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 파티, 외래문화의 무비판적 수용!
2010. 11.01(월)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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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전영선 기자] 지난달 31일은 할로윈데이(Halloween Day)였다. 30일부터 각지에서 다양한 할로윈 파티가 개최돼 이를 기념했다.


우리나라에서 서양의 명절인 할로윈이 파티로 개최되기 시작한 지는 약 10여년전부터다. 클럽이 밀집돼 있는 홍익대학교 인근을 비롯해 강남 이태원 등지에서는 다양한 할로윈 파티가 매년 개최되고 있다.


이제는 방송에서도 쉽게 할로인 문화를 만날 수 있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SBS TV '인기가요'에서는 할로윈을 맞아 MC를 비롯한 출연 가수들이 할로윈 콘셉트에 맞는 의상을 입고 출연했다. 이렇듯 할로윈은 이제 우리에게 어느 정도 익숙해진 문화가 됐다.


할로윈은 기원전 500년께 아일랜드 켈트족의 삼하인(Samhain)이라는 풍습에서 유래됐다. 켈트족은 사람이 죽으면 1년 동안 영혼이 떠돌며 다른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간다고 믿었다. 11월 1일을 새해 첫 날로 여겨온 그들은 한 해의 마지막 날인 10월 31일에 영혼이 자신의 몸으로 들어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귀신 복장을 하는 풍습을 가지고 있었다.


이 삼하인 풍습은 기독교문화와 접목되면서 11월 1일이 ‘모든 성인의 날(All Hallow Day)’로 정해졌고, 그 전날은 ‘모든 성인들의 날 전야’(All Hallows' Eve)가 됐다. 훗날 이 날이 할로윈(Halloween)으로 바뀌어 오늘날에 이르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문화적 풍습은 오늘날의 사람들에게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할로윈이 어떤 풍습에서 유래됐고, 또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는 사람들의 관심 밖이다.


할로윈은 단순히 친구들과 만나 술을 마시는 날로, 연인들에게는 특별한 기념일로 전락해버렸다.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심지어 크리스마스까지. 이러한 현상의 일등공신은 단연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기업과 파티를 주최하는 공연 기획사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할로윈 파티는 단순 이벤트적인 성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 광진구 쉐라톤워커힐호텔 시어터에서 개최된 할로윈 갬블 나이트(Halloween Gamble Night)는 이러한 할로윈 파티의 전형을 보여줬다. 파티장에는 2000여 명이 넘는 사람들로 북적됐으며, 단순히 술을 마시고 춤을 추는 사람들 뿐 이었다. 굳이 할로윈 파티라는 이름을 내걸 필요가 없는 행사였다. 나이트클럽에서 늘 봐왔던 풍경이었기 때문이다.


이 파티를 기획한 Mave라는 공연 기획사의 기획력도 형편없었다. 연예인들을 파티에 초대해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홍보수단으로 활용했으며, 술과 담배를 팔기에만 급급했다. 또한 VIP석을 비싼 가격으로 따로 판매하는 등 그들의 관심은 오로지 돈이었다.


이러한 할로윈 파티의 또 다른 문제는 무비판적인 외래문화의 수용에 있다. 인터넷과 교통의 발달로 세계문화의 경계가 파괴된 상황에서 가장 우려해야 할 것은 외국의 문화제국주의 현상이다. 미국의 영화시장은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한 양질의 콘텐츠를 내세워 우리나라 영화 산업의 스크린 쿼터 제도를 결국은 파괴시켜 버렸다. 우리나라 영화들의 선전으로 버텨내고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한국과 프랑스 일본 등 몇몇 국가에서만 존재하는 희귀현상일 뿐이다. 이미 미국의 영화들이 전 세계의 모든 시장을 점령했다.


하지만 할로윈파티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왜냐하면 문화제국주의 현상이 외국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국내 기업과 공연 기획사들로부터 자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할로윈 파티에는 당연 할로윈 의상을 입고 등장한다. 많은 사람들이 입은 의상들은 대부분 해외 영화나 만화 등지에서 나오는 캐릭터. 그들이 언제 자신의 캐릭터에 대한 지적 재산권을 요구하고 나설지 모르는 일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외면한 채 상업적 이윤만을 노린 기업과 공연 기획사들은 한국적인 캐릭터 개발에는 전혀 무관심이다. 조금만 돌아보면 한국적인 할로윈 파티의상은 넘쳐난다. 도깨비 처녀귀신 저승사자 구미호 등등.


외국문화의 무비판적 수용에 앞서 이들의 문화를 한국의 문화로 녹여내는 것이 진정한 문화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티브이데일리=전영선 기자 news@tvdaily.co.kr/사진=김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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