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스스로를 허술한 사람이라고 칭하지만 그렇기에 완벽을 위해 더욱 노력한다. 자신이 정한 본인의 키워드는 행복이라고.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을 위해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배우 이희준의 이야기다.

지난 26일 개봉된 영화 '핸섬가이즈'(감독 남동협)는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재필(이성민)과 상구(이희준)가 전원생활을 꿈꾸며 새집으로 이사 온 날, 지하실에 봉인됐던 악령이 깨어나며 벌어지는 고자극 오싹 코미디 영화로, 2010년 개봉한 캐나다의 호러 코미디 영화 '터커&데일 VS이블'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이희준은 극 중 상구의 역할을 맡았다.

우선 이희준은 남동협 감독에 대한 감사함을 전했다. 그는 "저의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는데, 저를 믿고 맡겨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감사함을 표했고, "저도 연출을 해보고 하면 기대에 못 미칠 때가 있기도 하다. 그런 리스크를 안고 저에게 지안을 주신 게 감사하고 용기 있던 선택인 것 같다. 연극에선 성민 선배와 코미디를 자주 했는데, 영화에선 기회가 없었는데 안 할 수가 없었다"라고 출연 소감을 전했다.

코미디를 하며 유독 행복했다는 이희준은 "'핸섬가이즈' 같은 작품을 하면 부작용이 적어 행복하다. 세상을 아름답게 보게 된다. 상구는 나 때문에 사람들이 안 불편했으면 하는 착한 사람이다. 부작용 없이 잘 작업했던 것 같다"라고 상구를 연기한 후기를 전했다. 그는 "악역의 쾌감도 물론 있다. 일상의 이희준이 하는 것이 아닌 것들을 해도 된다고 한다. 정말 못된 양아치 역할이 있는데 그런 욕을 하는 게 민망하지만 배우가 가진 재미 중 하나다. 코미디를 할 땐 작업하는 과정 자체가 즐겁고 행복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핸섬가이즈'의 상구는 외모가 수려한 편은 아니다. 그렇기에 번듯하게 생긴 이희준은 고민도 많았을 것이다. 그는 "제 외모를 망가뜨리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가 생각한 상구의 이미지는 말을 느리게 하는 덩치가 큰 인물이었다고. 그는 "제가 머리를 일부러 길렀다. 더 길었으면 좋겠다고도 하지만, 성민 성배는 목탄 자국을 했고, 저는 질 수 없으니 부항자국으로 디테일을 더했다. 과정이 재밌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런 두 사람을 처음 본 박지환은 몹시 당황했단다. 이희준은 "분홍색 점프슈트를 입고 촬영하는 데 저희 분장을 못 본 상태에서 지환이가 처음 봤다. 되게 당황스러웠다더라. '이 영화는 어떤 영화지'하는 생각까지 했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상구의 플러팅 댄스 장면에 대해서는 "대본에 원래 있었는데 상구가 미나에게 설거지 댄스를 춘다만 있더라. 음악을 주셨고, 안무가가 있는 줄로 알았다. 촬영 전날까지 아무 얘기가 없고 추고 싶은 대로 추면 된다길래 불안하더라"라며 "그 아이에게 플러팅을 하는 거니 사랑고백만 하면 된다길래. 제 마음대로 사랑고백을 마음껏 했는데 영화 볼 때 부끄럽더라. 큰 새가 구애하는 것 같았다"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함께 한 봉구에 대해선 "봉구가 표정 연기를 하더라. 춤출 때 같이 엉덩이를 흔들기도 했는데 조련사 분이 오셨다. 봉구가 3~4가지 특기가 있었는데 호흡이 좋았다. 다음에도 같이 연기를 해보고 싶다"라며 봉구와의 호흡까지 전했다.

이어 이희준은 공승연과의 호흡도 언급했다. 그는 "승연 배우가 선배들에게 잘한다. 완전 아저씨일텐데 저희 얘기가 뭐가 재밌겠냐. 그런데 저희가 무슨 얘기를 해도 잘 웃어준다"라며 "저희도 승연이를 대하기에 어렵지 않았고, 연기 조언을 잘 들어주니 관계가 참 평화로웠던 것 같다. 저희 셋의 사이가 영화에 드러나는 것 같다"라며 이성민 배우를 포함한 세 사람의 관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긴 연기 인생을 살아온 그는 "내가 겪은 어려움보다 적게 겪었으면 좋겠더라"라며 후배들에 대한 애정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이희준은 "손석구, 최우식도 질문을 엄청 하더라. 내가 겪은 어려움을 겪을 필요는 없지 않냐. 연기 얘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걸 좋아하기도 한다. 선배들에게 받은 것들도 많다. 이성민 선배도 도움을 많이 주셨다. 받은 만큼 돌려주려고 노력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런 이성민과의 호흡에 감회가 남달랐을 터, 이희준은 "너무 좋다. 성민 선배하고 할 때마다 느끼지만 저는 좀 이해가 되고 준비가 되어야 연기를 하는 스타일인데, 성민 선배는 바로 120%를 발휘하며 몸을 던져버리신다. 그런 점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이희준은 '핸섬가이즈'의 평판에 대한 감사함도 전했다. 그는 "안 좋은 기사가 없을 정도로 '다 같이 짜고 도와주시나' 할 정도로 믿기지 않았다. 한국 영화에 힘을 보태려고 하시나 할 정도로 믿기지 않았다. 현실감이 좀 없는 느낌이었다"라고 솔직하게 말해 웃음을 줬다. '핸섬가이즈'의 방향성에 대해선 "외모가 다가 아니라는 메시지가 있다. 선입견에 사로잡히지 말자는 메시지다"라고 간단하게 덧붙였다.

이희준은 20년간 공연 무대를 이어가고 있는 배테랑이기도 하다. 그는 "무대는 저에게 놀이터다. 제가 20년 동안 함께 좋아하는 동료들과 하고 있다. 만나면 너무 행복하고 즐겁고, 우리는 서로 잘 알아서 서로 연기얘기도 한다. 밖에서 연기얘기를 안 해줄 때도 됐는데, 서로 무례하지 않게 잘 받아들이기에 너무 소중하고 공연을 평생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연극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희준은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인데 같이 사는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아티스트니까 그 영향을 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라고 자신의 소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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