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교육계가 웹툰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제작에 반발해 성명을 발표한 가운데, 제작사가 드라마화를 전면 백지로 돌렸다.

4일 제작사 메타뉴라인은 "최근 사회적으로 제기된 여러 우려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웹툰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의 기획 및 제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제작사 측은 "2015년에 제작된 원작 작품에게까지 새로운 부담을 드리게 된 점에 대해 작가님께도 진심으로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라며 "변화하는 사회적 감수성과 흐름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신중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앞으로도 건강하고 의미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사과했다.

앞서 메타뉴라인은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의 드라마 제작을 공식화한다고 발표했다. "주인공 심청아가 초등학교 교사가 된 후 남자친구에게 차이고 연애를 포기하려던 순간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고수가 알고 보니 자신의 제자 임당수였다는 설정으로 코믹하고 독특한 전개가 큰 인기를 끌었다"라고 소개했고, "원작의 감성을 살리는 동시에 드라마만의 새로운 재미를 더할 계획이다. 기존 팬과 새로운 시청자 모두 만족할 작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이 알려진 직후, 제작사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온라인 상의 반응은 물론이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까지 성명을 발표하며 드라마 제작 중단을 촉구했다. 교총은 "창작과 예술적 독창성이라는 명분 아래 아동을 성적 대상화 하는 시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이런 작품이 로맨스나 판타지로 소비될 경우 현실에서 벌어지는 그루밍 범죄의 심각성이 희석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역시 "성인인 교사와 초등학생 사이의 '설렘' '감정 흔들림' '위로'와 같은 장면은 자칫 연애감정으로 오독되거나 미화될 수 있다. 교육 현장 전체를 왜곡하고 교사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며 무엇보다 학생들을 보호해야 할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장치마저 파괴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온라인 반응 또한 들끓었다.

이러한 우려가 나오자 원작 웹툰 측은 "여교사가 초등학생 주인공을 좋아하는 건 맞지만, 연애를 바라는 내용은 아니다. 이후 주인공은 감정을 자각한 뒤 '절대 티 내지 않겠다', '교사로서 본분을 지킨다'는 대사와 행동을 통해 거리를 둔다"라고 해명했고, 특히 "'초등학생'이라는 제목은 주인공이 아닌 다른 캐릭터를 지칭한다. 작품을 보면 충분히 이해될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작품을 모두 읽은 독자들은 제목 속 '초등학생'이라는 단어가 주인공이 아닌 다른 캐릭터라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며, 결말만 놓고 보면 여전히 소아성애를 부추길 수 있는 내용이라는 비판을 이어갔다. 10여년 전 작품이기에 웹툰 연재 당시에는 시대상이 다소 달랐을 수 있다는 옹호 의견에도 "소아 성애는 2015년에도, 지금도 다뤄서는 안 되는 소재"라며 강경하게 맞섰다.

논란이 거세지면서 네이버와 카카오를 시작으로 카카오페이지, 교보문고, 리디 등은 원작 웹툰의 판매를 모두 중단했다. 결국 수 일 만에 드라마 제작사까지 제작 철회라는 입장을 내놨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웹툰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