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이상하고, 또 왜 저러나 싶은데 자꾸 웃게 된다. 배우들의 티키타카가 웃음 타율을 높이는 ‘윗집 사람들’이 베일을 벗었다.

25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된 영화 ‘윗집 사람들’(감독 하정우) 언론시사회에서는 하정우 감독을 비롯해 출연 배우 공효진 김동욱 이하늬 등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윗집 사람들’은 매일 밤 섹다른 층간소음으로 인해 윗집 부부(하정우&이하늬)와 아랫집 부부(공효진&김동욱)가 함께 하룻밤 식사를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 이야기다.

이번 영화는 하정우가 감독 및 주연을 맡았으며, 공효진 김동욱 이하늬가 출연해 신뢰를 더했다. 더불어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스페셜 프리미어’ 부문 공식 초청을 시작으로 제10회 런던아시아영화제(LEAFF)까지 연이어 초청되며 국내외 영화제에서 주목받았다. 특히 런던에서는 영화의 센스 있는 연출과 배우들의 파격적인 연기가 인정을 받아 ‘리프 어너러리 어워드’ 수상이라는 쾌거도 안았다. 

특히 이번 작품은 영화 ‘롤러코스터’ ‘허삼관’ ‘로비’에 이어 하정우의 네 번째 연출작이다. 이날 하정우는 이에 대해 “경험과 배움 덕분에 네 번째 작품으로 관객 분들과 만날 기회를 갖게 된 것 같다. 연출자로서 여정을 살아가는 것 같다. 앞으로 얼마만큼의 기회를 갖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 역시도 결과를 통해 배우고 깨닫게 되는 게 있는 것 같다. 언제나 진행형이라고 생각한다. 1mm씩 깨닫고 성장한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어 하정우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각자 자기들의 영화가 관객들과 많이 만나면 좋을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관전 포인트가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어렵다. 어떻게 보면 코미디 장르처럼 보이지만, 저는 코미디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럴싸한 메시지를 전하려고 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하정우는 “원작이랑 다른 점은 강조하는 부분을 도드라지게 만들려고 했다. 스페인 영화에서는 분명 재밌는 대사이고 상황인데 절제돼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것들에 한 발짝 더 다가가고, 캐릭터들도 자기의 속마음을 더 드러내려고 했다. 또 음악을 많이 썼다. 원작은 초반과 후반, 두 번 나오는데 저는 좀 더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무대 미술도 색채를 더 많이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원작의 각색 방향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한 ‘윗집 사람들’은 배우들의 대사를 자막으로 처리했다. 이와 관련해 하정우는 “시작은 대사가 안 들린다는 이야기가 많이 있더라. 대사가 많은 작품에서 하나하나 놓치면 안 되는 단어들을 관객들이 다 보고 받아들였으면 하는 마음에 전체 자막을 넣게 됐다. 처음으로 전체 자막을 넣게 됐다”라고 말했다.

하정우는 감독과 배우를 겸하며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대사와 감정선을 조율했다. 아랫집 부부로 분한 공효진과 김동욱은 현실적인 갈등과 감정을 날 것 그대로 표현하며, 관객이 가장 쉽게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부부의 얼굴을 담아낸다. 이하늬는 기존의 유쾌한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고요하면서도 아이러니한 ‘테라피스트’ 캐릭터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예정이다.

하정우는 캐스팅에 대해 “시나리오 상황 자체가 판타지적인 측면도 있고, 문어체적인 대사가 상당히 많아서 어떻게 하면 사실적으로 표현을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문어체적이고, 티키타카의 대사 흐름을 장녀스럽게 바꿔줄 수 있는 배우가 누가 있을까 할 때 공효진 배우가 먼저 떠올랐다. 효진 씨와 상의를 많이 했고, 그다음 동욱 씨가 함께 했고 하늬 씨가 연기한 수경 캐릭터가 고민을 많이 했다. 계속 머뭇거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하늬 씨에게 제안을 드렸고, 하늬 씨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에 수경 캐릭터를 하늬 씨와 비슷한 나이대로 작업을 했다”라고 했다.

이어 하정우는 “수경이라는 캐릭터가 굉장히 뜬금없는 대사를 하는데 굉장히 우아하게 했으면 했다. 우아함과 점잖게 그런 대사를 했을 때 재미가 배가 되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다. 최종적으로 효진 씨의 이야기를 듣고 하늬 씨로 최종 결정을 다 같이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김동욱은 공효진과 권태기 부부로 호흡을 맞출 때 중점을 둔 부분으로 “권태로운 부부가 나오는 작품이 꽤 있지 않았나. 어떻게 하면 전형적이지는 않지만, 현실에서 권태로운 부부가 어떤 모습일까 디테일하게 이야기하자고 공효진 배우가 많이 이야기했다. 그런 것들이 보였다면 저희는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하정우는 이하늬와의 부부 호흡에 대해 “서로 부족한 부분들이 있는데, 그걸 서로 잘 메꿔줬던 것 같다. 김선생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사람이고, 필터링 없이 말을 막 하는 사람이다. 보호자 같은 개념의 와이프 수경을 얻어서 그런 부분들에 컨트롤을 당하면서 사회성을 갖는 캐릭터인 것이다. 하늬 씨에게 디렉션을 주지 않았는데 합이 잘 맞는 것 같아서 감사했다. 제가 연출까지 겸업하는 현장임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연출에 집중하게끔 장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이하늬는 “한 공간에서 찍다 보니까 햇빛을 못 보고 한 달간 산 거다. 어떻게 보면 배우 입장에서 도움 받을 곳이 없었다. 오롯이 배우들이 갖고 있는 에너지, 대사, 행동, 결 등 디테일한 것들의 앙상블과 하모니가 너무 중요했던 작업이었다. 그래서 더 예민하고 기민하게 각 배우들이 다 준비했던 것 같다. 그런 것들이 다 포인트가 될 것 같다. 배우들의 하모니가 보이는 장르의 영화여서 보시는 분들도 반갑게 즐겨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영화는 윗집 부부 하정우와 이하늬, 아랫집 부부 공효진과 김동욱의 티키타카가 영화의 중심을 끌고 갈 정도로 대사의 힘이 강한 작품이다. 이를 위해 하정우는 리딩에 리딩을 거쳐 ‘윗집 사람들’만의 리듬과 맛을 찾으려 노력했다. 이와 관련해 하정우는 “‘로비’ 때도 리딩을 많이 하긴 했지만, 그걸 뛰어넘어서 더 많이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배우 분들이 어떤 리듬을 가지고 있고, 어떤 단어를 주로 쓰는지 세세하게 기록을 하고 시나리오에 반영하려고 노력했다. 그 외에도 리딩 배우들을 따로 뽑아서 일주일에 5일 정도를 촬영 시작하기 전까지 그 친구들 하고도 리딩을 하고, 심지어는 다른 배우 분들이나 코미디언 분들을 초청해서 리딩을 했다. 그런 것들을 토대로 어떤 대사들이 잘 맞을지, 대사 추임새 하나하나 다 채워보고 싶은 마음에 준비했다”고 했다.

‘윗집 사람들’은 12월 3일 개봉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