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유튜브가 고영욱의 계정을, 크리에이티브의 책임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폐쇄했다. “YouTube 크리에이터는 플랫폼 안팎에서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YouTube 플랫폼 안팎에서 크리에이터의 행위가 YouTube 사용자, 커뮤니티, 직원이나 YouTube 생태계에 해를 끼는 경우 YouTube는 커뮤니티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도덕성에 있어 어느 정도 위험이 감지되는 여타의 계정들에 있어 미온적인 자세로 일관해 온 그간의 유튜브를 고려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결정이다. 사실 계정이나 콘텐츠 자체가 강력범죄와 직접적으로 닿아 있지 않은 이상, 해당 계정을 개설한 이가 어느 정도 부정적인 과거 이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정지 혹은 폐쇄를 시키진 않는다는 게 유튜브가 보여온 기본 방침이었기 때문.

아마도 고영욱이 보유하고 있는 범죄 기록이, 미국에서는 가장 극악하다고 여겨지고 그만큼 형벌도 무거운,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범죄인 까닭에, 여기에 많은 사람들의 항의까지 더해지면서 계정 삭제라는 가장 단호한 방식의 대응이 이루어진 게 아닌가 추정해 보는 바다. 무튼 간만에 ‘사이다’식 해결을 보여준 유튜브에, 사용자들은 조금이나마 신뢰를 회복하는 양상이다.

물론 고영욱은 정반대의 입장인 것 같다만. 자신의 유튜브 채널이 폐쇄되고 나자, 고영욱은 유일하게 남아 있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X(구 트위터)를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는데, 유해한 콘텐츠를 게시한 것도 아니고 법의 처벌 또한 다 치렀는데 전과자라는 이유만으로 유튜브 측에서, 없는 규정을 고영욱에게만 적용했다는 것이다.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고 과연 이게 형평성에 맞는 건지”
하지만 그가 간과하고 또 곡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유튜브가, 아니 대다수의 사람이 그에게 전과자이니 사회에서 아예 고립된 채 살아가라는 게 아니다. 그는 유명인으로서 좋은 방향의 영향력을 발휘해야 할 책임을 저버렸다. 그냥 저버린 것도 아니고, ‘전자발찌 1호 연예인’이라는 절대 취해서는 안 될 모습으로 ‘고영욱’이란 이름을 알고 있는 대중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혔다.

그러니 그에 관해 고영욱이 치러야 할 대가는 법의 처벌과는 또 다른 영역으로, 형평성을 운운할 처지가 전혀 못 되는 것이다. 어쩌면 더 이상 알려진 이로서 어떠한 영향력도 발휘하지 않는 게 대중이 그에게 부여한 형벌이며, 아직 그 기간은 끝나지 않았다. ‘부끄러운 삶을 살았습니다’라는 말이 그의 진심이라면, 유튜브와 대중이 내린 결정을 그저 겸허히 받아들이는 게 고영욱이 할 수 있는 최선이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