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정 PD, '여추반'은 계속돼야 한다 "아직 하고 싶은 것 많아" [인터뷰]
2024. 05.21(화) 08:00
여고추리반3 임수정 PD
여고추리반3 임수정 PD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여고추리반’ 시리즈는 계속 돼야 한다. 이 마음 하나로 모든 부담감과 숙제들을 버틴 임수정 PD다. 그런 그의 마음이 가닿기라도 한 듯 ‘여고추리반’ 다음 시즌에 대한 팬들의 기대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티빙 오리지널 예능 ‘여고추리반3’는 무서운 저주가 떠도는 학교로 전학 간 추리반 학생들이 학교에 숨겨진 진실에 다가갈수록 더욱더 거대한 사건을 마주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어드벤처. 지난 2021년 1월과 12월 스트리밍 된 ‘여고추리반’의 세 번째 시리즈로, 시즌1부터 함께한 원년 멤버 박지윤, 장도연, 재재, 비비, 최예나가 다시 뭉쳤다.

‘여고추리반3’는 1, 2편에서 정종연 PD와 공동연출했던 임수정 PD가 메인 연출을 맡았다. 1, 2편을 함께 하기는 했지만 메인 연출의 무게감은 또 다른 것이었다. 그러나 ‘여고추리반’ 시리즈를 이어나가야 한다는 애착심이 그 부담감을 이겼다. 임수정 PD는 “확실히 부담감이 컸지만, ‘여고추리반’ IP가 사라지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면서 “제가 2개의 시즌을 하면서 배운 것들이 많으니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있었다”고 말했다.

메인 연출자가 된 임수정 PD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현실감 있는 스토리를 꾸리는 것이었다. 시즌 1, 2에서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된 부분을 새로운 시즌에서는 개선하고 싶었다고. 물론 이러한 선택에 대한 걱정도 앞섰다. 누군가에게는 기대감에 못 미치는 시리즈가 될 수 있다는 걱정을 하긴 했지만, 반면 현실감 있는 스토리텔링을 좋아해 줄 시청자가 반드시 있을 거란 믿음이 임수정 PD를 지탱했다.

임수정 PD는 최근 청소년 문제로 떠오르는 스포츠 도박을 스토리에 끌고 들어왔다. 청소년 범죄에 대해서는 꼭 다루고 싶었다면서 “기획단계부터 많이 찾아봤다. 우리가 활용했을 때 사회적으로 경각심을 가질 수 있을 만한 요소가 무엇이 있을까 하면서 기사들을 엄청나게 찾아봤다”라고 했다. 스포츠 도박과 스포츠 육성 학교 설정을 연결해서 이야기를 확장시켰고, 여러 자료들을 찾으며 ‘여고추리반 3’만의 세계관을 설정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이에 대해 임수정 PD는 “일차원적으로 흘려가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메타버스를 움직이는 큰 세력 등 여러 겹의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임수정 PD는 ‘여고추리반 3’가 앞선 시즌들과 비슷한 결이었으면 했다. 자신이 메인 연출자가 됐다고 구태여 설정들을 바꾸지 않고, 기존 ‘여고추리반’ 시리즈의 장점과 매력 포인트를 그대로 가져가길 원했다. 나아가 PD가 변경되었는지 모르고 본 사람들은 그전 시리즈와 이질감을 못 느꼈으면 했다고 밝혔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임수정 PD는 그럼에도 앞선 시즌과 달라진 점에 대해 출연진의 추리 능력 향상을 꼽았다. 임수정 PD는 “시즌 1 할 때에는 다들 아닌 것 같으면 말을 안 했다. 서로 추리하면서 그것들을 쌓아나가면서 문제들을 풀어야 하는데 아닌 것 같으면 너무 말을 안 했다”면서 “이제는 서로 친해져서 그런지 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행동하는 모습들을 보였다”라고 했다. 임수정 PD는 “이제는 다들 너무 ‘꾼’이 돼서 상황이 주어지면 너무 잘한다. 좀 더 어렵게 가야겠다는 생각에 다른 출연진들을 많이 등장시켰다. 사건들도 더 촘촘하게 짰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임수정 PD는 최예나의 성장을 언급하며 “예나는 원래 언니들이 하는 걸 뒤에서 보고 있거나 언니들의 이야기에 동조를 많이 했었다. 지금은 본인의 생각을 차분하게 논리적으로 잘 말한다. 언니들 앞에서 기죽지 않고 자신의 추리가 아무리 정답과 다른 영역이라고 해도 계속 말한다. 그런 부분에서 예나가 많이 성장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출연진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의 높아진 눈높이도 임수정 PD를 고민하게 만드는 지점 중 하나다. 임수정 PD는 “시청자 분들이 저희 프로그램에 대해 너무 잘 아신다. 어떻게 진행되는지, 또 1초 지나가는 인서트에도 어떤 의미가 있는지 찾아내더라. 시청자 분들과 밀당하는 기분이다”라면서 “처음에는 부담스럽지만, 지금은 디테일을 더 신경 쓰다 보니 재밌기도 하다. 시청자 분들의 추리를 보는 것도 재밌다”라고 했다.

