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어떤 사건이 양측의 적극적인 해명과 반박으로 매체를 통해 화제가 되었다면, 진실은 묻히고 공방의 단계에서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대중에게 공개된 이상 두 사람만의 일이 아닌, 불특정 다수가 끼어드는 다소 복잡한 사안으로 발전되고 마니까. 집의 부실 공사를 두고 벌어진 논란에서 윤상현과 메이비 부부, 그들의 소속사가 법적 대응으로 취한 일이 중요한 맥락인 이유다.

‘동상이몽 시즌2 - 너는 내 운명’에 출연 중인 윤상현과 메이비 부부(이하 ‘윤비 부부’)의 집이 시공사의 부실 공사로 때아닌 물난리를 겪었다. 외부 전문가를 통해 확인해본 결과 수평 작업 없이 집을 짓는 바람에 비만 오면 빗물이 집으로 모여들어 배수와 누수의 문제를 일으킨 것. 윤상현이 가족의 보금자리에 얼마나 많은 마음과 정성을 들였는지 익히 알고 있던 시청자들은 해당 방송이 전파를 탄 이후 시공사를 향해 안타까움이 더해진 비난을 쏟아냈다.

논란이 커지자 시공사 측도 법률 대리인을 통해 다음과 같은 입장을 표명했다. 합리적인 보수를 하려 시도했으나 거절을 당한 상태이고, 잔금 지급은 하지 않으면서 터무니없는 보상비만 요구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방송을 통한 비난 여론의 형성이라니 연예인이라는 위치를 이용한 갑질이라는 게다. 녹취까지 운운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현재 양측 모두 심각하게 감정이 상하여 자칫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까 염려스럽다 할까.

진흙탕 싸움으로 발전되었을 때의 문제는 다툼의 자극적인 면모만 부각되어 더 이상 진실이 중요하지 않게 된다는 점에 있다. 정작 가려야 할 시시비비는 가리지도 못하고 서로 골만 깊어지고 상처만 입은 채 끝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이 쯤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지혜로운 대처는 어떤 방향으로든 여론이 불거지게 할 만한 상황을 만들지 않으면서 법적으로 대응하는 것에만 주의를 기울이는 노력이다. 물론 유명인, 스타의 문제인 만큼 여론에서 완전히 분리시키기란 쉽지 않을 터이지만 최대한 떨어놓자는 것이다.

윤비 부부가 방송에서 자신들의 문제를 공개한 일은 시공사 측의 주장처럼 연예인의 갑질이라 볼 수도 있겠다. 그만큼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당 방송이 출연진의 일상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임을 감안할 때, 윤비 부부가 현재 겪고 있는 솔직한 일상이 집 문제로 인한 어려움이라면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갑질이라고만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게다가 이어진 시공사의 주장에 대응하는 윤비 부부의 모습을 보았을 때 여론을 이용하려 하기보다 법적인 해결을 선택하고 있지 않나.

사실 윤비 부부와 시공사가 사이에 둔 문제적 상황은 대중이나 여론이 해결해줄 건 아니다. 법 앞에 가져가 옳고 그름을 가릴 일이다. 그래서 더욱 윤비 부부의 대처가, 소속사에서 방향을 잡아준 것인지는 몰라도, 인상적이다. 자극적일 수 있었던 시공사의 길고 긴 입장 표명을 명예훼손죄로 고소했다는 말로 일축했으며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것으로 끝냈다. 더 이상 대중이 끼어들 틈을 주지 않음으로써 온전히 법정에서 해결할 일로 만들었다. 이는 화제성이 뒤따라다닐 수밖에 없는 유명인 혹은 스타들이 반드시 눈여겨 보고 참고해야 할 지혜로운 대처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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