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vs지코 달랐다” 하이브 멀티레이블의 역량 [가요공감]
2024. 04.24(수)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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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내용 요약

물 흐린 민희진vs성실한 지코 ‘극과극’
하이브, 멀티레이블 체제 통한 원대한 프로젝트…글로벌 化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근 몇 년 간 K-POP(케이팝) 굴지 3대 기획사 하이브·SM·JYP 수장들의 기조연설을 요약해보자. 이들의 장기 목표는 멀티버스, IP(지적 재산권) 등 가장 진보적이며, 한편으로 명확해 보인다. 도합 20년 가까이 자사 아티스트들을 해외투어로 돌려 스타들의 개별 인지도 발판을 다졌다. 내처 케이팝 음원 콘텐츠들을 ‘유수 글로벌 음악 문화’로 만들고 말겠다는 야심이 공표됐다.

속 시끄러운 내홍이 인 하이브(HYBE) 방시혁의 최근 주 관심사는 명백했다. 지난해 3월 관훈포럼에 등장한 그는 “미국 음악시장 안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되는 것이 우리의 첫 번째 목표”임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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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인이자 사업가, 방시혁의 종합 역량

자산 규모 5조 원, 엔터테인먼트계 유일 대기업 급으로 분류된 현 하이브는 멀티레이블(Multi-lable) 음원기획사 체제를 몸소 증명하고 있다. 여기엔 방시혁 의장의 경영 감각과 인사이트가 작용했다. 서울대학교 미학과 출신인 그는 JYP가 설립된 1997년쯤의 초창기 멤버로 커리어 발걸음을 뗐다.

2001년 박진영 스카웃으로 JYP 프로듀서 및 작곡가 길에 입문해 2005년 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를 설립하기까지, 그에겐 단 4년의 축지법 같은 실무 시간이 있었다. ‘유퀴즈’ 등 각종 예능에서 박진영이 푸는 절친, 선후배지간 ‘썰’들이 이를 여러 번 증명했다. 박진영, 회계 직원까지 단 3명의 임직원으로만 JYP가 동행했던 그 시절, 방시혁의 음악인·경영인으로서의 종합 역량까지 급속도로 성장한 셈이다.

그로부터 20년, 방 의장의 역작이었던 방탄소년단(BTS)은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걸작이 됐다. 그가 BTS를 키우면서 얻은 것은 일의 저변을 확장하는 감각이었을 것이다. BTS가 몸을 갈아 완성 시킨 무대와 음원, 팬들과의 각별하고 지속적인 소통, 시나브로 성사된 온라인 마케팅 파급력이 BTS와 방시혁을 순식간에 입지적 글로벌 인사로 끌어올린 것마냥, 이 성공의 경험이 오늘날 5조 규모의 하이브를 만들었다.

방시혁의 확장 감각이 곧 멀티레이블로 요약된다. 아티스트를 각 개성에 따라 구획 짓는 개별 자회사들을 여럿 설립한 것인데, 이는 물론 케이팝 음원의 색깔을 라벨(label)처럼 분류하는데도 용이했다. 각 그룹 콘셉트와 음악 장르 방향이 다른 점을 감안해 사업과 인력을 좀 더 세분화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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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경영 탈취 시도,
쿠데타로 그칠 가능성 높아


어도어 수장 민희진의 이번 경영권 탈취 의혹은 비단 민 씨의 열 길 물 속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그 누구도 은밀한 속사정을 알긴 어렵다. 그러나 이를 비단 스톡옵션, 주식 등 본인의 능력에 대한 인정투쟁이나 돈 문제로만 단정할 수 있을까.

이전 하이브 회계 인력이었으며 민 씨 수족으로 알려졌던 어도어 임원 A씨가 쓴 내부 문건에는 ‘하이브는 어떻게 하면 (어도어 지분을 G.P에) 팔 것인가’라는 문구가 적혔다.

24일 채널A가 단독 보도한 ’프로젝트 1945’ 문건에도 민 씨가 쓴 것으로 보이는 어도어의 독립 경영권을 갈망하는 문구가 포함됐다. 1945년은 공교롭게 대한민국 해방년도를 뜻한다. 요약하자면 예체능계 미대 출신 창작자, 전 SM 비주얼, 아트디렉터였던 민 대표로선 ‘(뉴진스로 위시되는) 내 새끼, 내 창작권, 내 정권’이 갈망 포인트였을 것이다.

일부 관계자들은 "이번 민희진 사태는 하이브가 중앙집권체제를 포기하고 멀티레이블에게 일정 부분 독립권을 준 대가"라는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주가 하락을 염려하는 ‘국장 개미’들의 볼멘소리가 터진 것.

그러나 이 같은 개인의 시도를 하이브 멀티레이블 전 체제와 동일시하는 것은 곤란하다. 해방을 뜻하는 ‘프로젝트 1945’가 어도어 해명대로 그저 개인 낙서일 뿐이라면, 민희진이 하이브로부터 독립적으로 완전한 경영권을 갖고 싶었던 것도 그저 마음으로만 그쳐야 할 일이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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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의장의 또 다른 선택, 지코는 달랐다

민대표를 제외한 여타 레이블 움직임은 굳건하다. 가령 민 대표와 유사 직책, 제안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블락비 출신 뮤지션 지코는 오는 26일 새 싱글 '스팟!' 발매를 앞뒀다. 그는 산하 레이블 KOZ엔터테인먼트 대표이기도 하다. 민 대표와 같은 직함이다.

방시혁은 그간 음악, 콘텐츠, 창작에 재능과 커리어를 쌓은 인재들을 자기편으로 영입하는데 골몰해왔다. 지코는 이를 증명하듯 현 하이브 사옥에 직장인으로 출퇴근하며, 사업 감각을 함양하고 있다.

내처 그는 일련의 근황에 대해 “(의장에게) 감사하다”(‘전참시’ 2024.2.17. 방송분)고 압축적으로 표현했다. 지코는 애초 기획사를 운영하던 중 방 의장에게 화답해 KOZ엔터테인먼트와 함께 하이브에 편입된 케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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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가 톱이 됐듯이…글로벌 톱들을 곱한다

관건은 하이브가 임원급인 민희진의 개인 야심과 성향을 ‘법적으로’ 정리정돈하는 일이 됐다. 일찍이 방 의장은 2021년에 이어 지난 해 2월에도 미국에 발을 뻗쳤다, 현지 레이블인 QC미디어홀딩스 지분 100%를 3,140억 원에 손에 쥔 것. 뒤이어 그는 라틴 음악 레이블에 관심을 보이는 등, 각국 음악산업 동향을 두루 섭렵하며 재능 있는 원석 아티스트를 하이브 품으로 영입 시키는데 한창이다.

“우리의 전략은 장르별로 톱티어 레이블과 매니지먼트 회사를 연결하고 그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해 ‘더하기’가 아닌 ‘곱하기’로 가자는 것”. 방 의장의 원대한 장기 계획은 여전히 명확하다. 그가 민희진의 해방 프로젝트 속내를 선제적으로 간파했든 그렇지 않든, 무려 자회사를 감사하는 날 벼린 칼도 뽑았다.

이는 하이브 멀티레이블 체제를 약점으로 지적하려던 경쟁 세력에게 내미는 당당한 선전포고다. 곱하기 프로젝트는 굳건하다는 것. 거듭 말하지만, 방탄소년단 성공 이후 그가 실행하는 기업 프로젝트 제1막은 북미 시장 내 하이브의 기업 입지를 탄탄하게 어필, 확보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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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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