시즌3 공개 이후 시청자들의 가장 큰 이목을 집중시킨 건 메타버스를 활용한 ‘문방구’ 홈페이지다. 송화여고 학생들이 이용하는 ‘문방구’는 그 안에서 양궁부를 두고 불법 스포츠 도박이 벌어질 정도로 리얼한 설정으로 호평을 받았다. ‘문방구’는 ‘여고추리반3’ 공개 이후 시청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게 오픈했고, 이는 ‘여고추리반3’의 과몰입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임수정 PD는 ‘문방구’에 대해 “기획 초반부터 메타버스를 쓰고 싶었다. 학교와 똑같은 메타버스를 추리에 활용하고 싶었다. 귀엽게 보이지만, 여기에서 나쁜 일이 일어나면 빌런을 찾는데 도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면서 “시청자 분들이 들어오시고 싶을 거라는 걸 예상하고 서버 다운이 안 되게끔 안정적으로 구동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찾아봤다. 그러다 보니 도트로 디자인된 ‘문방구’가 완성됐고, 그게 훨씬 여고 감성에 가까워서 만족스럽다”라고 말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마치 거미줄처럼 ‘여고추리반3’의 세계관을 만들어나간 임수정 PD다. 각 회차별로 반드시 풀려야 할 단서들까지 계획해 두었지만, 출연진들의 추리 능력에 의존해야 하다 보니 계획대로 촬영이 진행되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임수정 PD는 NPC 격인 출연자들을 이용해 출연진들이 중요한 단서들을 꼭 찾을 수 있게 유도하며 유연하게 대처해 나갔다.

그럼에도 예상치도 못하게 촬영이 진행될 때도 있다. 임수정 PD는 일례로 기봉권의 노트 비밀을 추리하는 장면을 언급하며 “그렇게 풀릴지 몰랐다. 가까운 정수기에 소화제와 뚜껑을 넣어놨고, 그걸 보고 수면제를 먹는 게 맞고 정수기에 물이 없으니 정수기가 있는 가까운 곳에 갔구나라고 생각할 거라고 설계했다. 그런데 ‘선생님 화장실에 있는 거 아니야?’라고 하면서 화장실 가던 도중에 기봉권 선생님을 발견하더라. 생각지도 못한 포인트로 이야기가 풀려서 당황했다”면서 “생각해 보니 저희가 생각한 대로 풀린 게 하나도 없다”고 말하며 웃었다.

수많은 추리 예능 속, ‘여고추리반’ 시리즈가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임수정 PD는 이에 대해 “저희는 한 시즌을 하나의 이야길 끌고 간다. 호흡이 긴 게 특징이면 특징”이라면서 “여타 추리 예능과 달리 ‘여고추리반’ 시리즈는 시청자가 적극적으로 추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나. 제 바람은 ‘여고추리반3’가 공개되는 두 달 동안 보시는 분들이 추리하는 재미로 사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즌 4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기회가 있다면 너무 하고 싶어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아직 못 한 것들이 너무 많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많이들 봐주시면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티빙]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최하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키워드 : 여고추리반3
싸이월드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