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하홍준 기자] '서프라이즈'에서 영화 '동사서독'과 '동성서취' 제작 비화가 공개됐다.

16일 오전 방송된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는 '동성서취, 그 숨겨진 이야기' 편이 전해졌다.

1992년 왕가위 감독은 '사조영웅전'에서 모티프를 얻은 무협영화 '동사서독' 제작에 돌입했다. '동사서독'은 당시 최고 스타였던 양조위 장국영 장만옥 임청하 왕조현 양가휘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이목을 끌었다.

그런데 '동사서독'이 개봉하기 1년 전 1993년 '동성서취'가 개봉되면서 홍콩에서 큰 화제가 됐다. '동성서취'는 고대 인도를 배경으로 왕가와 무사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코믹 액션물이었다. 그런데 '동사서독'의 모티프가 된 '사조영웅전'과 유사한 것은 물론 출연배우들까지 '동사서독'과 똑같았다.

전말은 이러했다. 왕가위 감독은 '동사서독'을 촬영하면서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완벽함을 요구했다. 예정보다 촬영기간은 훨씬 늘어났고, 배우들의 불만과 원성은 높아갔다. 결국 몇몇 배우들이 하차 의사를 표하기에 이르렀고, 촬영지연으로 제작비까지 고갈됐다.

이에 왕가위 감독은 제작비도 벌고 배우들을 붙잡아두기 위해 코미디 영화인 '동성서취'를 제작하자고 제안했다. 왕가위가 기획과 제작을 맡고, '동사서독'의 제작자였던 유진위가 연출을 맡았다. 급조된 세트와 의상, 소품은 조악했지만, '동사서독'에 지쳐있던 배우들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우스꽝스러운 분장을 요구하며 즐거워했다.

그렇게 '동성서취'는 3개월만에 완성됐고, 개봉하자마자 엄청난 흥행 수익을 거뒀다. 이로 인해 '동사서독'은 촬영을 재개할 수 있었다.

'동사서독'은 그 이후로 1년을 더 촬영했다. 하지만 3년의 제작기간이 걸렸음에도 정작 '동성서취'에 한참 못미치는 흥행을 기록했다.

[티브이데일리 하홍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