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로서 16년간 빛나는 폼을 유지해 온 ‘샤이니’만의 비결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2024. 05.29(수)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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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아이돌 가수로서 16년째를 맞이하는 그룹 ‘샤이니’가 지니는 존재 가치는 상당하다. 멤버 중 누구도 이탈하지 않고, 심각한 물의가 될 만한 일도 일으킨 적 없으며 병역 의무도 성실히 이행했다. 두드러지는 갈등도 없이 여전히 ‘샤이니’로서의 세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건 ‘K팝’이란 명칭이 생긴 이래 전례가 없던 경우라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이들의 음악성이나 아이돌 가수로서의 감각 등이 오늘의 것에 뒤떨어지지도 않는다. 언제든 바로 활동을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으니, 이들의, 어쩌면 주어진 재능마저 압도할 수 있을 성실함의 크기를 미루어 알 만하다.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이 샤이니를 두고 ‘육각형 아이돌’이라 소개한 데 대하여 그 어떤 반문도 하기 어려운 까닭이리라.

극에 달한 성실함은 본인도 알기 마련이라, 이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은, 얼마나 오래전의 것이고 당시의 패션이 지금 보기엔 딱히 멋있지 않아도, 무대에 선 영상이라면 언제 보아도 부끄럽지 않다는 것이다. 매 순간 아이돌 가수로서 한 치의 후회도 남기지 않고 모든 최선을 다해 무대에 섰기 때문으로, 그리하여 재미 삼아 활동 초기로 돌아가면 어떨지 생각해 보긴 하겠다만, 더 열심히 할 걸, 더 잘 해볼걸, 이란 아쉬움은 없다고.

“관계라는 게 정말 웃긴 게 저희는 자의로 모인 팀은 아니잖아요, 누군가 프로듀싱하고 만들어 준 팀이니까.” 하지만 샤이니에서 가장 빛나는 강점이며 특기할 만한 사항은 바로 16년간 쌓아 올린 멤버 간의 깊고 짙은 관계성이다. ‘놀면 뭐하니?’에서 키가 한 말처럼 이들을 비롯한 대부분의 아이돌그룹이 자발적으로 모였다기보다 어느 날부터 한 팀으로 묶인 경우다. 즉, 그저 비즈니스 관계로 점철될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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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샤이니는 어떻게 16년이나 긴 시간을 하나의 팀으로 지낼 수 있었을까. 키는 함께 하는 시간이 쌓이다 보니 자연스레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애틋한 마음이 생겼다 했다. 그러나 당연히, 이게 다는 아니었을 터. 온유의 표현을 빌려, ‘뭐든지 다 막는 방패’와 ‘뭐든지 다 뚫는 창’의 사이인 키와 민호만 보아도, 한 팀이 된 이후 서로를 받아들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하니까. 이것의 성과로, 둘은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오늘에 이를 수 있었다.

“멤버들이 잘 기다려줬다고 생각해요.” 그뿐만 아니라 멤버 중 누군가 어떤 이유로든 활동이 여의찮아 보일 때는 기다려 주었다. 지난 앨범에서 몸이 안 좋아 활동을 쉰 온유의 빈자리를 세 명의 멤버가 열심히 채우며 함께 할 오늘을 기다린 것처럼. 무엇보다 이들의 관계가 정말 강하고 건강하구나 새삼 느낀 대목은, 세상을 이르게 떠난 멤버 고(故) 종현을 언급하는 모습들에서다.

굳이 피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그의 이름과 그가 함께 했던 시간을 언급하고 또 소환하며 당시의 기억 속에서 깔깔 웃는다. 우정 반지를 맞추는 등 샤이니의 이름으로 하는 무언가에 종현의 이름을 꼭 넣는데, 그 과정이 특별히 고통스러워 보이거나 하지 않으며 심지어 어딘가에서 함께 하는 듯 편안해 보이기까지 한다.

이는 곁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질 수밖에 없는 죄책감과 아픔을 충분히 나누어졌다고, 그러니까 그들이 함께 애도의 시간을 아주 충실하게 밟아낸 것이라고밖에 해석할 수 없는 장면들이다. 어쩌면 고통의 시간을 관통해 나가며 더욱 돈독해지고 견고해진 것일 텐데, 샤이니의 존재 가치는 바로 여기서, 한층 더 빛이 나기 시작했다고 하겠다.

하루가 멀다고 새로운 아이돌그룹이 태동하여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는 오늘, 모든 굽이굽이를 겪고서도 여전히 건재하며, 게다가 그 비결 혹은 원동력이란 수년간의 노력과 애씀으로 다져진, 함께 상실의 아픔을 겪어내며 쌓아낸 단단한 관계성이다. 그러니 샤이니의 세계는 무너질 수 없고 앞으로도, 외부의 특별한 압력이 없는 이상 무너질 가능성은 낮다.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무수히 생겨날 아이돌그룹이 귀감으로 삼아야 할 대상이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etvidet@naver.com, 사진 = 샤이니SNS, 태민SNS, MBC ‘놀면 뭐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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