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이현영 기자] '불굴의 차여사'가 반쪽짜리 해피엔딩으로 5개월 간의 여정을 마쳤다.

지난 1월 첫방송된 MBC 일일드라마 '불굴의 차여사'(극본 박찬홍·연출 오현창)는 12일 밤 111회를 마지막회로 종영했다.

치매에 걸린 오동팔(김용건)은 60년 만에 첫사랑 옥분(정영숙)과 결혼하며 세 번째 장가가는 데 성공했다. 오기훈(신민수)은 셰프로 유명세를 얻기 시작했으며 김지석(박윤재)과 하영(김빈우)은 처음 만난 바닷가에서 결혼을 약속했다.

그러나 우여곡절이 많았던 차여사(김보연)의 마지막은 쓸쓸하기 그지 없었다. 차여사는 마추피추로 홀연히 떠난 남편 오달수(오광록), 사랑 찾아 떠난 딸 오민지(민지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오은지(이가령) 등 아무도 없는 집에 앉아 쓸쓸히 하늘을 바라봤다.

'불굴의 차여사'는 착한 맏며느리가 철없는 남편, 세 번이나 장가를 간 괴팍한 시아버지 등 대가족을 부양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드라마다. 특히 이번 작품은 지난 2011년 '불굴의 며느리'의 연출을 맡은 오현창 PD의 불굴시리즈 2탄으로 기대를 모았다.

'불굴의 며느리'는 여주인공 오영심(신애라)이 교통 사고로 남편(윤다훈)을 잃은 후 과부가 돼 시댁 만월당에서 살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그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호평받은 바 있다.

그러나 '불굴의 차여사'는 야심찬 시작과는 달리 박민정 작가, 오린 작가, 박찬홍 작가까지 3번의 작가 교체를 겪으며 기획 의도는 물론, 극의 전개까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배우들의 일정하지 않은 출연과 의뭉스러운 하차는 시청자들의 혼란을 야기했다. 특히 여주인공 오은지 역의 이가령의 하차는 드라마에 오명을 남겼다. 극 중 오은지는 갑작스런 교통사고를 당했고 작품은 여주인공 하차라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

또한 신민수가 연기한 오기훈은 외국 출장을 떠났다 돌아오는 설정으로 황당함을 자아냈으며 극 중간에 갑자기 투입된 민지아, 임윤호, 임예진도 뚜렷한 역할과 비중이 없어 매력을 십분 드러내지 못했다.

'불굴의 차여사' 제작진은 이가령이 하차할 당시, 예비사위 김지석과 차여사의 가족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게 될 것이라 설명했으나 충분한 에피소드를 그리는 데 실패했다. 오히려 제작진은 연인 제시카안 역의 김빈우와 아들 제임스 역의 이승우를 투입, 공감하기 힘든 애매한 러브라인을 형성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결말을 통해 각자 제자리를 찾은 셈이지만 찝찝한 반쪽 해피엔딩일 수 밖에 없었다. 따뜻한 가족 이야기였기보다는 다소 억지스러운 전개와 교통사고, 치매 등 자극적인 설정이 주를 이뤄 불굴 시리즈의 명맥을 잇기에는 부족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티브이데일리 이현영 기자 news@tvdaily.co.kr/사진=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