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욱 ‘갑질 의혹’, 1%의 거짓이 있는 진실이 더 무서운 것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2024. 05.25(토)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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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100%의 진실보다 1%의 거짓이 있는 진실이 더 무서운 거거든요.” 영화 ‘댓글부대’에서 댓글부대로서 대기업 여론몰이에 가담했던 어느 등장인물의 대사다. 이는 흥미롭게도 현재 강형욱과 그의, 일명 ‘갑질’을 폭로한 보듬컴퍼니의 전 직원 사이에서 발생한 진실 공방의 진면목을 되짚어보게 만든다.

지난 24일 동물훈련사이자 보듬컴퍼니의 대표로 기업인 강형욱은 배우자 수잔 엘더와 함께 자신의 유튜브 채널 ‘강형욱의 보듬TV’를 통해, 최근 며칠간 자신을 둘러싸고 불일 듯 일어난 일련의 논란들, ’갑질 의혹‘으로 점철된 것들에 대해 하나하나 해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CCTV나 메신저 감시 등을 비롯한 직장 내 괴롭힘, 반려견 학대, 임금 체납 등 항간에 나온 모든 쟁점을 빠짐없이 다루었다.

주목해 볼 부분은 분명 온전한 허구인 대목도 있었지만, 대부분 어느 정도의 사실을 기반으로 한 왜곡된 진실이었다는 것. 예를 들어 CCTV를 달긴 했지만, 직원 감시용이 아니라 직원뿐만 아니라 외부인도 드나드는 사무실의 특성상, 그리고 여타의 회사에서 으레 하던 것을 뒤늦게 필요성을 느끼고 설치했을 뿐이며, 문제가 되었던 근무 태도 지적 또한 CCTV를 보고 한 게 아니라 눈으로 직접 목격하고 전달한 경우였다.

메신저에 관한 의혹도 마찬가지였다. 해당 사안의 장본인인 수잔 엘더에 따르면 활용하던 메신저가 효용성이 좋아 유료로 전환했더니 감사 기능이 생겼고 그로 인해 우연히, 즉 무단으로 특정 직원들의 대화 내용을 보게 되었다고. 그렇게 혐오 발언을 비롯하여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대목들을 발견했고 이에 제재를 가한 일은 사실이라는 거다.

하지만 아예 개인적인 대화를 금지하진 않았으며 회사에서 쓰는 메신저만큼은 업무 외의 이야기는 하지 말아 달라는 게 그들이 말하는, 강제로 작성했다는 동의서의 내용이었다. 명절 선물을 배변 봉투에 담아주었다는 논란도, 명절 선물로 스팸 세트를 주문했는데 발주 실수로 대형 마트에서 파는 묶음형 제품이 와 버린 것이다. 미안한 마음을 담아 직원들에게 마음껏 가져가라고 한 게 문제라면 문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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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당시 사무실 곳곳에 배변 봉투용으로 비치해 둔 검은 비닐봉지를 사용했겠고 이것이 와전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리고 절대 차치할 수 없는 반려견 학대 의혹, 이 부분에서도 강형욱 부부가 말하는 진실은 익히 알려진 모양새와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우선 훈련을 받기 위해 찾아오는 강아지를 굶겨서 데려오라고 했다는 것에 있어서, 강형욱은 ‘배고픈 강아지’라고 정정하며 훈련을 위해 반려견이 받는 보상 중에 가장 긍정적인 것이 간식이나 사료인 까닭이라고 바로잡았다.

대부분의 보호자가 지나치게 많이 줘서, 반려견을 아무것도 안 갖고 싶고 배우고자 하는 욕구도 떨어지는 상태로 만들어 놓는다고, 수업에 임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준비 자세였다는 이야기. 이제, 실은 강형욱 관련 의혹에 있어서 가장 큰 충격을 안겼던, 강형욱의 반려견인 레오가 죽기 전까지 대소변이 범벅된 채 뜨거운 옥상에 방치되었다는 내용을 짚어볼 차례다.

레오는 죽기 직전에 병이 극심해져서 걷지도 못했을뿐더러 조금만 움직여도 대소변이 나오는 상황이어서 조금만 눈을 다른 곳에 두어도 엉뚱한 데 고꾸라져 있거나 오물에 뒤범벅이 되어 있곤 했다고 한다. 강형욱이 그런 레오를 회사에 데리고 나온 건 그나마 그의 손이 많이 닿을 수 있는 장소였고 외근이 잡혀 있을 시에는 다른 직원이 돌봐줄 수 있는 연유에서였다고.

이렇게 틈날 때마다 레오 곁에 있으려 노력한 그지만, 레오가 오물을 뒤집어쓴 채 방치되는 순간을 완전히 방지하진 못했으니 어쩌면 관련 의혹은 사실일 수도 있다. 게다가 그 또한 누군가 자신에게 방치한 게 아니냐 묻는다면 생각해 볼 것 같다는, 고통과 죄책감이 무던히 묻어나는 답변을 했으니. 그러나 놀랍게도 바로 이 대목에서 강형욱은 일정량의 진정성을 획득하는데, 레오의 죽음을 이야기하는 그의 모습은 반려견의 보호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얼굴이었으니까.

물론 그렇다고 모든 의혹과 논란이 일소에 해소된 상황은 아니다. 어느 쪽이 완전한 진실인지 혹은 1%의 거짓이 있는 진실인지 아직은 확실히 구분하기 어렵다. 그저 ‘어’ 다르고 ‘아’ 다른 장면이 바로 이런 것이겠구나 하고 놀라울 따름. 어쩌면 자신이 믿고 싶은 쪽을 결정하는 수밖에 없을 수도. 영화 ‘추락의 해부’에 이런 대사가 등장한다. “확신과 결정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야.” 확신이 있어 믿는 게 아니라 어떤 문제는 믿겠다는 결정을 요구한다는 것. 이제 양측의 이야기가 나왔으니, 당신이 결정할 차례다. 누구의 손을 들겠는가.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etvidet@naver.com, 사진 = 강형욱SNS, 유튜브 채널 ‘강형욱의 보듬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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