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과 장미여관이 너무 다른 '이별'을 고했다.

먼저 해체 소식을 전한 건 장기하와 얼굴들이다. 이들은 지난 1일 정규 5집 '모노' 발매에 앞서 "이번 앨범이 마지막 앨범이며, 올해 말까지만 활동하고 해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8년 '싸구려 커피'로 데뷔한지 정확하게 10년 만이다.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들은 해체를 결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장기하는 "지난 10년간 밴드로서 어떻게 하면 군더더기 없는 사운드를 담아낼 수 있을까를 추구해왔다. 이번 음반 작업을 하면서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다음 음반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정점일 때 해산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멤버들에게 제안했고, 함께 논의한 끝에 뜻을 모았다"라고 설명했다.

정중엽은 "한국에서 10년 동안 밴드를 하고 잘 끝낼 수 있다는 건 굉장히 희박한 확률인 것 같다. 그동안 즐겁게 이루고 싶은 거의 모든 걸 다 이뤘다"라며 활동 마무리에 만족을 드러냈다.

하세가와 요헤이는 "해체, 헤어짐 이런 얘기들을 하는데 전혀 그런 생각이 안 든다. 우린 가족처럼 지냈고, 이제 각자 독립해 같은 동네에 사는 거라 보면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의 마지막 활동은 오는 12월29~31일 서울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여는 '마무리: 별일 없이 산다' 공연이 될 전망이다. 이후에는 각자의 음악을 해나갈 예정이다.

이렇듯 장기하와 얼굴들은 더 나은 모습을 위해 합의 하에 해체를 결정했다고 했다. 마지막 활동으로 유종의 미까지 예고했다. 이에 팬들 역시 이들의 결정을 응원하는 상황이다.

반면 장미여관은 진흙탕 싸움을 시작했다. 소속사 록스타뮤직앤라이브는 12일 오전 "전속계약 만료에 따라 7년간의 팀 활동을 마무리"하게 됐다고 밝혔지만, 다섯 명 중 세 명의 멤버가 "해체가 아니다"라며 이를 반박하고 나섰다.

소속사에서는 "멤버간의 견해차이"라는 이유를 들며 해체를 공식화했다. 이후에는 멤버 육중완과 강준우가 육중완 밴드를 꾸려 활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임경섭과 윤장현, 배상재는 "두 사람(육중완 강준우)이 장미여관에서 나가달라고 했다"라며 "장미여관은 구성원 누구 한 사람의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해체가 아닌 '분해'라는 표현을 쓰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결국 팬들도 공중 분해됐다. 해체를 선언한 회사와 아니라는 3인 사이에서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다만 대부분의 팬들이 "해체가 아니라"는 3인의 말에 더 기대를 걸며 다음 입장을 기다리는 모양새다.

어찌 됐건 장미여관의 '해체 공지'는 그리 아름답지 않았다. 3인이 따로 입장을 내며 장미여관이 유지될 가능성도 나왔지만, 밴드의 색깔을 확실케 하는 보컬의 이탈 등으로 미뤄볼 때 그리 긍정적이진 않다. 상표에 대한 권리 역시 다섯명 모두가 함께 갖고 있는 상황이기에 진흙탕 싸움도 예상된다. 이에 장미여관의 '해체 다툼'이 어떤 결말을 맺을 것인지에 가요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