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주’ 구교환, 함께하는 성장의 즐거움 [인터뷰]
2024. 06.23(일) 10:00
탈주 구교환
탈주 구교환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첫 만남은 너무 어려웠지만 계속 지켜보니 진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화려한 말들로 치장하기보다는 짧지만 진심이 꽉 찬 말들로 자신을 보여주는 사람이다. 연기뿐만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도 나날이 성장해나가고 있는 걸 보는 기쁨이 쏠쏠하다. 배우 구교환의 이야기다.

7월 3일 개봉되는 ‘탈주’(감독 이종필)는 내일을 위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병사 규남(이제훈)과 오늘을 지키기 위해 규남을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구교환)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린 영화로, 구교환은 극 중 규남을 추격하는 현상을 연기했다.

구교환과 ‘탈주’의 시작은 지난 2021년 청룡영화상에서 시작됐다. 이제훈이 공개적으로 구교환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구교환도 손가락 하트로 답례했다. 두 사람의 훈훈한 장면은 얼마 뒤 ‘탈주’ 캐스팅 소식으로 이어졌다. 물론 그 러브콜이 구교환의 출연 이유의 전부는 아니었다. 구교환은 “이제훈 배우와 이종필 감독님의 존재가 ‘탈주’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이유다. 두 분 모두 제가 오랫동안 호감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었다. 안 할 이유가 없었다”라고 했다.

무엇보다 현상은 구교환을 궁금하게 만드는 인물이었다. 장성들 앞에서 엄청난 기백으로 좌중을 압도하는 첫 등장과 다른 현상의 엔딩이 구교환의 궁금증을 자극한 것. 이에 대해 구교환은 “저는 현상이 점점 흐트러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시나리오를 볼 때 시작과 마지막의 얼굴이 다른 인물이 제가 궁금한 인물이다. 현상은 등장과 엔딩의 얼굴이 달랐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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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주’의 여러 장면 중 하나를 꼽자면 단연 현상의 첫 등장 신을 꼽을 터다. 피지컬을 넘어서는 현상의 엄청난 카리스마가 스크린을 뚫고 나올 기세다. 단번에 현상이 어떤 인물인지 등장만으로 모두 납득하게 만드는 구교환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이에 대해 구교환은 “그 장면에서 현상은 아무도 무서워하지 않고 있다. 현상의 첫 등장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뻔뻔함이었다”라고 말하면서도 “그 장면을 그렇게 봐주셨다면 그건 연출과 동료 배우들이 만들어 준 무드 덕분이다”이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규남이 희망의 문턱을 넘으려는 순간마다 나타나 그를 위기에 몰아넣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규남을 도와주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현상이다. 현상의 양가적인 감정에 대해 구교환은 “그게 현상을 지켜보는 재미”라고 했다.

그의 말처럼 현상을 이루는 다양한 면 중에 가장 중요했던 건 ‘현상은 왜 이토록 규남의 탈주를 막는가’였다. 구교환이 연기로 보여줘야 했던 중요한 서사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에 구교환은 현상이 차 안에서 류대위에게 “너는 군인이 맞지 않는 것 같다. 지금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라”라고 말하는 장면을 언급하며 “그 대사는 사실 자기에게 하는 말이다. 규남을 막아야지 자기가 버텨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우민(송강)과의 재회로 크게 흔들리는 현상은 이후 더욱 처절하게 규남의 탈주를 막는다. 그전까지만 해도 제 손바닥 위에 규남을 올려놓은 듯 여유로웠지만, 이 순간을 기점으로 광기에 가까운 추적을 펼친다. 이에 대해 구교환은 “현상에게 선우민이 러시아에 두고 온 꿈이라면, 규남은 지금 꾸는 꿈”이라면서 “저도 어느 장면은 정확한 확신을 가질 때도 있지만 본능대로 연기할 때도 있다. 그 꿈을 꾸면 안 되니까 규남을 계속 막는 거 아닌가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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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교환은 인터뷰할 때마다 기대되는 배우 중 한 명이다. 처음 만났던 영화 ‘반도’ 인터뷰에서만 해도 현장에 자리한 많은 기자들이 낯설어 말을 잘 못했던 구교환이다. 계속되는 단답형 대답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그게 일부러가 아니란 걸 알았기에 색다른 캐릭터를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여러 작품들을 거쳐 연기와 대중 인지도뿐만 아니라 인터뷰 스킬도 늘어가는 구교환을 보며 함께 성장해 나가는 기쁨을 알기도 했다. 여전히 유려한 언변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 질문에 대해 생각한 뒤 대답하고, 또 자신을 만나러 온 취재진을 위해 간간이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풀어내려는 구교환의 노력을 지켜보고 있으면 인터뷰어로서도 열심이고 싶게 만든다.

이러한 구교환의 성장은 그의 필모그래피에 그대로 녹아있다. 과거의 영광에 정체돼 있지 않고 매번 도전하는 구교환은 또다시 ‘탈주’의 현상이라는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이제는 감독으로서 관객과 만날 날을 소망하고 있었다. 현재 시나리오 수정 작업에 있으며 올해 안에는 크랭크인할 계획이라고. 이에 “저한테는 하나의 놀이 같은 건데 그냥 기대하지 말아 달라”면서도 “그럼 선물처럼 나타나겠다”라고 다음을 기대하게 만든 구교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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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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