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배우 한예슬이 여왕 앙트와네트의 칭호에 걸맞은 연기력으로 '마담 앙트완' 첫 방송을 장악했다.

22일 밤 종합편성채널 JTBC 새 금토드라마 '마담 앙트완'(극본 홍진아·연출 김윤철)이 첫 방송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고혜림(한예슬)과 최수현(성준)의 첫 만남과 두 사람이 심리 상담소 마담 앙트완에서 함께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 그려졌고, 두 사람의 치료하는 첫 번째 내담자 에피소드가 소개됐다.

'마담 앙트완'은 남의 마음은 잘 알지만 자기 마음은 모르는 두 남녀 고혜림과 최수현의 심리게임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고혜림은 남다른 촉으로 상대를 꿰뚫어 보는 가짜 점쟁이로 사랑과 사람을 믿지만 최수현은 심리학 최고의 전문가이자 유망주이면서도 사랑 나아가 사람을 절대 믿지 않는다.

드라마는 이처럼 성별부터 성향까지 전혀 다른 두 캐릭터가 만나 밀고 당기듯 쫀득한 로맨스를 그린다는 점에서 두 주인공 역할을 맡은 배우들에게 어느 작품에서보다 안정적인 연기력을 요구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첫 방송에서 두 배우는 맡은 바 역할을 충실하게 소화했다. 특히 고혜림을 연기한 한예슬은 완벽하게 극을 장악했다.

이날 한예슬은 코믹 연기로 첫 등장을 알렸다. 프랑스 혁명의 여파로 죽은 왕비 마리 앙트와네트와 접신했다는 가짜 점쟁이 고혜림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그는 초급 프랑스어 교재에서나 나올 법한 짧은 불어 회화를 현란하게 구사했고 동시에 예리한 눈썰미로 성별과 연령 및 통상적인 정보들을 잡아내며 점술 카페 마담 앙트완을 찾은 손님들이 그를 믿게 하는데 성공했다.

동시에 한예슬은 화면 밖 시청자들도 그의 눈썰미를 따라 시선을 움직이도록 만들었다. 가짜 점쟁이 캐릭터의 특징을 잡아낸 한예슬의 표현력과 이를 빠른 장면 전환으로 속도감 있게 묘사한 연출력이 만나 다소 엉뚱한 소재에도 높은 흡인력을 부과한 셈이다.

성준이 연기한 최수현 역과의 첫 만남에서도 한예슬은 고혜림 캐릭터의 코믹하면서도 엉뚱한 기조를 유지했다. 건물 1층에서 점술 카페 마담 앙트완을 운영하는 고혜림의 바로 위층에 최수현이 똑같은 이름의 심리 상담소를 열었고 심지어 내담자들이 카페 안의 계단을 통해 상담소로 들어오도록 유인하자 두 사람의 불꽃 튀는 신경전이 벌어졌다.

이에 한예슬은 성준과 함께 가짜 점쟁이 대 최고 심리학자로 만난 캐릭터들의 물고 뜯는 호흡을 찰떡같이 소화했다. 정황상 고혜림은 분명 사기꾼이었지만 돌아온 싱글인 상태에 미국에서 유학 중인 어린 딸의 학비를 벌며 호구지책으로 가짜 점쟁이 노릇을 하고 있어 연민을 자극했다. 한예슬은 이 같은 배경을 가진 캐릭터의 억척스러움과 뻔뻔함까지 자연스레 소화하며 고혜림 역에 대한 시청자의 몰입을 도왔다.

그러면서도 한예슬은 뻔뻔하지만 정도를 지키는 착한 심성의 고혜림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고혜림이 딸을 위해 꾸준하게 부어온 곗돈을 날리자 급한 마음에 김문곤(변희봉)에게 경제 위기를 운운하며 사기를 치면서도 금세 죄책감에 반성하는 모습을 폭풍 같은 오열 연기로 승화했다. 마스카라가 번지고 건물 바닥에 주저앉는 망가짐을 불사한 그의 모습은 다시 한 번 캐릭터에 대한 진정성을 끌어올렸다.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인 '마담 앙트완'이지만 남여주인공의 로맨스를 견제하는 여성 캐릭터의 존재는 예견되지 않은 상황, 이에 여주인공 한예슬의 존재감과 연기력은 극을 이끄는 가장 큰 요소였다. 한예슬은 이를 안정적으로 소화했고 특유의 사랑스러움과 코믹과 진지를 넘나드는 연기력으로 첫 방송부터 캐릭터의 매력을 폭발시켰다.

적어도 첫 방송에서 한예슬은 고혜림이 접신했다 우기는 마리 앙트와네트까지는 아니더라도 맡은 바 캐릭터와의 교감에 성공한 것은 분명했다. 첫 방송 말미에는 고혜림이 김문곤의 제안으로 최수현과 함께 상담소 마담 앙트완에서 내담자를 만날 것이 예고된 상황. 한예슬은 사기를 치고도 죄책감에 오열했던 캐릭터의 따뜻한 심성으로 고혜림의 매력을 십분 발휘할 전망이다. 시작부터 '로코퀸'의 귀환을 알린 한예슬이 어떤 사랑스러움으로 드라마 팬들을 매료시킬까. 향후 전개에 귀추가 주목된다. 매주 금, 토 저녁 8시 30분 방송.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