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독립PD와 외주제작사 관계자들이 '리얼스토리 눈'의 불공정한 제작 환경에 분통을 터트렸다.

한국독립PD협회와 한국방송영상제작사협회가 19일 오전 서울 방송회관 회의장에서 MBC 시사교양프로그램 '리얼스토리 눈'의 불공정한 제작 환경을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독립PD협회와 한국방송영상제작사협회 측은 '리얼스토리 눈'을 "방송 불공정사례의 종합선물세트"라고 표현하며, 다섯 가지 불공정 행위를 폭로했다. 부당한 요구, 선정성 강요, 책임의 전가, 서바이벌 시스템, 인신 모독이 '리얼스토리 눈' 제작 환경의 문제로 꼽혔다.

먼저 두 협회 측은 "'리얼스토리 눈'이 시작된 후 해당 프로그램 제작을 맡은 제작사와 담당PD, 작가는 항시 무리하고 부당한 요구에 직면해왔다"며 "휘재가 허락되지 않은 취재원에 대해서도 반드시 취재해와야 한다는 요구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방송 당일 재촬영을 요구받아 살인적인 노동을 강요받았다고 했다.

그들은 논란이 됐던 송선미 상가 몰카 취재에 대해서도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MBC 측은 '무리한 취재를 지시한 적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에 관해 한 제작진은 SNS를 통해 "싸우는 그림 붙여오라고 이대로는 불방이라고 제작사 협박한 건 유령인가"라고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한 협회는 "시청률 제고를 위해 맹목적으로 최대한의 선정성을 요구한다는 것이 본질에 가깝다"고 '리얼스토리 눈'을 비판했다. 그들은 "갈등이 증폭돼 자극적으로 드러나길 원하며, 그러한 갈등이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제시하도록 제작진을 몰아세운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무리한 요구, 선정성 강요에 시달렸다는 제작진은 늘 소송의 위협에 직면해왔다면서 "문제는 이러한 경우 제작사와 PD, 작가에게 책임을 전가한다"고 폭로했다. 협회는 "본사 차원의 법률지원이 있었던 SBS와는 달리, MBC 본사는 모든 소송 비용을 제작사와 PD, 작가에게 떠넘겼다"고 이야기했다.

뿐만 아니라 '리얼스토리 눈'에 참여한 제작사들은 생존 경쟁 시스템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전해졌다. 협회 측은 "'리얼스토리 눈'은 제작물의 수준이 떨어지는 경우 아예 '불방'시켰다"며 "불방된 자리는 다른 외주사에게 주어졌고, 이에 방송 라인업은 실제로 무의미했다. 구조적으로 불합리하다. 이기면 혜택을 얻을 수 있지만 지면 죽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런 시스템에 대해 "일종의 공포 정치"라며 "불방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제작사는 어떤 아이템이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작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내몰리게 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무엇보다 '리얼스토리 눈' 제작사 PD, 작가를 가장 견딜 수 없게 만든 것은 막말과 인신 모독성 욕설이라고 털어놨다. SNS를 통해 밝혀진 제작진들의 증언을 그 예로 들었다. SNS에는 "본사 PD는 단순히 문제를 거론하며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욕설을 섞어가며 특정인을 표적삼았다. 살면서 그렇게 공격적이고 저급한 욕을 면전에서 들어본 사람이 대체 몇이나 될까 싶을 만큼"과 같은 글들이 있었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MBC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