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유진모 편집국장] 한치 앞이 안보이던 오리무중의 카라 사태가 해결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늘 소속사 DSP에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한 3인의 부모와 DSP 이호연 전 대표의 아내인 현 대표가 직접 만난다고 한다. 사안이 사안이니 만큼 오늘 첫만남에서 많은 타결점이 나올지는 미지수지만 대공사의 첫삽이니 만남 그 자체의 의미는 장대하다.


카라 사태는 일어난지 얼마 안됐지만 시시각각 방향을 알 수 없는 파도로 출렁였다. 박규리를 뺀 4명이 회사에 반기를 들었다가 그중 구하라가 금세 자신은 그런 뜻이 없다며 잔류를 선언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카라 동정론이었다. 회사가 지나치게 어린 소녀들을 돈벌이에 앞장세웠으며 수익금 배분에도 불이익을 줬다는 3인방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는 듯했다.


그러나 구하라의 잔류와 박규리의 뚝심이 점점 힘을 받아갔고 오늘날의 DSP와 카라를 있게 한 이호연 대표의 투병사실과 그 상태가 썩 좋지못하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동정론과 의리론이 팽창해 3인방의 힘이 떨어지는 듯 했다.


또 다른 역전극은 코어콘텐츠 미디어의 김광수 대표가 만들었다. 이번 사태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제 3자가 한국연예제작자협회 이름을 들먹이며 DSP 쪽 손을 들어주자 여론은 ‘너나 잘하세요’라는 영화 ‘친절한 금자씨’의 유행어 분위기를 보이며 다시 3인방을 옹호했다.


그런 배경은 그간의 김 대표의 행보에 있다. 그는 자사 소속 걸그룹 멤버 한명이 탈퇴하자 여론몰이로 그녀에게 맹공을 퍼부었지만 정작 한 드라마를 제작할 때는 전 소속사에 일방적으로 계약해지 통보를 하고 새 소속사로 옮겨타 전 소속사는 물론 한국연예매니저협회와 대립각을 세우며 법정다툼을 벌이고 있던 강지환을 주연으로 캐스팅해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강지환이 나쁘냐, 아니면 전 소속사가 잘못했느냐를 떠나 같은 아픔을 겪었던 사람으로서 상도의에 어긋난 얄팍한 상술이 아니냐는 지적이었던 것.


이번에는 연매협이 나섰다. 그들의 공문은 비교적 중립적이었다. 카라 3인방이나 DSP 어느 쪽을 응원하거나 비난한 게 아니라 연예계의 기본적인 도덕과 중심을 강조했다. 아무리 자본주의 국가의 상업세계라고 하지만 기본적인 규범은 지켜져야 업계의 투명성과 미래가 보장되는 게 아니냐며 남의 집안일에 끼어드는 불순세력은 없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여론은 다시 3인방에 불리한 상황.


여러 곳에서 갖가지 그럴듯한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 본질적인 것은 그들의 이해타산이 바탕이 깔려있고 그런 연관성이 없는 출처의 의견은 연예계를 잘 모르는 무지에서 나온 것이다.


3인방이나 DSP의 잘잘못을 떠나 사태를 야기한 중간자가 있지 않느냐는 게 이번 사태의 본질이다. 사업구도에서 고용인과 피고용인 사이에 불만과 갈등이 없는 구조는 없다. 문제는 그것을 부각시키고 침소봉대해 어느 한쪽을 자극하는 개입자에 있는 것이다.


불행중 다행으로 이번 사태의 확전 혹은 해결의 키를 쥔 양측이 얼굴을 맞댄다. 이것은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자리가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하는 게 현명하고 실속있으며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느냐는 카운터임을 명심하길 당부한다.


Jacta alea est. 주사위는 던져졌다. 계산만 남았다.


그 자리에 명심보감에서 빌려온 이 글을 소지했음 좋겠다.


‘知足者 貧賤亦樂 不知足者 富貴亦憂 -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가난하고 천해도 즐거울 것이요,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부하고 귀해도 역시 근심할 뿐이다’


‘是非終日有 不聽自然無 - 하루종일 시비가 있을지라도 그것을 듣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나니’


[티브이데일리 유진모 편집국장 ybacchu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