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기억상실? 돌고돌아 막장 '미녀와 순정남'에 뿔난 시청자들 [TV공감]
2024. 05.13(월) 16:49
미녀와 순정남
미녀와 순정남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돌고돌아 또 막장이다. 계속해 반복되는 피로감 가득한 서사에 시청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KBS2 주말드라마 '미녀와 순정남'(극본 김사경·홍석구)은 하루아침에 밑바닥으로 추락한 톱배우와 그런 그녀를 다시 일으켜 세우려는 초짜 드라마 PD의 인생 역전을 그린 로맨스 성장드라마. 지난 2022년 무려 38.2%(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의 높은 시청률로 종영한 '신사와 아가씨'를 집필한 김사경 작가의 신작이다. 이 밖에도 김 작가는 '미우나 고우나' '천만번 사랑해' '오자룡이 간다' '하나뿐인 내편' 등 그간 주로 일일극이나 주말극을 써왔다.

김 작가 작품의 공통점이 있다면 늘 막장 전개가 함께한다는 점. 주인공의 출생의 비밀은 당연하고 기억상실, 교통사고, 불치병, 갑자기 악역이 되는 선역 등 자극에만 초점을 맞춘 전개로 늘 호불호 갈리는 평가를 받아왔다. 전작만 봐도 그렇다. '신사와 아가씨'에서 김 작가는 14살 차이가 나는 중년 남성과 젊은 여성의 사랑 이야기를 그리다 돌연 이영국(지현우)의 기억 상실 에피소드를 껴놔 시청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갑작스럽게 20대로 변한 지현우의 돌발스러운 깜찍 연기 역시 보는 이들을 당황케 만들기 충분했다. 여기에 출생의 비밀, 박수철(이종원)의 거센 반대가 더해지며 두 주인공은 수차례의 이별을 반복했고 시청자들의 피로감은 나날이 커져만 갔다. 결국 '신사와 아가씨'는 높은 시청률과는 별개로 완성도 면에선 혹평을 받으며 막을 내리게 됐다.

그리고 김 작가의 막장 서사는 '미녀와 순정남'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우선 너무나 당연하게 고필승(지현우)은 출생의 비밀을 지니고 있고, 박도라(임수향)는 돈에 눈이 먼 엄마 백미자(차화연)로 인해 불행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백미자는 자신이 진 20억의 도박 빚으로 딸이 누드 촬영과 공진단(고윤)과의 결혼까지 고민하고 있는데, 본인이 살 궁리만 하고 있다. 심지어 공진단은 박도라와의 약혼이 무산되자 성상납 스캔들을 퍼트려 그의 커리어를 망쳐 놓는다. 팬들에게도 버림받고 상처만 갖고 돌아온 박도라는 마지막으로 위로를 받고자 고필승을 다시 찾지만, 고필승은 그를 믿어볼 시도도 하지 않고 자존심을 무너트려놓는 말들을 쏟아내며 그를 완전히 부숴놓는다. 그렇게 결국 박도라는 밤바다에 투신하며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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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만 봐도 피로한데 김 작가는 여기서 한 술 더 뜬다. 주말극에 빠짐없이 등장한 '기억 상실' 소재를 다시 한번 사용한 것이다. '미녀와 순정남' 16회에서 삶을 포기하고 바다에 뛰어든 박도라는 기억을 잃은 채 한 할머니에게 구조되고, 2년 뒤 우연치 않게 촬영장에서 고필승과 재회하게 된다. 또 기억을 잃은 주인공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허탈한 한숨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개연성 면에서도 많은 의문을 남겨 몰입을 방해한다. 바다에 빠졌는데 왜 전신 수술까지 했는지, 시골에 사는 정신 멀쩡치 않은 할머니가 어떻게 복합성 얼굴 골절 및 전신 골절을 당한 박도라의 수술 비용 전액을 댔는지, 박도라는 어쩌다 2년 만에 사투리를 마스터하게 됐는지, 신원조회 없이 어떻게 김지영의 신분을 얻게 된 건지, 신입 PD가 어떻게 2년 만에 메인 PD로 거듭났는지, 그 어떤 것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김 작가는 그저 작품적 허용 핑계를 대며 어물쩍 넘어가고 있는 중이다.

수술을 받은 뒤에도 그대로인 임수향의 비주얼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설정상으론 얼굴이 바뀌었다 하지만 보이는 건 화장법과 헤어스타일밖에 없기에 중간에 합류한 시청자나 가볍게 작품을 보던 시청자들은 '왜 고필승이 박도라를 못 알아보냐'라며 의문을 표하고 있는 중이다. 기억을 잃는 회차가 짧다면 문제가 없겠으나, 그게 아니라면 추후 몰입도 면에서 불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김 작가의 신작 '미녀와 순정남'은 극 초반부터 끝없는 막장 전개와 몰입을 방해하는 설정 빈틈으로 좋지 못한 평가를 받고 있다. 다행히 시청률 면에선 가파른 상승 곡선을 보여주고 있으나, 비판이 이어지고 있어 좋은 분위기를 잘 끌고 갈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 남는 상황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KBS2 '미녀와 순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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