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배우 조보아의 10년은 헛되지 않았다. 10년 만에 다시 도전한 사극에서 완벽한 연기력으로 눈부신 성장을 증명한 조보아다.

지난 16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탄금’(감독 김홍선)은 실종되었던 조선 최대 상단의 아들 홍랑(이재욱)이 기억을 잃은 채 12년 만에 돌아오고, 이복누이 재이(조보아)만이 그의 실체를 의심하는 가운데 둘 사이 싹트는 알 수 없는 감정을 그린 미스터리 멜로 사극으로, 조보아는 극 중 홍랑의 이복누이 재이를 연기했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부터, ‘탄금’은 조보아에게 불가항력이었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대본은 마치 한 편의 소설을 읽는 듯한 흡인력과 힘이 있었다고 조보아는 회상했다. 조보아는 “다시 대본을 읽으니까 재이가 보였다. 동생에 대한 애틋함과 가족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핍박받는 재이에 대한 연민들이 크게 다가왔고, 그걸 꼭 표현해보고 싶었다”라고 했다.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인 작품이라 쉽게 선택한 듯 하지만, 사극이라는 장르는 조보아에게 큰 도전과도 같았다. 드라마 ‘마의’ 이후 10년 만에 정식으로 다시 도전하는 만큼, 더 잘 준비하고 싶었단다. 조보아는 “‘마의’ 하고 나서 사극이라는 장르가 굉장히 어렵고 쉽게 도전하면 안 되겠다는 경각심을 갖게 됐다. 그래서 다시 사극에 도전하기까지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것 같다. 중간에 ‘구미호뎐’ ‘이 연애는 불가항력’으로 살짝 사극의 옷을 입었는데 너무 재밌더라. 그래서 이제는 한 번쯤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다시 도전한 사극에서 조보아는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즐거움을 알게 되기도 했다. 조보아는 “그 시대 말투라던가 행동이라던가 고증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제가 창의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만들어가는 재미가 더 컸던 것 같다”라고 했다.

재이가 심열국(박병은)과 민연의(엄지원), 무진(정가람)과 홍랑(이재욱)을 대할 때의 톤을 다르게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보아는 “부모님이나 어른들을 대하는 톤은 진지하게 사극톤으로 표현했다. 홍랑이나 무진이를 대할 때에는 조금은 현대적으로 표현을 하더라도 감정이 더 잘 보일 수 있게 표현을 하자는 이야기를 했었다”라고 했다.

특히 ‘탄금’은 글로벌로 공개되는 작품인 만큼 한국의 멋을 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작품이다. 의상뿐만 아니라 소품 하나에도 디테일을 신경 썼다. 이는 조보아가 재이를 연기할 때 많은 도움이 되기도 했다. 조보아는 이에 대해 “의상에도 신경을 정말 많이 쓰고 공을 들였다. 한복의 아름다운 미를 열심히 살려보자 하면서 의상을 봤었다. 캐릭터를 의상으로 많이 도움 받았다. 재이 같은 경우는 절제되고 눌려있는 톤들을 제작해 주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조보아가 연기한 재이는 비극성이 짙은 서사를 가진 캐릭터다. 핍박 속에서 한줄기 빛과 같았던 동생 홍랑이 사라진 뒤 그리움으로 점철된 삶을 살아온 인물이다. 이에 대해 조보아는 “어릴 적부터 가족들에게 항상 핍박받고 인정받지 못하고 유일하게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홍랑이가 실종되면서 무너지고, 12년을 그 아이만 생각하면서 살아왔다. 재이가 가지고 있는 감정선이 진폭이 크다고 생각했다. 그때그때 감정 표현하는 것들이 다를 거라고 생각했다. 섬세하게 표현하고 싶었던 욕심이 있었다”라고 했다.

무엇보다 조보아에게는 동생 홍랑에 대한 재이의 감정을 무엇보다 잘 표현하고 싶었던 이유가 있었다. 실제로 친동생과 우애가 깊다고 밝힌 조보아는 재이의 여러 감정선 중 동생과의 우애가 가장 크게 와닿았다고 했다. 이에 동생에 대한 재이의 감정을 꼭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동생에 대한 그리움만큼이나 재이의 감정선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 12년 만에 돌아온 홍랑과의 미묘한 감정선이다. 의심에서 시작된 그 마음은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우애와 사랑, 어떤 단어로도 명명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 미묘한 선을 타고 변화한다. 이에 대해 조보아는 “그 부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설득력이 있을지 저도 대본을 읽으면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다. 뭔가를 열심히 만들어내기보다는 주어진 상황 속에서 주어진 대본과 대사로 조금 더 충실하게 해 보자라고 생각하고 연기를 했던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조보아는 “어쩌면 그리워하던 동생에 대한 감정과 12년 만에 돌아온 홍랑을 측은하게 여기고 동병상련하게 되는 마음이 그를 사랑하게 되는 마음과 하나로 연결돼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감정을 조각조각으로 나누기보다는 연결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10년 만에 다시 도전한 사극을 끝낸 조보아는 “오히려 자신감 보다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고 소회를 전했다. 작품을 할 때마다 늘 아쉬움이 남지만, ‘탄금’은 그 아쉬움이 더 진하게 남았다. 조보아는 “(촬영 끝나고) 2년 지나서 보니까 더 다양하게 표현해 볼 걸이라는 아쉬움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탄금’은 저에게 연기에 대한 긴장감과 욕심을 안겨준 작품인 것 같아요. 연기에 대한 활력도 불어준 것 같고, 집중하면서 재밌게 하루하루 촬영을 했었어요. 앞으로도 이렇게 좋은 작품을 만나서 재밌게 열심히 연기하고 싶다는 마음 가짐을 안겨준 작품인 것 같아요.”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넷플릭스, 엑스와이지 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