을 판단하지 않으려 한다. 내가 너무 대중과 마니아를 나눠서 생각했다는 걸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특히 ‘파묘’의 가장 큰 흥행 동력은 영화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을 관객들이 서로 공유하면서 입소문을 탔기 때문이다. ‘파묘’에 대한 해석들이 아직 영화를 관람하지 않은 대중에게 큰 호기심을 자아냈다. 이에 대해 장재현 감독은 “영화를 재밌게 봤으니까 영화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 파고들지 않나. 저는 그걸 의도하고 만들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제일 중요한 건 영화를 볼 때 관객들이 느끼는 감정이다”면서 “저는 해석하게 하려고 하지는 않았지만, 관객분들이 재창조하고 뭔가 알아내려고 하는 게 행복하다. 그럼 영화의 생명력이 길어지니까”라고 했다.

이어 장재현 감독은 “저도 관객들이 어디까지 알아냈는지 모른다. 서사적인 밀도도 그렇지만 화면의 밀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디테일을 많이 하려고 한다. 캐릭터, 서사에 도움이 되는 걸 선택을 해서 그걸 장면에 채우려고 하다 보니까 이스터에그처럼 느껴지는 거다. 그냥 밀도를 높이다 보니까 관객들이 이스터에그를 알아내려고 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지극히 한국적인 정서를 다룬 작품이지만, 예상외로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말레이시아에서는 역대 한국 영화 흥행 1위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장재현 감독은 “처음엔 한국 사람만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과거에 대한 정서를 안 도드라지게 하려고 했다. 95퍼센트 정도는 장르적인 재미를 끌려고 했다. 장르적인 재미와 새로움을 좋아해 주는 것 아닌가 싶다”라고 해외 인기 요인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파묘’는 소재와 이야기 전개 때문에 개봉 이후 반일 영화 혹은 항일 영화라는 프레임이 씌워지기도 했다. 특히 영화 ‘건국전쟁’ 감독은 대놓고 ‘파묘’를 “반일주의 좌파영화”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장재현 감독은 “저는 이 영화를 하면서 어떤 나라에 포커싱을 절대 두지 않으려고 했다.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이 저의 영화적인 성장에 큰 원동력이었기 때문에 (일본 문화를) 존중한다. 저는 ‘파묘’가 반일이라고 생각을 절대 안 한다”면서 “저는 피 묻은 우리나라 땅에 집중하려고 했다. 어떻게 보면 뭔가를 겨냥한 적대감은 영화에 최대한 안 묻히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장재현 감독은 영화가 친일 비판이라는 시각에 대해서는 “친일을 비판한다기보다는 우리나라 땅의 상처에 대한 이야기다. 해방기 때부터 우리나라 땅에 뭔가 고이기 시작하지 않았나. 대한민국 사람들은 웬만하면 다 그렇게 생각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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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현 감독은 ‘파묘’의 흥행이 ‘서울의 봄’에 빚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의 봄’ 흥행이 굉장히 큰 도움이 됐다. ‘서울의 봄’은 흥행 영화 문법이 많이 있는 영화는 아니다. 그래서 관객들을 재단하지 않고 영화를 잘 만드는데 집중하면 되는구나라는 걸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다음 작품에 대해서는 장재현 감독은 ‘진보’의 키워드를 꺼냈다. 어떤 영화가 될지는 모르지만 ‘파묘’ 보다는 진보된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고 싶다는 생각을 전했다. 장재현 감독은 “영화는 감독도 주인이 아니고 투자자도 주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는 관객이 주인이라고 생각한다. 제 스스로 뭔가 있어 보이려고 뭔가 했던 걸 또 편하게 하는 건 제 연출관이 아니다. 제 스스로가 새로운 것과 진보한 걸 보고 싶기 때문에 계속 새로운 걸 할 거다”라고 말해 기대감을 자아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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