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그룹 뉴진스(NewJeans)가 어도어와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뉴진스(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는 28일 저녁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전속 계약 해지와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다소 경직된 표정으로 기자회견 장소에 등장한 뉴진스는 현장에 모인 취재진들에 인사를 건넨 뒤 마이크를 들었다. 먼저 하니는 "저희가 보낸 요구에 대한 시정 기한이 오늘 자정에 끝난다. 하지만 업무 시간이 다 끝났음에도 하이브와 현재의 어도어는 어떤 개선 여지나 요구 사항을 들어줄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 저희가 내일이면 스케줄로 출국하고 다음 주에나 귀국하는데, 그 사이에 하이브와 현재의 어도어가 어떤 언론 플레이를 할지 몰라 걱정되는 마음이라 어쩔 수 없이 이렇게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가 어도어를 떠나려는 이유는 간단하다. 뉴진스는 어도어 소속 아티스트이고, 어도어는 뉴진스를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다. 그건 회사로서 가장 기본적인 의무이지만 어도어는 뉴진스를 보호할 의지나 능력도 없다. 이런 상황에 여기 계속 남아있는 건 시간 낭비이고 정신적인 고통도 심하다. 무엇보다 일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전혀 없기에 저희 다섯 명은 어도어를 떠나기로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마이크를 넘겨 받은 민지는 "따라서 뉴진스와 어도어의 전속계약은 내일(29일) 자정부터 해지될 것임을 알려드린다. 하이브와 어도어는 말장난을 하듯 '하이브가 잘못한 것이지 어도어가 잘못한 게 아니므로 전속계약 위반 사유가 아니라' 하고 있지만, 모두가 알 수 있다시피 하이브와 어도어는 이미 한 몸이다. 저희가 일하던 어도어와는 다르다. 기존에 있던 이사님들도 해임됐고, 함께 일해주신 감독님과의 관계도 끊어버렸다. 이렇게 신뢰 간계가 끊어진 상황에서 전속계약을 유지할 이유는 없다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다니엘 역시 "전속 계약이 해지되면 우린 더이상 어도어의 소속 아티스트가 아니게 될 거다. 어도어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진정으로 원하는 활동을해나가려 한다. 다만 약속되어 있고 계약되어 있는 스케줄은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며, 계약되어 있는 광고대로 예정대로 모두 진행할 예정이다. 계약 해지로 다른 분들께 피해를 드리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라고 강조했다.

혜인은 "자정이 지나면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당분간 뉴진스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다섯 명이 뉴진스라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라며 "우린 뉴진스라는 이름을 포기할 생각도 없다. 어떤 분들에겐 '뉴진스'라는 이름이 단순한 이름, 상표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우리에겐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우리 다섯 명이 맨 처음 만나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뤄낸 모든 것들을 대표하는 것이기에 뉴진스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입장 발표 뒤엔 짧은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이 시간엔 주로 일방적인 계약 해지 통보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계약이란 상호 합의하에 문서상으로 맺는 것인 만큼 뉴진스가 일방적으로 해지를 선언할 수 없는 것인데, 어떤 가처분 신청 과정도 없이 일방적으로 어도어와의 결별을 선언했기 때문. 이에 대해 취재진들은 세 번이나 연속으로 어떤 과정으로 해지하려고 하는 것인지 물었으나, 뉴진스는 "어도어와 하이브가 계약을 위반했기 때문에 해지되는 것이고, 해지되면 더 이상 계약의 효력은 없어진다. 앞으로 우리의 활동에는 장애가 없을 것이며, 가처분 신청도 굳이 제기할 필요가 없다 생각한다"라고 답해 의문을 자아냈다.

이어 계약서에 '시정 요구 불이행 시 계약이 해지된다'는 내용이 있냐고 되묻자 "법률적인 내용인 만큼 추후 검토 후에 말씀드리도록 하겠다"라고 말을 아꼈다.

민희진 전 대표에 대한 물음도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뉴진스는 "기자회견 전에 민희진 전 대표님과 따로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다. 하지만 아마 대표님도 저희와 같은 생각일 거라 생각하고, 가능하다면 민 전 대표님과 계속 함께 일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뉴진스는 앞서 지난 13일, 소속사 어도어 측에 "전속계약 위반사항 시정 요구의 건"이라는 제목으로 내용증명을 보낸 바 있다. 당시 멤버들은 2주간의 기한 동안 총 6건의 시정을 이행하지 않을 시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 밝혔다. 멤버들이 원한 구체적 요구사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근 국정감사에서 확인된 하이브의 음악산업리포트(내부 모니터링 문건) 내용 일부를 놓고 지적 사항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어도어 측은 "멤버들의 구체적인 요청사항에 대해 파악 중이다. 지혜롭게 해결해 아티스트와 지속적으로 함께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건넸으며, 긴급 기자회견 전날인 27일엔 "어도어와 어도어의 구성원들은 당사 아티스트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하니가 입은 피해를 진정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빌리프랩에 항의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한국온라인사진기자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