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조해진 기자] 유명 여자 연예인들의 가상 시집살이로 웃음과 감동을 준 종합편성채널 JTBC '대단한 시집'이 유종의 미를 거뒀다.

여자들에게 '시집살이'란 남자들의 '군대'처럼 미지의 세계로 걱정과 두려움이 앞선다. 특히 최근에는 '시월드'라는 말이 탄생할 정도로 고부 간의 갈등관계가 폭발하는 이야기, 고부 간의 토크쇼 등 다양한 콘텐츠들이 만들어지면서 시집살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대단한 시집'은 이러한 상황과 최근 트렌드인 관찰·체험형 예능을 접목해 관심을 모았다.

결혼 적령기에 있는 여자 스타들이 며느리가 되어 시월드를 가상 체험하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통해 또 다른 가족을 형성하는 과정을 담았다.

물론 가상 시집살이라는 콘셉트는 고부 간의 갈등관계만이 부각되는 것 아니냐, '우리 결혼했어요'의 다른 버전 아니냐 등의 시선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제작발표회 당시 김형중PD는 "'대단한 시집'의 기획은 오래전부터 이뤄져왔다. 다른 관찰, 체험형 예능과 달리 '새로운 가족'의 형성에 방점을 뒀다"며 "낯선 환경에서 시댁과의 관계, 시부모, 시누이와의 관계 등 일상적인 부분들을 출연진들이 자신의 모습 그대로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제작발표회에서 밝혔던 의도대로 방송은 서로 알지 못했던 사람들이 인연을 맺고 일상적으로 생활을 하면서 차차 가족이 되어가는 모습을 별다른 꾸밈없이 담았다.



1기 주자로 나섰던 김현숙, 예지원, 서인영은 각각 비금도의 염전과 서천의 꽃게잡이, 영양의 고추밭에서 가족들의 생업을 함께하고 자신의 개성과는 다른 사람들과 때로는 부딪히기도 하면서 새로운 관계를 맺고 서서히 가족이 되어갔다.

2기 주자로 나선 걸그룹 씨스타의 소유와 에일리 역시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환경에서 자신들의 개성대로 다채로운 상황들을 헤쳐나가며 어느새 가족에 스스럼없이 녹아든 모습으로 훈훈함을 자아냈다.

'시집살이'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가 부각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그 둘만의 관계보다 남편, 시아버지, 동네주민 등 여러 인물들과 다양한 관계를 맺는 모습은 프로그램에 신선함을 줬다.

또한 그동안 여자 연예인들이 방송을 통해 보여주지 않았던 솔직한 면모들과 갈등을 각자의 개성에 맞게 헤쳐가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자연스러운 웃음을 유도했다.

처음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던 고부관계의 문제보다는 가족과 맺어지는 다양한 상황들로 인해 서로의 노력 여하에 따라 '시월드'가 아닌 또 다른 '우리집'이 생길 수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마지막회에서 보여준 소유와 정훈희의 다정한 고부관계는 마치 엄마와 딸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따뜻한 진심이 담겨있어 눈시울을 적시게 만들기도 했다.

'대단한 시집'이 신선하면서 자연스러운 느낌을 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연예인들로만 구성됐던 일반적인 관찰예능과 달리 소유를 제외한 출연진들이 비연예인들과 가족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대단한 시집' 이후 MBC 에브리원 '우리집에 연예인이 산다'와 MBC '사남일녀' 등 연예인들이 비연예인들의 가족 구성원이 되는 콘셉트의 예능이 이어지고 있다. 이 프로그램들은 모두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착한 예능'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이런 예능들은 오랜동안 이어져온 MBC '우리 결혼했어요'와 같은 가상 생활과 '아빠! 어디가?'가 이끌어낸 가족 예능이 결합된 것으로, 그 첫 주자라고 말할 수 있는 '대단한 시집'은 두 예능의 장점을 적절히 버무리면서 '대단한 시집'만의 독특한 개성을 가졌고, 가족 예능을 좀 더 리얼하게 진화시키는 본보기가 됐다.

물론 이 예능에 출연한 다섯명의 여자 연예인들 역시 아름다운 추억과 함께 그동안 방송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에게 또 다른 매력을 어필하며 서로에게 긍정적인 역할을 미칠 수 있었다.

'대단한 시집'은 그렇게 프로그램도, 출연진도 서로 윈윈하는 '대단한' 프로그램으로 아름답게 마무리 했다.

[티브이데일리 조해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